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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불청객은 무더위와 자외선만이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오존주의보는 지난 5년 사이 4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로 오존 농도가 상승하고 있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해 이뤄진 기체로, 사업장이나 자동차에서 직접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아닌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2차 오염물질이다. 오존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 등 호흡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햇빛이 강한 5월부터 8월 사이에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문제는 지표면의 오존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농도 오존의 경우 주로 일사량이 많은 여름철에 발생하는 만큼 통상 6월, 7월에 가장 심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표면의 평균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데다 오염 물질의 배출량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존 생성물질 저감 기술지원 및 행동요령 홍보 강화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로도 차단할 수 없는 탓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오존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오존 예보를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환경부는 오는 5~8월 오존(O₃) 고농도 발생 시기를 맞아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오존 발생 원인물질을 줄이고 행동요령 홍보를 강화하는 등 '고농도 오존 집중관리대책'을 추진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고농도 오존 집중관리대책'의 주요 내용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 특별점검 △휘발성유기화합물 비산배출시설 기술지원 △오존 예경보 현황과 행동요령 홍보 강화 등이다. 우선 오존 고농도 시기에 환경부 유역(지방)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이 지자체와 함께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 다량 배출사업장의 특별 점검에 나선다. 아울러 질소산화물 다량 배출사업장 50곳의 배출 및 방지시설의 적정 운영과 굴뚝자동측정기기 관리 실태, 석유화학업종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다량 배출사업장 300곳의 비산배출시설 시설관리기준의 준수 여부 등을 주로 살펴볼 방침이다.
한편 비산배출시설 관리가 어려운 중소사업장 80곳과 유증기 회수설비 관리가 취약한 주유소 187곳에 대해서는 기술지원을 병행하고, 대기관리권역별 주요 산업단지와 대규모 석유화학 산업단지 등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사업장이 밀집된 지역은 드론 등을 활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상황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또한 오존으로 인한 국민의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책자나 영상 등 다양한 홍보 수단을 활용해 고농도 오존 정보 안내와 행동요령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대기환경기준은 1시간 평균 0.1ppm 이하, 8시간 평균 0.06ppm 이하로, 오존 1시간 평균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가 발령된다. 이때 건강 취약계층은 실외활동 자제를, 일반인은 장시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2022년에는 오존주의보만 63일 발령됐으며, 최근 11년간 경보나 중대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
1996년 도입된 오존경보제, 올해부터는 모레 오존 예보도 세분화
정부는 오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1996년 7월부터 오존경보제를 도입하고, 대기 중 오존 오염 농도가 급격히 악화될 경우 지역에 따라서 자동차 운행을 제한하거나 국민들의 외출을 통제해 왔다. 아울러 2010년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영향을 규명하는 '생태환경관측타워' 설립하고 광합성 측정과 산림 내 온난화 조건 실험, 오존 생성 메커니즘에 대한 규명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지난 2월에는 ‘국가 기후‧대기 통합관리 로드맵’의 일환으로 모레 대상의 오존 정보를 4개 예보등급으로 구분하고 올해 4월부터 시범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종합 요약 문구로만 안내되던 모레 오존 예보도 오늘·내일과 같이 세분화된다.
기존 오존 예보 방식은 오늘과 내일의 오존 정보만 △좋음(30ppb 이하) △보통(31~90ppb) △나쁨(91~150ppb) △매우나쁨(151ppb 이상)의 4단계로 예보됐고, 모레의 오존 예보는 종합적으로 요약된 문구만 표시됐다. 그러나 4월 15일부터는 농도 오존 발생이 빈번한 4월~10월까지 전국 광역시도를 19개로 구분해 하루에 4회씩 시행한다. 오존주의보는 1시간 평균 농도 기준 120ppb 이상, 경보는 300ppb 이상, 중대경보는 500ppb 이상일 때 내려진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민건강에 밀접한 오존 정보를 보다 신속·정확하게 제공됨에 따라 고농도 오존 관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창근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센터장은 “이달 15일부터 오는 10월15일까지 고농도 오존 현상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존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시간 예보정보를 주의 깊게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초미세먼지보다 더 위협적인 오존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전국 평균 오존 농도는 0.051ppm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0.042ppm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부터 시작된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오존층은 지표면으로부터 20km 상공에 있는 대기층으로,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을 흡수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오존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물질이다. 대기 성층권에서 생길 경우 자외선을 흡수해 주는 만큼 국민 건강에도 이롭지만, 지상 10km 이내 대류권에서 발생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
전문가들은 성층권에 위치한 오존이 1% 감소할 경우 자외선은 2% 증가하게 되고, 자외선이 1% 증가하면 피부암 5%, 백내장 1%가량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만약 10% 상당의 오존이 감소한다면 자외선은 20% 증가하게 되는 만큼 건강은 물론, 자연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심할 경우 인체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오존은 무색의 독성 가스로, 일사량과 기온이 높으면 증가한다. 오존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에는 가장 먼저 눈과 기관지 점막이 자극을 받게 된다. 이어 두통이 발생하거나 호흡기를 자극해 폐 질환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에는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또한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태아 발달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자에게는 기도과민성 증가 및 기도 염증 등을 불러온다.
초과사망의 가능성만 놓고 봤을 때 오존은 미세먼지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2년 3월 기준, 오존 농도 상승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2010년 1,248명에서 2019년 2,890명으로 증가했다. 초미세먼지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2015년 4,988명에서 2019년 2,135명으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오존 농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오존 노출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응성이 높은 오존은 비교적 햇빛이 약한 실내에서 다른 기체와 반응하면서 빠르게 소멸하는 특성을 가진 만큼 고농도의 오존 발생 시에는 외출을 삼가하거나, 야외 활동 중이라도 신속하게 실내로 대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