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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투기 FA-50 추가 도입 검토” 말레이시아 선택이 보여준 동남아 안보 변화

“한국산 전투기 FA-50 추가 도입 검토” 말레이시아 선택이 보여준 동남아 안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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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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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기·정비·운용 측면 우수” 평가
중국 변수에 동남아 안보 환경 급변
역내 충돌 가능성→실전 경험 중요도
한국항공우주산업의 'FA-50' 전투기/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말레이시아 공군이 한국산 전투기 FA-50 추가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미 1차 도입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인한 말레이시아는 자국 전력 공백을 메우는 실질적 대안으로 다시 해당 전투기를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전반의 군비 증강 흐름과 역내 분쟁 경험은 무기 선택 기준을 한층 더 현실적으로 바꾸는 모양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말레이시아의 판단은 지역 안보 환경 변화 속에서 나타난 조달 전략의 한 단면으로 읽힌다.

공군 전력 기종 단순화 움직임

27일(이하 현지시각)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24에 따르면 최근 말레이시아 공군은 노후화한 경전투기와 도입이 불투명해진 F/A-18 대신 FA-50M를 구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애초 말레이시아는 미국이 생산하고 쿠웨이트 공군이 운용하던 중고 전투기를 확보해 전력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관련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다시 검토하는 흐름으로 돌아섰다. 현재 말레이시아 공군 전력은 러시아제 Su-30MKM 18대, 영국제 호크 208 15대, 미국제 F/A-18 7대 등 다기종 체계로, 노후 기종 비중이 높고 정비·군수 효율 측면에서 부담이 누적된 상태다.

이번 판단의 배경에는 이미 진행 중인 FA-50 1차 도입 경험이 자리한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FA-50 1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은 9억2,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로 말레이시아 국방 획득 사업 가운데 최대급에 해당했다. 현재 FA-50M 양산은 절반 이상 진행됐으며, 연내 순차 납품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공군은 훈련·정비 체계 구축과 조종사 전환 훈련을 병행하며 운용 기반을 다져 왔다. 이러한 경험은 동일 기종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 전력 확충 속도와 비용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

FA-50M은 전투기급 기체 한계 안에서 센서, 무장, 네트워크 요소를 최대한 끌어올린 구성으로 평가된다. 그중에서도 말레이시아 수출형은 FA-50 블록 20 계열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탑재와 공중급유 기능, 무장 확장 등이 반영됐다. 미국 레이시온의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 또는 동급 장비가 적용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탐지 거리 확대와 다중 표적 동시 추적 능력이 강화된다. 여기에 스나이퍼 타게팅 포드 통합으로 공대지 정밀 타격과 감시·정찰 임무 수행 범위가 넓어졌고, 링크-16 기반 전술 데이터 링크 운용을 통해 연합·합동 작전 환경에서의 정보 공유 능력도 개선됐다. 

말레이시아 공군 전력 구조 측면에서도 FA-50 추가 도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매체는 “FA-50M 36대 체제가 구축될 경우, 기종 단순화가 가능해지면서 군수·정비 효율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라고 진단하며 “노후화한 전투기 전력을 단계적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향후 중대형 전투기 도입을 준비하는 ‘허리 전력’ 역할을 FA-50이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A-50이 말레이시아 공군의 반복 구매 대상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단기적인 전력 보강을 넘어 중장기 현대화 구상과 맞물린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최소 억지력 확보’ 전력 보강

이처럼 적극적으로 무기를 도입해 전력을 보강하는 국가는 비단 말레이시아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동남아시아 전반에서는 공군·해군을 중심으로 한 군비 증강 흐름이 동시에 관측된다. 이는 장기간 누적돼 온 국방 투자 확대 흐름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결과에 가깝다. 특히 2000년대 이후 동남아 주요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인도네시아 7.3배, 캄보디아 7.9배, 베트남 6배 증가하며 같은 기간 동아시아 전체 4.1배와 비교해 매우 큰 변화 폭을 보였다. 이는 2000년대 이전까지 미뤄졌던 전력 현대화가 한꺼번에 진행되는 국면으로 읽힌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는 중국의 군사적 존재감 확대가 꼽힌다. 최근 중국은 남중국해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진행 중인 인공섬 건설, 군사 기지화, 해·공군 활동 증가는 역내 국가들로 하여금 자국 영해와 공역 관리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에 따라 각국은 중국과의 전면적 군사 경쟁을 피하면서도 만일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분쟁 상황에서 자국의 군사적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력 보강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가 2021년 기준 동남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는 국가로 올라섰으며, 베트남 역시 2000년 10억 달러(약 1조4,300억원)에 못 미치던 국방비를 2021년 50억 달러(약 7조1,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싱가포르는 증가율에서 2.6배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절대 규모에서는 동남아 유일의 100억 달러(약 14조3,000억원) 이상 국방비 지출 국가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역시 2000년대 이후 2.5~3배 수준의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군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이들 국가의 무기 도입 기준도 변화했다. 과거에는 정치적 관계나 특정 강대국과의 군사 협력 틀 안에서 무기 선택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격 대비 성능과 납기 안정성, 운용·정비의 현실성이 더 중시되는 식이다. 여기에는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무기 도입이 외교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이는 이번 말레이시아의 전투기 선택 과정은 물론 동남아시아 역내 전반의 군비 증강 흐름을 이해하는 핵심 맥락으로 자리한다. 

무기 선택 기준 재편

부쩍 잦아진 역내 국경 충돌 역시 동남아 국가들의 군사력 강화 논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태국–캄보디아 국경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이 대표적 사례다. 양국 분쟁의 발단은 프레아 비히어 사원 인근 영유권 문제로,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사원 소유권을 캄보디아로 인정한 이후에도 주변 지역을 둘러싼 긴장은 반복돼 왔다. 2011년 교전 이후 10년 넘게 잠잠했던 국경선은 지난해 급격히 불안정해졌고, 소규모 교전과 무력 시위가 이어지며 양국 군의 즉각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충돌의 가장 큰 특징은 우발성과 재발 가능성이 동시에 주목받았다는 점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사태 확전을 경계하며 이를 “우발적 사건”으로 규정했지만, 동시에 “태국 측의 군 내부 통제 문제와 지역 지휘관 단위의 판단이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비판적 분석 또한 함께 제기했다. 두 국가의 충돌은 통제되지 않은 접촉이 언제든 무력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인식으로 연결되며 역내 국가들에게 현실적인 안보 부담을 키웠다. 이는 동남아 전반의 군사 투자 확대 흐름을 가속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태국군은 캄보디아와의 충돌 국면에서 운용한 무기 체계에 대한 평가를 공개적으로 내놨다. 태국 공군은 “국경 분쟁 대응 과정에서 한국산 경공격기 T-50TH의 실전 투입 경험을 축적했다”면서 “이는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해당 공격기의 정밀 타격 능력과 운용 안정성이 제한된 교전 환경에서 요구되는 신속성·정확성·유지보수 효율성을 모두 충족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평가는 향후 무기 도입 과정에서 실전 검증된 운용 효율성과 신속한 전력 투입 가능성, 평시 유지 비용 등이 주요 판단 기준으로 작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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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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