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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시리즈C 투자유치 , 창작자 생태계 꿈꾸는 '백패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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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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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패커

핸드메이드 마켓 플랫폼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운영하는 백패커가 국내외 벤처캐피탈(VC) 및 기관들부터 총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백패커는 △아이디어스 해외시장 진출 △아이디어스와 텀블벅의 인프라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 △작가·창작자 환경 개선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각각 8주년과 11주년을 맞이한 아이디어스와 텀블벅은 열악했던 국내 창작자 시장 개선에 앞장서 왔다. 수익성을 바탕으로 하는 성장 구조 구축을 통해 지난해 7월부터는 매월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달 백패커는 창작자 생태계를 위한 비전으로 '에브리데이 스페셜'을 발표했다.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 크리에이터 정기 멤버십 후원 서비스 '스테디오' 등 플랫폼 간의 상호 보완 및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우리가 가진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창작자가 고객들에게 '세상의 특별함'이란 감정 가치를 제공해 나가게 될 것"이라며 "K 창작자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누적 구매 후기 191만 건

김동환 대표가 2012년 자본금 100만 원으로 백패커를 설립하며 기획한 관념은 핸드메이드 작품을 사고파는 마켓 플랫폼이다. 2014년 서비스 론칭 이후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지원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두가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말렸지만, 김동환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소비 시장 창출에 집중했다. 현재 아이디어스와 텀블벅의 누적 거래액은 1조 원을 돌파했다. 양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핸드메이드 작가와 창작자들은 3만 5,000명과 2만 6,000명을 기록했다.

아이디어스는 대량생산되는 공산품이 아닌 핸드메이드 작품들을 판매한다. 수제 먹거리, 디저트 등 각 영역에서 핸드메이드의 가치를 찾아서 작가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2014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 작가 2만 7,000여 명이 제작한 40만여 개 작품이 판매되고 있다. 월평균 방문자 수는 500만 명 정도다. 매출 상위 10% 작가들은 월평균 1,000만 원 이상, 상위 3%는 연간 2억 원 넘는 수익을 올린다.

누적 구매 후기는 191만 건에 달한다. 입점 수수료는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15%(고정비 5만 원), 또는 22%를 선택할 수 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25~30%대이다. 오픈마켓의 경우 10%대 초반이지만 광고비를 추가하지 않으면 노출이 어렵다. 입점 작가에게는 다양한 혜택이 있다. 사진 촬영 등 스튜디오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로고, 패키지 디자인 등을 실비로 제공한다. 원부자재를 직접 수입해서 작가들에게 최저가로 공급한다. 공유 공방인 ‘크래프트 랩’도 만들었다. 도자기 가마, 3D프린터기 등 값비싼 장비를 갖추고 개인 창고도 제공한다.

종합 창작자 생태계 꿈꾼다

근본적으로 핸드메이드 시장은 니치 마켓(Niche Market)이라는 점과 마니아층의 한계가 있다. 백패커는 니치 마켓 속의 또 다른 여러 개의 니치 마켓을 형성해 이 한계를 돌파하려 시도하고 있다. 텀블벅과 페이브를 인수가 그 일환이다. 텀블벅은 창작자를 위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다. △출판 △패션 △문구・굿즈 △만화・웹툰 △엔터테인먼트 △예술 △리빙 △푸드 △게임 등 서브 컬쳐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유명하다. 새로운 프로젝트 론칭에는 효과적이지만 장기적 판매가 불가능하다. 아이디어스라는 안정적인 판매 채널로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반대로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는 작가의 경우, 새롭게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다면 텀블벅을 통해 후원받을 수 있다. ‘페이브’는 동영상 콘텐츠 전문기업이다. "금손클래스"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인수했다. 아이디어스 내 입점해 활동 중인 작가들이 직접 핸드메이드 강좌를 선보이기도 한다. 가죽 공예, 스테인글라스, 은 점토공예 등 다양한 클래스와 이에 필요한 재료들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아이디어스 입점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단순히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품을 유저들도 직접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미국의 경우, 창작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서비스가 엣시(핸드메이드 마켓플레이스), 킥스타터(크라우드펀딩), 페트리온(창작자 정기 후원 서비스)다. 한국에서 이 세 가지 서비스가 합쳐진 창작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백패커의 목표다. 판매 플랫폼인 아이디어스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 이어 곧 선보일 창작자 후원 서비스인 ‘스테디오’를 통해 각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해외 진출 추진… 하지만 아직도 적자

케이팝, K-뷰티, K-드라마처럼 K-크래프트를 목표로 국제화에도 힘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춤하지만, 해외 작가를 영입 중이다. 한국 작가의 해외 진출을 위한 앱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손재주가 뛰어나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도 가능성은 충분하다”라고 했다. 백패커의 해외 진출은 필연적이다. 누적 거래액 1조를 기록했다지만 2021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 영업수익은 550억원, 영업비용 및 손실은 1050억원에 이른다. 국내 시장은 이제 포화 상태라 성장할 여력이 모자란다는 지적도 있다.

IMARC사에 따르면 세계의 수공예품 시장은 2027년에는 1조 2,5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각지에 수공예품 매출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전자상거래 채널 보급으로 소비자는 더 쉽게 수공예품에 접근할 수 있다. 민족적인 디자인에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의 이동, 사무실, 병원, 호텔 등에서의 강력한 수요 또한 시장 성장요인이다. 미국의 아이디어스라고 할 만한 엣시(Etsy)는 수공예 제품과 중고 상품이 거래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입점 업체가 판매한 제품 가격에서 수수료(5%)를 떼어간다. 2005년 목수 로버트 칼린이 엣시를 설립했다. 지난해 9월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S&P500지수에 신규 편입에 성공했다. 창업 후 16년이 지난 엣시의 기업가치는 300억 달러에 근접하는 중이다.

많은 투자에도 불구, 백패커는 아직 적자다. 마케팅과 글로벌화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후보’로 꼽지만 김 대표는 아직도 매일 도전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가는 만큼이 시장의 규모”라면서 “인재 채용, 투자 유치 등 단계마다 새로운 역량을 요구받기 때문에 매일 힘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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