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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투입 추진하는 현대차, 노조 반발에도 비용 절감·시장 경쟁 논리 '우위'

휴머노이드 로봇 투입 추진하는 현대차, 노조 반발에도 비용 절감·시장 경쟁 논리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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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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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투입 계획에 강력 반발
비용 절감·관세 리스크 완화 효과 기대, 강행 가능성 높아
글로벌 완성차업계 로봇 경쟁 격화, 현대차도 입지 다져야 할 때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에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현대차가 노사 합의 없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신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따른 각종 비용 절감 효과 및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노조의 주장이 수용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평이 나온다.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도입 구상

2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차량 제작 공정에서 부품을 운반하는 시나리오를 시연하고, 양산용 제품인 개발형 모델을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20년 인수한 미국 로봇 제조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가 2013년부터 개발해 온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사람과 비슷한 형태지만 목·어깨·허리·손목 등 여러 관절을 360도로 돌릴 수 있게 만들어졌다. 산업 현장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함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최대 50킬로그램(㎏)의 물건을 들고 옮기거나 2.3미터(m) 높이까지 손을 뻗을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할 때는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업을 재개하며, 영하 20도부터 영상 40도의 환경에서 완전한 성능을 발휘하는 내구성을 갖췄다. 현대차는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운반 작업 등 안전성과 효과가 명확히 검증된 공정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도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까지 아틀라스를 3만 대 양산한다.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현대차의 계획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일 소식지를 통해 “해외 물량 이전과 신기술 도입(로봇 자동화)은 노사 합의 없는 일방통행”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평균 연봉 1억원을 기준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는 연 3억원이지만, 로봇은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하므로 자본가에게 좋은 명분이 된다”며 “현대차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한 인공지능(AI) 로봇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산 비용·관세 리스크 경감 전망

다만 이 같은 노조의 주장이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아틀라스 도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아틀라스의 대당 초기 공급가를 생산직 노동자 2년 치 인건비와 비슷한 13만 달러~14만 달러(1억9,000만~2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입 비용 자체는 일반 생산직 노동자 연봉보다 높지만, 아틀라스는 인간 노동자와 달리 24시간 작업이 가능하다. 결국 현대차는 아틀라스 도입을 통해 시간당 운영 비용이 실제 인간 대비 대폭 낮은 ‘저임금 노동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자동차 생산 자동화의 최종 관문으로 꼽히는 의장 공정 자동화를 통한 비용 감소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의장 공정은 문, 시트, 내장재, 전장부품, 배선 등 3만여 개의 차량 부품을 조립하는 단계다. 의장 공정에서 장착해야 하는 부품의 경우의 수는 차종과 옵션에 따라 수만 가지 이상으로 늘어나며, 부품의 크기나 형태, 조립의 순서 등도 제각각 달라 작업자의 고도화된 판단 능력 및 섬세한 조립 능력이 요구된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작은 부품을 집어 올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의장 자동화의 핵심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의장 공정이 완전히 자동화되면 완성차 제조사는 원가의 10%에 달하는 인건비를 경감할 수 있다.

로봇이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열쇠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금껏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신흥국 중심으로 생산 기지를 확보해 온 것은 결국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글로벌 관세 전쟁을 본격화함에 따라 이 같은 전통적 전략이 힘을 잃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 속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가속화할 경우, 완성차 업체들은 굳이 생산 공장을 신흥국에 지을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운송 비용을 줄이는 편이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인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젠2(Optimus Gen 2)/사진=테슬라

로봇에 힘 싣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경쟁 상황 역시 로봇 활용 확대의 핵심 유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분야 핵심 경쟁사인 테슬라는 앞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1년 이상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과 훈련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부터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옵티머스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BMW는 미국 스타트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2'를 미국 공장에 투입해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로봇 기업 앱트로닉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을 독일 디지털 팩토리와 헝가리 공장에서 시험 운용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행보는 한층 적극적이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고메이트'를 지난해 공개하고 올해부터 여러 산업 분야에 적용 중이다. 지리자동차그룹(Geely)은 중국 휴머노이드 전문 기업 유비테크와 협력해 '워커 S' 로봇 시리즈를 고급 브랜드 지커 공장에 투입했으며, 샤오펑도 자체 개발한 '아이언' 로봇을 2024년부터 전기차 생산 공정에 투입해 현장에서 운용하고 있다. 시장 패권을 점하기 위해서는 현대차 역시 맞불을 놔야 하는 타이밍인 셈이다.

원활한 자동화를 위한 밑 작업도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 상원에 제출된 로비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내 로비 활동에 총 342만5,000달러(약 50억원)를 집행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로봇 발전을 위한 국가 전략 프레임워크(National Framework to Advance Robotics)'를 목적으로 한 로비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다. 로보틱스 관련 로비 대상은 미국 상·하원과 미 교통부(DOT) 등이었다. 이는 향후 공장 자동화 및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과 관련된 제도·규제 환경 조성을 위한 선제적 행보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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