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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빅테크 기업 ‘해고’의 해, 글로벌 빅테크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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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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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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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드인 올해만 벌써 두 번째 감축, 해고 대상 직군은 대부분 개발자들
빅테크들의 연이은 구조조정은 팬데믹 동안 커진 몸집을 되돌리기
미국의 반독점 소송 및 EU의 디지털시장법 규제도 빅테크 성장둔화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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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다소 둔화되던 구조조정 바람이 겨울을 앞두고 다시금 부는 모양새다.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이후 역대 가장 많은 인력이 해고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올해가 ‘테크 기업 해고의 해’라는 웃지 못할 평가까지 나온다. 이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의 주요인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과잉 고용'과 빅테크에 겨눠진 '옥죄기 규제'가 거론된다.

올해만 무려 24만 명 해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016년 인수한 비즈니스 소셜 플랫폼 ‘링크드인’이 올해 두 번째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 지난 5월 정리해고 이후 5개월 만의 구조조정이다. 16일(현지시간) CNBC와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링크드인은 회사 부서 전반에 걸쳐 668명을 추가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링크드인의 전체 직원 2만 명의 약 3.5% 수준에 해당한다. 주요 해고 대상 직군은 대부분 개발자인 엔지니어 조직에 집중됐으며, 재무 및 인사팀 직원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링크드인의 인력 감축은 지난 2년간 매출 성장세가 전년 대비 둔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링크드인의 매출은 광고와 함께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합한 구직자를 찾는 채용·영업 전문가에게 받는 구독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매 분기 회원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매출 성장세는 8분기 연속 둔화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링크드인의 지난 2분기 성장률은 5%에 그쳤다. 링크드인은 지난 5월에도 716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중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사이트 레이오프(layoff.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현재까지 1,061사에서 24만3,141명이 해고됐다. 이는 지난해 16만4,769명의 약 1.5배 수준이다. 아마존이 지난 1년간 2만7,000명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메타가 2만1,000명, 구글이 1만2,000명, MS가 1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달 들어서도 퀄컴이 1,258명을 해고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메타도 메타버스 사업 인력을 추가로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닷컴 버블이 있었던 2001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원 감축이다.

대규모 정리해고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퇴사를 권고하는 방식의 감원도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어도비, IBM 등 테크 기업들이 공식적인 구조조정 대신 업무 재배치 등을 통해 직원 스스로 퇴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팬데믹이 불러온 과잉 고용

이같은 빅테크발 대규모 구조조정의 원인으로는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로 인한 성장세 둔화 및 코로나19 당시의 과잉 고용 등이 꼽힌다. 특히 외신들은 과잉 고용을 주된 이유로 지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커진 몸집을 되돌리는 것이란 해석이다.

앞서 빅테크 업계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비대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온라인과 IT 분야 매출이 크게 성장했고,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재 채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대다수 빅테크는 직원 절반이 없어도 굴러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대규모 인원감축 대상자 중 팬데믹 시기에 고용된 직원이 다수 포진돼 있다. 또한 애플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지 않는 이유도 이 시기 과잉 고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엔데믹과 함께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가 겹치자 이들 기업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며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만1,000명의 해고 사실을 알리며 직원들에게 발송한 서한은 이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저커버그는 “코로나가 시작됐을 때, 세계는 빠르게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전자상거래의 급증은 엄청난 수익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당시 많은 사람은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이러한 경향이 영구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 역시 그랬기에 투자를 크게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기대했던 방식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거시 경제 침체, 경쟁 심화, 광고 신호 손실로 인해 우리 수익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졌다. 내가 틀렸다”고 해명했다.

EU 집행위가 지정한 6개 게이트키퍼와 이들의 핵심 플랫폼 서비스/출처=EU 집행위

미국·EU의 빅테크 때리기

빅테크 기업을 향해 겨눠진 규제 칼날도 구조조정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미국·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는 빅테크를 상대로 한 규제와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그간 별다른 규제 없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성장을 거듭해 온 빅테크들의 호시절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유럽연합(EU)은 지난 9월 애플, MS, 메타,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6개사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브라우저로 지정이 검토됐으나 최종 단계에서 제외됐다. 게이트키퍼는 올해 5월부터 EU에서 시행하고 있는 디지털시장법(DMA)에서 규정하는 시장지배적 영향력을 지닌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일컫는다. EU는 이들이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문지기’ 역할을 하면서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고 봤다. DMA는 EU 내에서만 강제력이 있으나, 글로벌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빅테크 기업들의 특성과 국제사회에 미치는 EU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 파장은 결국 전 세계로 미칠 전망이다.

지난 8월에는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도입해 가짜뉴스 및 유해 콘텐츠 확산을 방치하는 플랫폼에 대한 강력 규제에 나서기도 했다. DSA가 도입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 △특정 사용자 타겟팅 광고 금지 또는 제한 △규제기관 및 관련 연구원과 일부 내부 데이터 공유 등의 의무를 부여받게 됐다. 현재는 유럽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4,500만 명 이상 초대형 플랫폼 19개에 적용 중이지만 내년부터는 소규모 플랫폼 기업도 DSA를 준수해야 한다. 위반 시 글로벌 매출의 6%가 과징금으로 부과되며 심할 경우 유럽 시장 퇴출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법무부가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약 90%를 장악한 구글이 검색엔진 유통망을 불법으로 점거하고 막대한 광고 수입으로 경쟁 업체의 진출을 막았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소송의 핵심 인물은 조나단 칸터 미 법무부 반독점국장으로, 칸터는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과 함께 빅테크 압박의 쌍두마차로 통한다.

국내에도 뻗친 빅테크 구조조정 여파

글로벌 빅테크의 구조조정 칼바람은 국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올해 초 본사가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한국 지사인 AWS코리아와 한국MS도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으며, 메타코리아는 일부 직군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북미 자회사들도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지난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지역 웹툰·웹소설 자회사인 타파스엔터테인먼트는 한국 법인 청산 작업에 나섰으며, 네이버 북미 웹소설 자회사 왓패드도 같은 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전체 임직원 267명 중 15%인 42명을 정리해고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1월 네이버가 1조6,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한 미국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도 지난달 일부 직원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포시마크 전체 직원 수는 800여 명으로, 약 2% 미만의 직원들이 감원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빅테크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적자를 내거나 실적이 좋지 않은 해외 자회사부터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으로도 크고 작은 구조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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