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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접어든 국내 벤처투자 시장, “IT 분야 위주로 투자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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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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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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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내내 혹한기였던 국내 벤처투자 시장, 투자금 늘며 점차 회복 추세
다만, 2021년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 및 건수’ 모두 저조한 수준
VC 업계 “정부 지원책 힘입어 하반기 이후 투자시장 활기 되찾을 것”

올해 3분기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를 끝내고 해빙기에 접어들고 있다. 벤처·스타트업 투자금이 처음으로 1년 전보다 증가세로 전환하는가 하면, 이차전지·반도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들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다만 최대 실적이 쏟아졌던 2021년 3분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투자 규모가 저조한 만큼 VC 업계는 민간 벤처모펀드, 복수의결권 등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벤처투자 촉진을 기대하고 있다.

3분기 신규 벤처투자 1위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7일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신규 벤처투자액(창업투자회사·벤처투자조합)은 1조4,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투자가 증가한 건 올해가 처음으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8.6% 증가한 수치다.

3분기까지 새롭게 결성된 펀드는 184개, 약정액은 4조1,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275개 펀드가 새롭게 결성됐으며, 총 7조2,275억원의 약정액을 기록했다.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은 이차전지 등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26.8%로 가장 높았고, 바이오와 의료가 17%로 뒤를 이었다. 이어 유통·서비스(12.2%), 전기·기계·장비(12.1%), 영상·공연·음반(8.5%) 순이었다.

회수 비중은 인수합병(M&A)이 44.4%로 가장 높았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되면서 IPO를 통한 VC들의 투자금 회수 비중도 올해 3분기까지 38.7%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24.3%를 크게 웃돈 수치로 2020년(38.9%) 이후 가장 높다. 아울러 VC들은 올해 상장한 회사 77곳 가운데 41곳에 투자했다.

해외 벤처투자 시장의 혹한기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3분기 전 세계 벤처투자액은 646억 달러(약 84조200억원)로 직전 분기 대비 11%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론 약 23% 줄었다. 올해 1~3분기 누적으로 놓고 봐도 전체 투자 규모가 45% 가까이 감소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 시장, 언제쯤 활기 되찾을까

최근 혹한기에 놓인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지만,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저점을 찍고 돌아섰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올해 누적 투자액은 3조6,9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4,372억원)보다 32% 가까이 낮아졌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3분기에만 2조1,863억원의 투자가 집행됐던 걸 감안하면 여전히 투자 시장 혹한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투자시장에 온기가 퍼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투자금 집행을 아껴온 VC들이 최근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집행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내 VC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했던 2021년 펀드 결성이 활발했던 가운데 당시 결성된 펀드들이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다시 투자해야 한다”면서 “통상 VC들은 6년 만기 펀드를 만들어 3년간 투자하고, 3년간 회수하는 경향이 있다. VC가 출자자(LP)의 신용도와 관리보수를 얻기 위해선 이 기간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도 올 하반기부터 지원책을 통해 벤처투자 촉진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 창업주가 보유한 주식 1주에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이 이달 17일부터 도입된다. 아울러 정부 재원 없이 민간 출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민간 벤처모펀드 제도도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금리가 안정화되고 경기가 풀리면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년 모태펀드 예산 증액 등 벤처투자 가용재원을 다각도로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VC업계 의견을 반영해 발표한 루키리그(신생출자사) 지원 확대 등 제도개선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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