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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ESG 평가기준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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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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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ESG 평가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정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의 지원하에 국내 주요 ESG 평가기관 3개 기업이 ‘자율규제’로서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마련해 운영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가이던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다.

가이던스제정을 통해 ESG 평가 기준 확립하겠다

최근 ESG 투자가 활성화되고, 금융시장에 ESG 평가 등급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ESG 평가 결과의 신뢰성 및 평가 프로세스의 투명성 등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 A씨는 “업계에서는 ESG 평가 기관별로 평가 결과가 상이해 그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ESG 성과개선의 동기를 약화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우려를 감안한 정부, 한국거래소, 자본시장연구원의 지원 아래 주요 ESG 평가기관 3개사(한국ESG기준원,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가 ESG 평가기관 가이던스를 마련했다. 각 ESG 평가기관은 가이던스 참여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한편, 해당 가이던스를 원칙 준수하되 예외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이유하에 허용한다.

이번 발표안은 각 평가기관의 해당 가이던스 준수를 위한 준비 절차 등을 감안해 약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3년 9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2025년부터는 가이던스 활용도 및 국제 동향을 확인하고 난 뒤, 진입규제・행위규제 등 법제화도 검토할 방침이다.

그간 우후죽순으로 생겨왔던 ESG 평가 기준

이번 방안의 주요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간 ESG 평가기관 간 평가 결과의 비일관성이 존재했다는 점, 그리고 평가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는 300개가 넘는 ESG 평가 기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각 기관/지표별 평가 방식이 다르다 보니 결과도 상이하게 나타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투자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컨대 글로벌 ESG 지수의 대표 격인 ‘MSCI ESG 평가(MSCI ESG Rating)’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10개 주요 분야 및 35개 이슈에 근거해 기업의 ESG 성과를 평가한다. 반면 또 다른 주요 지표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는 MSCI와는 다르게 기업이 작성한 설문지를 기반으로 ESG를 평가한다. 한편 ‘ESG Disclosure Data’는 여성 임원, 이사회 독립성, 산업 특정 데이터 등을 포함해 ESG 정보 공시의 투명성에 대해 고유한 방식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나아가 미국 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STATE STREET)가 발표한 위 ‘ESG 데이터 제공기관별 ESG 점수 상관계수’에 따르면, 평가기관별 ESG 점수 상관계수의 최저치는 0.47, 최고치는 0.76 수준으로 평가 기관별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른 평가 점수가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이던스의 자율규제’, 과연 실효성 측면에서는 어떨까

해당 발표안의 가이던스는 총 6개의 장과 21개의 조문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은 동 가이던스의 목적과 적용 방식 등을 규율한다. 제2장에서는 준법 감시체제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3장은 평가기관이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평가를 해야 하며, 평가 과정에서 취득한 비공개 정보를 대외비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제4장은 ESG 평가 방법론 및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요구한다. 제5장은 기관 내 이해 상충 가능성을 최대한 배제하는 조직 운영을 당부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제6장은 피 평가기업으로부터의 금전적 대가 수취를 일절 금지하고, 평가에 대한 사실 오류가 있는 경우 피평가기업에게 설명 기회를 부여하는 등 평가대상 기업과의 관계를 규율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안이 ‘자율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해당 가이던스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즉 평가기관들의 구체적인 평가 방법을 규율하지 않고, 평가 업무 수행 시 필요한 절차・기준에 대해서 큰 틀의 모범규준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정작 문제의 본질인 ‘평가 기준의 비일관성’을 해결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 업계 관계자 B씨는 “해당 가이던스는 ESG 평가 지침에 대해서 큰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의의가 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세부적인 지침 없이 추상적인 형태의 '평가・피평가 기업 간 이해상충 최소화', '객관적 데이터 수집', '투명한 조직 운영'식의 탁상공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의 제고 방안의 관련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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