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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핼러윈에 촉 곤두세우는 정부·지자체, '인구 밀집 사고' 방지대책 다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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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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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27일부터 인구 밀집 중점관리지역 30곳서 '현장인파관리시스템' 시범 운영
'이태원 참사' 겪은 서울시, 핼러윈 앞두고 지자체 차원 대책 마련에 총력
핼러윈 기간 홍대입구역 등에 인구 밀집 예상, 정부 '안전' 최우선시해야

공간의 인파 밀집도를 모니터링해 경찰·소방에 즉시 전파하는 ‘현장인파관리시스템’ 서비스가 시범 운영된다. 행정안전부는 서울, 부산, 대전 등 5개 대도시의 30개 지역에 ‘현장인파관리시스템’ 시범서비스를 오는 27일부터 12월 15일까지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인파 밀집으로 인한 압사 참사를 겪은 서울시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현장인파관리시스템 외 추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행안부, 인파 밀집 예측·대응 시스템 마련

인파관리시스템은 이동통신사의 기지국 접속 정보 및 해당 지역의 공간 정보를 기반으로 인파 밀집 위험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시범 운영은 이번에 선정한 중점관리지역 중 30곳에서 운영되며, 향후 시스템의 미비점을 보완해 연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중점관리지역 선정 기준은 인파 밀집도 및 도로 위험도다. 인파 밀집도는 통신사 기지국 접속정보를 기반으로 한 단위 면적당 인파의 밀집 정도를, 도로 위험도는 도로의 폭·경사도·길이와 같은 공간 특성과 지하철역·버스정류장 등의 접근성과 승하차 인원 등 교통 특성을 수치화한 지표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서울 이태원, 김포골드라인 등 전국의 주요 인파 밀집 위험지역 및 축제 지역이 시범 사업 중점관리지역으로 선정됐다.

지자체 상황실 담당자는 인파관리시스템을 통해 중점관리지역의 인파 밀집 정도를 그래픽 형태의 히트맵(heatmap)으로 파악할 수 있다. 히트맵은 색을 사용해 데이터를 나타내는 그림의 한 종류다. 만약 중점관리지역에서 위험경보 알림이 발생할 경우, 담당자는 CCTV 등으로 현장 위험 상황을 교차 확인한 뒤 경찰·소방에 즉시 전파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시범 운영 기간 행안부는 실제로 시스템을 사용하는 지자체 상황실 등 담당자 의견을 수렴하고, 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보완해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확하고 신속한 구조·구급을 위해 응급환자의 생체 징후, 중증도, 이송 정보 등 중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119구급 스마트시스템’은 12월 중으로 개시된다.

서울시 "이태원 참사 재발 막아라" 대책 마련 나서

앞서 행안부는 인파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기지국 접속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이동통신 3사와 기지국 접속 정보 제공 등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신사 정보를 통해 인구 밀집도를 확인하는 것이 '개인정보 침해'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해 사회 전반이 인구 밀집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는 만큼, 개인정보 수집은 '필요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동 세계음식거리의 좁은 골목에서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전국을 뒤흔든 압사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사고로 인해 196명이 다치고 1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이태원 참사'를 겪은 서울시에서는 인파관리시스템 외에도 다양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서울시는 이번 핼러윈부터 CCTV를 통해 인파 밀집을 자동으로 감지하고 위험 징후를 알려주는 '지능형 피플 카운팅'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지능형 피플 카운팅은 단위 면적당 인원수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인파 감지 CCTV에 분석 소프트웨어를 연결, 인파 밀집 시 자치구 재난안전상황실-서울시-소방-경찰에게 상황을 전파·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태원 골목 전경/사진=unsplash

사고 대응을 위해 재난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재난안전상황실'의 기능과 인력도 대폭 강화했다. 팀 단위는 과 단위로 격상하고, 상황 관리 인력도 11명에서 20명까지 약 2배 확대했다. 신속한 초동 대응 및 상황 판단을 위해 실전경험이 풍부한 소방 전문 인력도 서울시 상황실에 배치했다. 또한 119상황실과 서울시 재난상황실의 시스템 연계를 통해 신속한 재난상황 관리와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재난안전상황실에서는 ‘미러링 시스템’을 통해 서울 전역에서 일어나는 재난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119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촬영하는 영상과 현장 지시 내용은 대형 상황판을 통해 동영상 형태로 시에 실시간 공유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상업시설이 밀집한 지역의 인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치구별로 인파 밀집 지역 내 위반 건축물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신촌역, 홍대입구 등 75개 구역에서 적발된 불법 건축 및 무단 적치물 위반행위 2,611건 중 1,728건에 대한 시정조치가 이뤄졌으며, 미시정된 883건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 조치가 취해진다.

다가오는 '핼러윈'에 불안감 가중

핼러윈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핼러윈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인구 밀집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핼러윈 기간 중 다중 운집이 예상되는 서울 14개 지역은 △종로구 익선동 △용산구 이태원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왕십리역 인근 한양대 상점가 △광진구 건대입구역 △서대문구 신촌~연세로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 △강서구 발산역 일대 △영등포구 문래동 맛집거리 △관악구 샤로수길·신림역 △강남구 강남역·논현역·압구정 로데오거리 등이다.

아울러 밀집 예상 지역마다 일방통행·차단 골목 출입구에 야광 조끼를 착용한 경광봉을 든 현장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고, 과도한 인파 밀집 시 탄력적인 지하철 무정차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차도 통제를 통한 보행로 추가 확보 등 인파 밀집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다수 마련됐다. 유관기관은 현장 합동 상황실 운영을 운영하고, 유사시를 대비한 구급차 배치 등 응급 의료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

현재 시민들 사이에선 올해 핼러윈에는 이태원 대신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으로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 마포구는 “다중인파 사고 방지를 위해 할로윈 데이 축제는 금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게시했으나, '금지'라는 강경한 표현 및 상권 침체 위험성에 대한 항의를 받고 15시간 만에 철거했다. 정부·지자체를 필두로 다양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가운데, 올해 핼러윈에는 지난해와 같은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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