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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 '반독점 소송 패소' 구글 해체 가능성 논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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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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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구글 해체' 검토, 반독점 판결 패소 후속 조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크롬 브라우저 등 매각 가능성
메타-아마존 등 타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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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구글을 해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법원이 구글을 독점기업으로 인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를 강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가 구글을 쪼갤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와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Chrome)의 강제 분할이다.

美 법무부, 구글 사업 분할 검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온라인 검색 시장에 대한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을 시정하기 위해 법원에 기업 분할 명령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반독점 소송 1심 재판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글이 패소 판결한 후 법무부의 첫 행보다. 해당 판결은 지난 2020년 10월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결과로, 법무부는 검색 엔진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 구글이 독점적 방식으로 지배력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하도록 거액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은 점이 문제가 됐다. 실제 이번 재판을 통해 지난 2022년 구글이 애플에 220억 달러(약 29조원)를 기본 검색 엔진 탑재에 대한 대가로 지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아울러 구글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급한 돈은 2021년에만 260억 달러(약 35조6,600억원)에 달했다. 그 결과 2009년 80% 이상이었던 미국 내 구글의 검색 점유율은 2020년 90%에 이르렀고, 모바일 기기에선 95%에 육박했다. 구글은 높은 시장 점유율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우수한 검색 엔진을 제공한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무부가 구글 해체를 밀어붙일 경우 처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은 OS와 크롬이 꼽힌다. 구글이 자사의 검색 사업과 다른 부문들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법무부는 이보다 수위를 낮춘 제재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업 매각 대신 애드워즈가 다른 검색엔진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MS 등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이와 함께 구글 웹사이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개발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미 법무부 관계자는 “구글의 검색시장 지배력이 AI 기술 개발에 이점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그 해결책의 일환으로 웹사이트들이 구글에 검색 결과를 노출시키기 위해 콘텐츠 일부를 구글 AI 제품에 제공해야 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 독점 지위 해체되나

다만 구글 관련 재판이 연방 대법원까지 진행될 수 있어 당장 구글 분할 구상이 적용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이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라 밝힌 상태기 때문이다. 앞서 법원은 구글과 법무부에 내달 6일 미팅 전 이번 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할 것을 요청했다. 향후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구글에 대한 이번 판결은 업계 경쟁 구도에 어떤 식으로든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다른 빅테크에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미국 규제 당국은 구글 외 애플, 아마존, 메타에 대해서도 플랫폼에서 자사 제품을 우대하고 소규모 경쟁사들을 인수함으로써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아울러 미 법무부는 구글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독점적 통제권을 행사했다는 혐의에 대한 별도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유럽연합(EU)의 규제 기관인 유럽위원회는 최근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을 대상으로 앱스토어 관련 디지털시장법(DMA) 위반 혐의 조사에 착수했고, 영국의 경쟁시장국(CMA)도 구글의 디지털 광고 시장 지배력을 조사하고 있다.

업계는 시장 경쟁 구도 측면에서도 이번 판결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근거로는 2000년 MS 윈도의 웹브라우저 시장 불법 독점 여부를 다툰 반독점 소송을 들었다. 1990년대 MS 윈도는 PC 시장에서 사용자 경험 90% 이상을 장악한 지배적인 플랫폼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MS는 PC업체들에 경쟁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Netscape)를 사실상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고 이는 MS가 브라우저 시장까지 틀어쥐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에 MS는 반독점 소송에서 기업 분할 명령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었다. 다만 MS가 PC 제조사들이 자사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 다른 소프트웨어도 탑재할 수 있도록 합의함에 따라 MS의 독점적 지위가 해체되고 신규 인터넷 사업자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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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GPT 검색창/사진=오픈AI

고개 드는 구글의 경쟁사들

이런 이유로 시장 일각에선 검색 분야에서 구글의 독점적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검색을 앞세운 새로운 경쟁자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MS는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한 검색엔진 빙(Bing) 업데이트를 내놨고, 오픈AI 개발자 출신이 만든 퍼플렉시티는 AI 검색 엔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로 생성형 AI 시장 주도권을 쥐게 된 오픈AI도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검색 엔진 서치GPT(SearchGPT) 출시를 공식화했다.

구글의 경쟁자사들도 이번 판결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검색엔진업체 덕덕고(DuckDuckGo) 측은 “우리는 검색 시장에서 대안에 대한 억눌린 수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이번 판결이 더 많은 선택지에 대한 접근을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08년 설립된 덕덕고는 ‘구글과 달리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태생부터가 구글의 대항마인 셈이다. 가브리엘 와인버그 덕덕고 CEO는 이번 구글의 반독점 재판에 증인으로 나서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 등과 맺은 계약 때문에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증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검색 엔진 시장에서는 덕덕고 외에 MS 빙 등도 구글 제국의 균열을 호시탐탐 노리는 중이다. 일반 검색이 아닌 특화 검색 분야에는 ‘맛집 리뷰’로 알려진 지역 검색 서비스 옐프(Yelp), 지시 검색 엔진을 표방하는 ‘울프럼 알파(Wolfram Alpha)’ 등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광고가 없는 대신 구독료를 받는 유료 검색 엔진인 ‘카기(Kagi)’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같은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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