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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종료한 OTT '바바요', 각종 '겹악재'에 한숨 깊어지는 OTT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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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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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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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바요

IHQ의 숏폼 OTT 바바요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를 해온 OTT가 문을 닫는 건 지난 1월 다큐멘터리 전문 OTT 보다(VODA) 이후 두 번째다. 업계에선 최근 OTT 시장의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사업 운영이 힘든 토종 OTT 업체들의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바요, 수익 부진 끝에 서비스 종료

바바요는 최근 공지글을 통해 "8월 3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바바요는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10~20분 내외의 숏폼을 중심으로 한 OTT 플랫폼이다. 연예·시사·예체능 등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운 바바요는 지난 5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도 편성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섰지만 쌓이는 적자를 이겨내지 못했다. 스크립트 콘텐츠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예능 위주의 편성과 더불어 IHQ의 프로그램들을 제공해 왔음에도 투자비용 대비 큰 적자폭이 경영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바바요의 모회사인 IHQ는 바바요 론칭 시점이던 지난해 2분기 연결기준 10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2분기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때까지 적자를 이어갔다. IHQ는 최근 OTT 바바요 관련 개발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회사인 KH그룹과 연관된 정치적 문제도 있지만 IHQ가 이미 감사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는 등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OTT를 계속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바바요뿐만 아니라 왓챠, 티빙, 웨이브 등 다른 국내 OTT들도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업계에서는 바바요의 서비스 종료가 다른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OTT 업체 간 인수합병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돈 먹는 하마' OTT 업계, 바바요 신호탄으로 지각 변동 일어나나

OTT는 업계에서 '돈 먹는 하마'로 불린다. 그만큼 어느 정도 기간의 적자는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수준이다. 다만 적절한 시점에 재무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면 OTT 사업의 지속성은 불분명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직접적으로 가시화된 게 이번 바바요 서비스 종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해 티빙은 1.191억원, 웨이브는 1,213억원, 왓챠는 55억원의 손실을 냈다. 자기 자본과 모기업이 튼튼한 티빙이나 쿠팡플레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번 바바요 서비스 종료는 업계 지각 변동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현 OTT가 처한 문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유통채널의 부재다. 현재 콘텐츠 제작 시장은 다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CJ ENM과 JTBC의 채널을 각각 배경에 두고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이나 제이콘텐트리의 경우 안정적인 편성 기반에서 해외 판권 유통과 온라인 유통 등 다양한 수익채널을 확보할 수 있으나, 편성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제작사의 경우 적극적인 콘텐츠 제작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OTT 공룡 넷플릭스조차 방송에 편성된, 인지도 있고 재미가 검증된 콘텐츠를 주로 수급하고 있다. 이외 아마존이나 훌루 등 대형 글로벌 OTT들 또한 아직 국내에서 구체적인 투자를 진행하지는 않고 있다. 안정적인 방송 편성을 확보하지 못한 제작사의 경우 콘텐츠 제작 수량 확대가 여전히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OTT의 핵심인 '콘텐츠'라는 상품이 만들어지는 데 장애가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사진=KT 스튜디오지니

콘텐츠 제작 단가↑, "부담감 심해"

콘텐츠 제작 단가가 점차 비싸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100억원대면 대작 축에 속했지만 이젠 명함도 못 내미는 형국이다. 최근 콘텐츠 산업 현장에선 400억원 이상 투입된 초대형 드라마가 잇달아 제작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ENA라는 인지도 낮은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됐음에도 제작비는 평균을 웃도는 150~200억원 선이었다. 이는 송혜교와 송중기 등 한류스타가 출연하고 그리스 등 해외에서 촬영이 진행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130억원)보다 많다. 이에 대해 드라마 기획 업계 관계자는 "<우영우>엔 회당 출연료가 억 단위인 한류스타가 출연하지 않는다"며 "그만큼 요즘 드라마 제작비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제작비 상승 요인은 다양하다. 배우 출연료를 비롯해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스태프 인건비가 올랐고, 컴퓨터 그래픽 등의 강화로 후반 작업비가 늘었다. 이처럼 드라마 제작비 상승에다 드라마 확보를 위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의 한숨은 늘어만 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A 제작사에서 드라마 방송권 비용을 너무 높게 불러 구입을 포기한 적이 있다"며 "자본주의 논리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제작비 상승과 더불어 널뛴 시장 가격이 과연 적절한 금액이며 국내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규모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바바요가 OTT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토종 OTT 업계에 위기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토종 OTT 기업 모두 투자사나 모기업으로부터 수익성에 대한 경영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비용 통제가 본격화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생존 가능성이 더욱 떨어질 것이란 부담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 대형 OTT를 중심으로 중소 규모의 토종 OTT 통폐합이 일어나는 방향으로 국내 OTT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바바요의 퇴진이 국내 OTT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간이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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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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