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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TV에서 OTT 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스포츠 중계 시장, 그리고 보편적 시청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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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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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과 같은 세계인들의 주요 스포츠 축제는 아직 공중파를 통해 중계되고 있지만, 각종 프로 스포츠 중계는 어느새 케이블 TV 방영이 자연스러워진 지 오래다. 이제는 이같은 스포츠 중계권이 OTT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권을 활용하는 OTT 플랫폼

최근 국내 OTT 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 연합 OTT인 웨이브를 가볍게 따돌리고 토종 OTT 1위 서비스인 티빙마저 뛰어넘었다. OTT 시장에 뛰어든 지 3년도 안 된 쿠팡플레이의 무기는 바로 스포츠다.

쿠팡플레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플랫폼들도 시청자층 확대를 위해 스포츠의 힘을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는 미식축구 경기인 NFL의 중계권을 확보했고, 애플TV는 올해부터 10년간 미국 프로축구 리그 MLS를 독점 생중계한다. NBC가 운영하는 OTT 피콕도 NFL과 프리미엄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 행사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를 방송하고 있다.

스포츠 중계의 특징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그 현장성에 있다. 팬들은 경기의 역동성, 선수들의 퍼포먼스, 그리고 최종 결과를 열렬히 지켜본다. 이같은 높은 집중도는 광고주들에 있어 광고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구독 서비스 기반인 OTT에도 큰 이득이다. 스포츠 중계권을 획득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이용자 확보와 광고 수익 측면에서 그 수익은 상당하다.

사진=쿠팡플레이

EPL의 성공 사례

특히 EPL(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은 중계권 활용의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1992년 EPL은 영국의 유료 위성 방송사 BSkyB(브리티시 스카이 브로드캐스팅)와 5년간 3억5천만 파운드(약 5,725억원)에 달하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 파트너십은 EPL의 성장을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 축구 애호가들이 BSkyB로 몰려들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1990년 100만 명이었던 BSkyB의 구독자 수는 1992년 EPL 독점 중계 계약 이후 3년 만에 그 다섯 배인 500만 명으로 급증했다.

당시 지상파에 대항해 떠오르는 뉴미디어는 바로 가입형 유료 방송인 위성TV나 케이블 방송이었다. 작금의 OTT와 유사한 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도 스트리밍으로 시청하는 데 무리가 없다. 게다가 더 편리하며 시청 프로그램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이에 자연히 사람들은 OTT로 갈아타고 있다. OTT를 이용한 스포츠 중계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보편적 시청권을 둘러싼 논쟁

이처럼 OTT 플랫폼의 영향력이 스포츠 중계 영역에까지 넓어지자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주요 공공 행사의 중계방송에 대한 일반 대중의 접근권을 보장해 케이블 채널의 독과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보편적 시청권은 지난 2007년 방송법 개정으로 법제화됐다.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쟁은 지난 2020년 쿠팡플레이가 도쿄올림픽 온라인 독점 중계권에 400억~500억원을 제시했다고 알려지면서 격화했다. 공격적이고 대담한 행보였지만 국가적인 행사를 유료 가입자에게만 제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결국 입찰을 철회했다. 논쟁의 핵심은 OTT 기업이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서 유료 서비스인 OTT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벤트의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해석이 좀 더 유연해야 한다며 '공익적' 이벤트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등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전통적인 지상파 방송이 권위와 자본을 잃어가는 가운데, 바톤 터치를 하듯 OTT 플랫폼의 영향력과 자본력이 커지면서 스포츠 방송의 역학 관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시청자 인구 통계와 소비 패턴의 변화까지 더해진 만큼, 스포츠 방송 업계가 중요한 기로에 서 있음은 분명하다. 변화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독점 스포츠 중계권과 유료 플랫폼에서의 보편적 접근 사이의 균형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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