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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실패 용납 못 해" SK에코플랜트, SK 산하 알짜 자회사 2곳 품고 IPO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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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알짜 자회사 2곳 SK에코플랜트 산하로 편입 예정
IPO 앞두고 흑자전환 시급한 SK에코플랜트, 실적 개선 기대
"상장 실패하면 배당금 폭탄" SK가 상장에 총력 기울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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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 산하 반도체 모듈 유통사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전문회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익성이 탄탄한 '알짜 자회사'를 재배치해 SK에코플랜트의 실적을 제고, 기업공개(IPO) 움직임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에센코어·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SK에코플랜트 밑으로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와 SK에코플랜트는 오는 18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에센코어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그룹 측은 최근 SK에코플랜트 재무적 투자자(FI)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에게 관련 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센코어는 SK하이닉스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공급받아 SD카드, USB 등으로 가공·유통하는 회사다.

SK는 이번 사업 재편으로 에센코어와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테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SK테스는 중고 정보기술(IT) 기기와 데이터센터 서버 등을 정비한 뒤 판매하는 업체로, 에센코어와 고객군이 비슷해 영업망과 물류망을 공유할 수 있다. 에센코어가 판매한 D램 등의 활용 가치가 낮아지면 SK테스가 제품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식이다.

SK에코플랜트는 18일 이사회에서 SK㈜ 산하 산업용 가스 전문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건도 심의할 예정이다. SK머터리얼즈에어플러스는 고순도 산업가스를 생산하는 회사로, 탱크로리를 활용해 산업용 가스를 저장한 뒤 플랜트에 납품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자회사 편입을 통해 SK에코플랜트가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 각종 빌딩과 공장을 지을 때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가스관 설계 및 시공을 맡는 식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캐시카우' 발판 삼아 실적 개선 착수

업계는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각각 몸값이 1조원대에 달하는 알짜 자회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2026년에 계획대로 상장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제고를 통한 흑자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SK㈜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 기업이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단시일 내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SK에코플랜트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면서 인수한 폐기물 업체들의 실적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은 결과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기록한 순손실은 336억원 수준이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6,744억원(1분기 말 기준)에 육박한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가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이 같은 재정 위기는 대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

에센코어는 반도체 호황기였던 2021년 1,1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존재감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업황 악화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90억원까지 미끄러졌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동종업계 기업인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에센코어의 영업이익 역시 순조롭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역시 SK하이닉스 등 안정적인 그룹 물량과 장기 계약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매출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2,576억원,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653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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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왜 상장 서두르나

SK가 안정적인 흑자를 기록하는 알짜 자회사를 재배치하면서까지 SK에코플랜트의 IPO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뭘까. 지난 2022년 6월 SK에코플랜트는 4,000억원 규모 RCPS(상환전환우선주, 94만주)를 발행했으며, 같은 해 7월 6,000억원 규모 CPS(전환우선주, 133만3,334주)를 발행했다. 이 중 IPO를 6,000억 규모 CPS는 우선주배당률이 0%다. 배당은 배제하고 IPO를 유일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수단으로 삼은 셈이다.

이에 CPS 투자자들은 발행일로부터 4년 뒤인 2026년 7월까지 IPO를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수익 실현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IPO가 약속한 시기(2026년 7월)까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발행사 최대주주인 SK㈜가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CPS 전부를 SK㈜나 SK㈜가 지정한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만약 상장에 실패해 SK㈜에 매도청구권 행사 사유가 발생했음에도 SK㈜가 행사 기간 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CPS 우선배당률은 행사기간 만료일부터 0%에서 5%로 높아지게 된다. 이후에도 매도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으면 다음 해부터 매년 3%포인트씩 배당률을 높이기로 했다. CPS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될 시 2026년엔 원금의 5%, 2027년엔 8%, 2028년엔 11%로 배당금이 확대되는 구조다.

같은 기간 발행한 4,000억원의 RCPS 역시 2027년부터 매년 2% 수준의 배당률 스텝업이 예정돼 있다. SK에코플랜트가 2027년 6월까지 상장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민평금리에 1.45% 포인트를 가산한 기존 배당금에 더해 80억원을 추가로 배당해야 한다. 상장 실패로 인해 배당률이 뛰어오를 시 SK 측이 CPS·RCPS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총배당금 규모는 2027년에는 약 880억원, 2028년엔 1,1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서는 상장에 실패했을 때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너무 큰 상황"이라며 "몸값을 낮추고, 알짜 자회사를 재배치하며 상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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