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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김새론 품고, 촬영장 사고까지…넷플릭스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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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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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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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의 바다를 항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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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1위 넷플릭스의 행보에 잡음이 들려온다.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배우가 출연한 신작 공개를 강행하고, 촬영장 인재(人災)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일각에서는 콘텐츠 찍어내기의 폐해가 시작됐다고 우려했다.

12일 넷플릭스는 신작 <사냥개들> 공개 일자를 6월 9일로 확정했다. 사람 목숨보다 돈이 먼저인 사채업의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이 거대한 악의 세력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당초 우도환, 이상이, 그리고 김새론이 주인공으로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키자 넷플릭스는 고민에 빠졌다. 주연 분량을 통으로 드러내자니 이야기 연결이 불가능하고, 비난을 감수하고 품자니 리스크가 컸다. 사전제작이 진행된 터라 처음부터 다시 찍을 수도 없는 일.

결국 넷플릭스는 우도환, 이상이를 투 톱으로 세우고, 김새론의 분량을 최소화했다. 출연자 공식 명단에서도 이름을 지웠다. 넷플릭스가 보낸 보도자료 속 출연자 리스트에는 우도환, 이상이, 허준호, 박성웅 네 배우의 이름만 적혀있다. 앞서 김새론은 음주운전 사건 한 달만인 6월 디즈니+ <키스 식스 센스>에 특별출연으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OTT 플랫폼의 폐쇄성과 디즈니+의 낮은 인지도 및 적은 분량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번 경우는 다르다. 김새론은 작품에서 지울 수 없을 만큼의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 김새론의 의도치 않은 때 이른 복귀에 관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냥개들>이 타격 없이 흥행할 경우, 배우 이슈로 창고행을 택해야 했던 드라마, 영화 공개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께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운전 중 변압기, 가드레일 등 구조물을 들이받고, 조치도 없이 현장을 떠났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약 0.2%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에 달했다. 이 사고로 주변 상점 57곳 전기 공급이 3시간가량 끊기는 등 피해를 보았다. 2,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김새론은 생활고를 주장하고 번복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였다. 음주운전 이후에도 친구들과 파티를 하거나 홀덤펍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폭로되며 여론이 악화됐다. 또 의미를 알 수 없는 조작 사진으로 질타받기도 했다.

사진=김새론 인스타, 넷플릭스

OTT 플랫폼 강세로 사전제작 환경이 조성되면서 쪽 대본의 피로에서 벗어난 미디어 업계는 이제 배우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공개 예정이었던 배우 유아인 출연 영화 <승부>와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를 잠정 연기했다. 유아인은 마약류 4종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1차 소환을 마친 그는 공개 사과로 사실상 마약혐의를 인정하고 초호화 변호단을 꾸려 대응 중이다.

미디어 업계에 따르면 지금 방송계에는 콘텐츠 포화 상태다. 드라마 80여편(사전제작 50여편, 제작 중 30여편)이 편성을 받지 못해 표류 중이고, 창고에서 빛을 보길 기다리는 영화도 늘고 있다. 영화의 경우 코로나19로 개봉 시기를 놓친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드라마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OTT 호황과 함께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K-콘텐츠 성공신화가 탄생하면서 드라마, 예능을 제작하는 제작사가 늘어 수요가 폭증한 것. 이에 편성을 받으려면 2025년 이후 공개까지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콘텐츠 포화에 따른 퀄리티 저하 및 평가 절하다. 드라마, 예능 제작 편수의 증가의 의미는 비단 시장 확장뿐만이 아니다. 콘텐츠 산업에 몸담은 감독, 배우, 스태프, 후반작업 인원 등 종사자는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제작 건수만 늘어나니 속도전이 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일들이 벌어진다.

요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폐 촬영' 고발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박은빈 주연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아이유-박보검 주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고현정-나나 출연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엄기준-황정음 주연 드라마 <7인의 탈출>, 조병규 복귀작 <찌질의 역사> 등이 촬영시 소음, 길 막기, 쓰레기 무단 투기 외 여러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촬영'을 빌미로 현장에서는 안하무인 태도를 취한 뒤 사과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며, 그 수도 계속 늘고 있다. 최근 이병헌 감독의 넷플릭스 신작 <닭강정> 촬영 현장에서는 강풍에 대형 크로마키 설치물이 넘어지며 군중 장면을 준비하던 보조출연자가 부상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는 한 차례 구조물이 넘어지는 걸 확인했지만, 제대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스태프가 구조물을 지지하는 것으로 조치를 취해 결국 사람이 다치는 사고로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넷플릭스 측은 "<닭강정> 촬영 중 부상자 발생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책임과 해명은 제작사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취했다. 제작사는 사고 당일 촬영하지 못한 장면을 위해 보조출연자 재모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작 찍어내기에 눈이 멀어 정작 중요한 부분은 놓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감독과 배우가 합을 맞춘 드라마, 영화, 예능인들, 누군가의 강요받은 희생이 있다면 시청자는 반가워 할 수 없다.

국내 OTT 시장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며 생존경쟁에 돌입했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및 대작 IP(지식재산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작사는 '넷플릭스형 콘텐츠' 찍어내기에 여념이 없다. 계획된 시기에 콘텐츠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를 장담할 수 없다. 쏟아지는 드라마, 예능에 밀려 창고에 한 번 들어가면 빛을 보기 어렵고, 시의성이 맞지 않아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콘텐츠 밀어내기를 실행 중인 넷플릭스. 업계 1위의 당당한 전진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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