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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채팅방에서 드라마 삼매경? 네이버 오픈톡으로 보는 '개방형 소통'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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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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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OTT 서비스 활성화 이후 '콘텐츠 홍수'의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다수의 시청자들과 시청 소감을 나누고 싶은 시청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모이고 있다. 드라마 등 콘텐츠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비(非)지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네이버의 실시간 채팅 서비스 ‘오픈톡’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OTT 플랫폼 이용자는 이전부터 확장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지인들과의 콘텐츠 동시 시청을 즐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지인을 넘어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다수의 익명 사용자와의 소통을 즐기는 이들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스포츠 콘텐츠를 시작으로 '개방형 소통'이 빠르게 보편화하는 가운데, '익명 채팅방'은 양질의 커뮤니티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인기 드라마, 모르는 사람과 함께 즐긴다?

오픈톡은 네이버가 2022년 9월 출시한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끼리 교류할 수 있는 대화형 서비스다. 특정 주제로 개설된 공식 오픈톡 외에도 사용자가 직접 스포츠, 연예, 뷰티, 패션 등 17개 카테고리 중 관심 주제를 선택 후 오픈톡을 개설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

22일 네이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 오픈톡에서 드라마, 예능 등 콘텐츠 관련 오픈톡 개설 수 및 참여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 주제 채팅방 수는 연예 분야로 서비스를 본격 확장한 지난해 12월 대비 약 18배나 급증했다.

최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D.P. 시즌2>, <킹더랜드> 등 콘텐츠를 주제로 삼은 오픈톡 채팅방에는 방영 당시 매일 평균 1~2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몰렸다. 넷플릭스가 지난 8일 공개한 예능 콘텐츠 <좀비버스> 오픈톡에는 약 50만 명, 지난 18일 공개된 드라마 <마스크걸> 오픈톡에는 16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가 각각 방문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사람들/사진=오픈톡 캡쳐

드라마도 '함께' 보고 싶은 사람들

이전까지 채팅을 즐기며 함께 콘텐츠를 시청하는 문화는 '지인 사이'에 국한돼 있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인 'Netflix Party is now Teleparty'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넷플릭스를 비롯 다양한 글로벌 OTT 플랫폼의 콘텐츠를 특정 인원이 동시 시청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으로 서로의 감상을 주고받을 수 있다. 디즈니+의 경우 별도의 확장 프로그램 없이도 동시에 여러 기기에서 하나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그룹 워치(Group Watch)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들은 지인들과의 교류를 넘어 익명의 '불특정 다수'와 함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애청자들이 익명 채팅방에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과 의견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SBS, KBS 등이 자체 온에어 서비스에 채팅 기능을 도입했으며, 토종 OTT 대표주자인 티빙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포츠 중심으로 날개 편 '개방형 소통'

네이버 오픈톡이 노린 것은 이 같은 '개방형 소통' 수요다. 폐쇄적이고 무거운 ‘지인 간 대화’보다 가벼운 ‘관심사 기반 익명 대화’로 흘러가는 온라인 소통의 트렌드를 파악한 것이다. 특히 오픈톡 서비스의 경우 별도 절차 없이 익명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라 시청자 참여가 한층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오픈톡은 높은 접근성을 무기로 드라마 이전에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다.

애초 네이버 오픈톡은 스포츠 팬 타깃으로 최초 출시된 서비스다. 이후 월드컵 흥행과 함께 사용성을 확대, 보편적인 스포츠 콘텐츠 커뮤니티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실제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네이버 오픈톡 관련 채팅방에 278만 명에 달하는 방문자가 몰리기도 했다. 생중계 중 의견을 나누고 종목별, 리그별, 팀별 채팅방에서 뜻이 맞는 사람들과 채팅을 즐긴 스포츠 팬들이 개방형 소통의 매력에 푹 빠져든 것이다.

차후 네이버 오픈톡 서비스의 성장 관건은 건전한 채팅방 문화 확립에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익명 채팅방 특성상 가짜 정보, 욕설 등 기존 온라인 커뮤니티의 부정적인 '댓글 문화'가 두드러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현재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또는 비하 단어는 자동으로 표시가 제한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화는 '제재'만으로 확립될 수 없다. 차후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유도하고, 건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운영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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