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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웹툰 시장 과점한 네이버웹툰, 상장 추진 시기 내년까지 앞당겼다 1년 만에 영업적자 확 줄어, 뚜렷한 수익 개선세에 IPO 흥행 기대감 가중 매력적인 원천 IP 따라 움직이는 콘텐츠 시장, 네이버웹툰 '주인공' 될 수 있을까
네이버웹툰의 미국 IPO(기업공개) 청사진이 명확해지고 있다. 콘텐츠 시장 '원천 IP(지식재산권)' 붐으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기존 계획을 앞당겨 내년 중에 구체적인 IPO 절차를 공식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과연 네이버웹툰은 강력한 자체 IP를 발판 삼아 네이버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웹툰 불모지' 북미 시장서 IPO까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8월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자회사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고, 내년에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제시했던 상장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이다. 올해 초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상장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상황이 아니다"며 "2~3년 내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내 네이버웹툰 이용자 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네이버웹툰이 미국 상장 성공에 대한 일종의 '확신'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에이아이(data.ai)의 조사에 따르면 북미 시장 네이버웹툰의 지난해 평균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75만 명에 달했다. 웹툰 분야 점유율은 70%로 2위인 만타코믹스(리디, 9.79%)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
네이버웹툰이 ‘웹툰’이라는 표현조차 낯설었던 북미 지역에서 과감한 '시장 개척'을 시도한 결과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웹툰 영어 서비스를 출시하고, 2016년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에 설립하는 등 미국 웹툰 산업의 최전방에서 기반을 다져왔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을 보유한 미국의 '불모지'를 네이버의 영토로 개척해 온 것이다.
IPO 걸림돌이었던 실적도 '개선세'
다만, 아직 네이버웹툰은 '적자' 기업이다. 해외 지역에서의 운영 및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자회사 재무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89억원의 적자를 기록, 2021년 대비 손실폭을 두 배 이상 키웠다. 네이버 산하의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코퍼레이션, 지난해 93억원의 적자를 봤다. 중국 자회사 네이버웹툰컴퍼니도 마찬가지다.
현재 안정적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한국 네이버웹툰뿐이다. 한국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3% 증가한 6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실상 한국 네이버웹툰의 실적으로 여타 웹툰 계열사의 손실을 '커버'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 K-웹툰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 유료 이용자 전환·광고 도입 등 '수익성 제고' 방안이 남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 여지는 아직 충분하다.
실제 네이버웹툰 전반의 실적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추세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분기 매출 3,696억원, 거래액 4,4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1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억원 줄었으며, 지난 1분기(241억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 및 웹툰 마케팅 비용 효율화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네이버웹툰 EBITDA는 흑자 재진입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외형적인 적자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차후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던 '실적' 문제가 해결되며 IPO가 순항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콘텐츠 시장 '흥행 보증수표' 원천 IP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21년 37억 달러(약 4조6,900억원)에서 2030년 561억 달러(약 71조8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글로벌 웹툰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이 성공적으로 IPO를 마칠 경우, 웹툰·웹소설 등 국내 원천 IP 시장 자체가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웹툰 시장을 둘러싼 '장밋빛 전망'은 최근 발생한 콘텐츠 업계의 '사업 구조 변화'에서 기인한다.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웹툰·웹소설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원천 IP를 영상화한 작품이 줄줄이 흥행하고 있다. 올 들어 네이버웹툰·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플랫폼 웹툰·웹소설 IP를 활용해 제작된 영상 콘텐츠는 자그마치 20편 이상이며, <마스크걸>, <방과 후 전쟁활동>, <사냥개들>, <사내맞선> 등 대부분 이름만 대도 알 만한 '대박 작품'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콘텐츠 시장은 기존에 검증된 IP를 통해 '이야기'를 확보, 재구성하는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곧 매력적인 원천 IP를 다수 보유한 네이버웹툰이 현재 콘텐츠 제작 생태계의 '중심축'이라는 의미다. 과연 네이버웹툰은 '웹툰 불모지'로 꼽히던 북미 시장에서 IPO 흥행에 성공, 'K-IP'의 가능성을 증명해 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