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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18만개 삭제·168만개 등록 거부한 애플 앱스토어, 실적 둔화 '포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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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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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exels

2022년 애플의 글로벌 앱 마켓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의 개수가 약 178만3,000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심사 과정에서 등록이 거부된 앱이 약 168만 개, 앱스토어에 등록됐다 이후 삭제된 앱도 18만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21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2 앱스토어 투명성 보고서'를 공개했다. 앱스토어가 운영되는 175개 국가·지역의 데이터가 담겼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수익성 역시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과포화한 시장 △앱스토어의 깐깐한 사전 심사 △애플과 앱 개발자 사이 분쟁 등을 앱 및 수익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번 애플의 투명성 보고서가 현 애플 앱스토어가 처해 있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대규모 앱 등록 거부·삭제 잇따라

이번 보고서는 미국 개발자들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집단 소송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애플은 개발자들과 합의를 이루기 위해 매년 앱스토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간 투명성 보고서를 작성하고 △거부된 앱 수 △비활성화된 고객 및 개발자 계정 수 △제거된 앱의 수 등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심사 과정에서 앱스토어 등록이 거부된 앱은 약 168만 개에 육박했다. 등록 거부의 주요 원인으로는 성능(Performance)·법률(Legal)·디자인 등이 꼽혔으며, 등록 거부 후 개선을 거쳐 등록된 앱은 약 25만3,000개였다. 앱스토어 등록 이후 삭제 조치된 앱은 약 18만6,000개로, 종류별로는 '게임(3만 9,000개, 20.9%)'이 가장 많이 제거됐으며, 이어 유틸리티(2만 개, 10.8%), 비즈니스(1만7,000개, 9.1%), 교육(1만6,500개, 8.9%) 순이었다.

각국 정부의 요구로 해당 국가의 앱스토어에서 삭제된 앱은 총 1,474개로 조사됐다. 국가별로는 중국(1,435개)이 97.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 중 1,276개가 중국 정부가 요구한 GRN(게임등록번호) 문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다음으로는 인도(14개)·파키스탄(10개)·러시아(7개) 정부의 삭제 요구가 많았다.

앱스토어 삭제 조치 이후 이의 제기에 나선 앱은 1만8,412개였다. 국가별로는 중국(5,484개)·미국(3,157개)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358개)도 이의제기 건수가 10번째로 많은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의 제기 후 앱스토어에 복원된 앱은 616개(3.3%)에 불과했다. 국가별 복원 건수는 중국(169개)·미국(129개)이 가장 많았으며, 한국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사진=pexels

'포화 상태' 앱스토어, 수익 둔화기 접어들었다?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앱스토어의 기준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실제 앱스토어 내 앱 수는 지난 2018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앱스토어가 180만 개에 달하는 앱들로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앱 수가 감소하면서 실제 애플 앱스토어 시장 수익 자체가 점차 둔화하는 추세라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올 1월 애플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애플이 2022년 말까지 개발자에게 지급한 수익은 누적 3,200억 달러(약 399조원)에 달한다. 2021년 말 기준 누적 지급액(2,600억 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애플이 2022년 한 해 개발자에게 지불한 돈은 600억 달러(약 74조8,000억원) 수준인 셈이다. 해당 통계가 발표된 이후 미 경제매체 CNBC는 애플의 앱스토어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2021년 애플이 개발자에게 지급한 수익 역시 600억 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2022년 실적이 전년 대비 성장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2021년 애플 앱스토어의 서비스 사업 분야 수익은 전년 대비 27% 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서비스 분야 수익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781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모바일 앱스토어의 중심축인 '서비스 분야'가 위축되자, 업계에서는 앱스토어의 성장 동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코로나19 특수' 종료, 금리 상승, 경기 후퇴 우려 등도 앱스토어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깐깐한 심사, 이어지는 '애플-개발자' 분쟁

'깐깐한 심사'도 앱 감소의 요인으로 꼽힌다. 개발자는 앱을 앱스토어에 등록하기 위해 사전 심사를 거치게 되는데, 애플 앱스토어는 경쟁사인 '구글 플레이' 대비 유독 심사 기준이 엄격하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 △앱 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관련 언급 △특정 회사, 특정 그룹 이용 용도 앱 △저해상도의 이미지 △애플 인앱 결제 모듈 미탑재 △레이아웃·디자인 오류 등 수많은 '자체 기준'이 심사 탈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 개발자에게는 문제가 된 앱스토어 심사 지침을 비롯한 각종 정보가 제공된다. 피드백에 따라 문제를 해결한 뒤 재제출하고, 또다시 심사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등록이 거부된 168만 개 앱 중 피드백 과정을 거쳐 등록을 마친 앱은 약 25만3,000개에 불과했다. 엄격한 심사 과정이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앱스토어 자체 정책을 두고 발생한 앱 개발자와 애플 사이 분쟁도 영향을 미쳤다. 애플과 에픽게임즈의 '인앱결제'를 두고 벌어진 법적 분쟁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은 운영 정책에 따라 앱 내 유료 결제가 발생할 경우 앱스토어에 포함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같은 운영 정책에 반발한 에픽게임즈는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및 30%에 달하는 결제 수수료에 문제를 제기했고, 자사 최고 인기 게임인 포트나이트에 자체 인앱결제 방식을 도입했다. 이후 애플은 계약 위반을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퇴출했으며,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앱 개발사들에 불합리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며 2020년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쉽게 진입할 수 없고, 퇴출당하기도 쉬우며, '독점' 논란마저 있는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 하는 판매자가 얼마나 될까. 일각에서는 '애플'이라는 이름에 가려졌을 뿐, 앱스토어 등록 앱들이 사실상 '시장 독점'의 피해자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애플 생태계를 이끌어나가는 앱스토어는 서서히 덩치를 줄여가는 추세다. 앱스토어를 두고 수많은 추측과 분쟁이 오가는 가운데, 애플은 과연 어떤 전략을 택하게 될까. 코로나19 팬데믹 대비 열악해진 시장 환경에서 앱스토어가 성장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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