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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콤비네이터 주관 데모데이, AI 분야에 투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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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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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가 주관하는 '2023 YC 데모데이 썸머'가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됐다. 이번 데모데이를 통해 공개된 스타트업은 총 134개로, AI 관련 테크 스타트업이 전체 기업의 65% 이상을 차지했다.

데모데이 후 해당 AI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데모데이 AI 투자 집중화 현상을 두고 AI에 대한 섣부른 시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Y Combinator

2023 YC 데모데이 주인공, AI

실리콘밸리 최대 규모 액셀러레이팅 행사로 꼽히는 YC 데모데이는 YC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3개월간 교육, 멘토링을 마치고 성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행사다. 단순 공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에 시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와 연결도 중개한다. 사실상 신생 기업이 투자시장에 데뷔하는 첫 무대나 다름없다.

실리콘밸리의 신생기업이 다수 소개되는 자리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2021년 YC 데모데이 썸머의 경우 1개 참여 기업당 평균 135건의 투자자 소개가 진행되기도 했다. 숙박예약 플랫폼 에어비앤비,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 다수가 YC 데모데이 출신이다.

이번 데모데이에 참가한 AI 관련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AI 자동화 시스템 관련사로 의료 보험 청구, 고객 서비스 자동화, 영업 지원, 프로그램 코딩, 게임 디자인 등 IT 산업 전반에 AI 기반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은 AI에 대한 투자 시장의 높은 관심이 이번 데모데이를 통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데모데이에 참가한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AI 기반 스타트업에 집중됐다. 투자 전문 씽크탱크 피치북 데이터는 올해 2분기 AI 기반 스타트업 시드 투자에 대한 기업 가치 평가 금액이 지난 1분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대비 시드 투자 계약 건수도 3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YC 관계자는 "데모데이 후 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 투자가 매우 빠르게 마감됐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기업들은 창업자의 투자 결정 당일, 투자 라운드가 마감돼 미처 투자하지 못한 투자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데모데이에 대해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가 성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관련 기술 투자 사모펀드 파이오니어펀드의 수석 벤처파트너 프란체스코 모스코니(Francesco Mosconi)는 “모든 투자 라운드가 빠르게 마감되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 급증한 투자자들의 대부분은 AI 광풍에 휩쓸려 성급하는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역설했다.

생성형 AI 분야의 분기별 시드 투자 금액(2023.6.30. 기준), 주: Deal value-투자집행액, Deal count-투자건수/출처=피치북

AI 급성장, 오히려 투자 어렵게 해

한편 투자 전문가들은 최근 AI 스타트업 투자 동향과 관련해 AI 기술의 급격한 확산과 성장이 오히려 투자를 힘들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파이오니어 펀드의 수석파트너 라지브 바트(Rajiv Bhat)는 "AI에 대한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흥분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헬스케어, 핀테크, 콘텐츠 등 모든 플랫폼 영역에서 AI 기술 창업이 폭증해 그 숫자를 따라잡는 것도 힘들다”며 “OpenAI가 ChatGPT 엔터프라이즈 제품을 발표한 후 AI에 대한 시장 열망이 폭발해, 이젠 3개월 전만 해도 훌륭해 보였던 기술이 지금은 구식으로 보일 정도로 급격히 기술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단기간 기술 급성장으로 인해 1분기 전엔 우량했던 기술이 2분기엔 별 볼일 없는 기술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투자 기업 B Capital의 제너럴파트너 라쉬미 고피나스(Rashmi Gopinath)는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이 AI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기술이나 마케팅 부분에서 대기업의 공세에서 살아남는 것이 AI 스타트업의 숙제라는 분석이다. 즉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막대한 자본력과 방대한 기술 인프라, 빠른 영역 확대 능력을 가진 대기업 앞에선 무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생성형 AI 스타트업에 대한 시드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스타트업의 시장 방어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스타트업이 향후 3~5년간 대기업을 포함한 타 기업과 시장 경쟁에서 기술과 가치를 증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성급한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과도한 밸류에이션 약인가, 독인가

고피나스는 AI 스타트업에 대한 또 다른 투자 주의 요소로 2021년 이후 하락하지 않는 기술 밸류에이션을 꼽았다. 생성형 AI의 경우 기술 가치 평가액이 수억 달러를 호가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투자 초기에 기업 가치가 고평가되면 더 큰 자금 필요한 다음 단계의 투자 라운드에서 조달 리스크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높은 몸값 때문에 향후 인수나 매각 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기업 가치 평가 금액에 대해 기술·시장 성장에 따라 점차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모스코니는 “생성 AI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AI에 대한 시장의 열정을 고려할 때 아직까진 괜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스타트업의 라이프사이클 상 추가 자금 조달과 매각 딜 시기가 올 텐데 누가 그 막대한 가치를 기준으로 투자하고 인수할지 궁금하다”고 우려했다. 이어 AI 분야로 몰려드는 막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AI 시장에 뛰어드는 ‘창업 과밀화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언어 관련 AI 딥러닝과 생성형 AI 인프라 분야는 신생 스타트업들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모스코니는 현상황을 '골드러시'와 같다고 평가하며 “많은 사람들이 삽을 들기만 하면 황금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AI 관계자들을 향해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이번 YC 데모데이에서 몇 년간 블록체인 돌풍을 일으켰던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은 단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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