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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부로의 귀환" 공무원 정원 감축 나선 尹 정부, 지출 구조조정에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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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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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공무원 정원, 국세청·고용부·행안부·기재부 등에서 감축
위태로운 정부 재정 상황, '작은 정부' 앞세워 지탱한다?
"덜 걷고 덜 쓰는 게 답은 아냐" 세수 확충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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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공무원 정원을 사실상 감축한다. 정부 개입을 줄이고 민간·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는 '작은 정부' 기조를 표방, 행정 효율성을 제고하고 지출을 절감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급속도로 불어난 재정 지출 규모, 최근 2년여간 누적된 세수 결손 등을 이 같은 '구조조정'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하고 있다.

2025년 공무원 정원 실질적 감축

9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 첨부 서류'에 따르면, 기재부와 행정안전부는 57개 중앙행정기관의 내년도 일반회계 기준 공무원 정원을 35만43명(군 장병 제외)으로 잡았다. 이는 올해(34만9,935명)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올해 신설된 우주항공청 정원(293명)이 내년 공무원 정원에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전체 공무원 정원은 사실상 감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2년 대대적인 조직진단을 실시, 이를 토대로 매년 각 부처별 정원의 1%를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도 인력이 감축되는 주요 부처는 국세청, 고용노동부, 행안부, 기재부 등이다. 구체적으로 국세청 정원은 올해 2만1,511명에서 내년 2만1,270명으로 241명이 줄어들고, 정부 조직과 인력을 총괄하는 행안부의 정원은 올해 4,167명에서 내년 4,111명으로 56명 감축된다.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재부 정원은 1,255명에서 1,246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반면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은 올해 대비 내년 정원이 각각 140명, 136명 증가한다. 다른 부문에서 줄인 정원을 대국민 공공서비스가 필수적인 치안 부문 등에 집중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까지만 해도 가팔랐던 공무원 정원 증가세가 눈에 띄게 진정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군 장병을 제외한 일반회계 기준 공무원 정원은 2018~2022년 연평균 1만1,268명씩 증가해 왔다. 문제는 해당 기간 조직 규모가 비대해지면서 정부의 행정 효율성 역시 빠르게 악화했다는 점이다. 실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정부 효율성 부문은 2017년 28위에서 올해 39위로 추락해 종합 순위(20위)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정부는 '작은 정부' 기조를 표방해 공무원 수를 감축, 조직 거대화에 따른 행정 비효율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불어난 지출, 줄어드는 세수

다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작은 정부로의 귀환'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평도 흘러나온다. 지난 정권 당시 눈에 띄게 불어난 재정 지출이 정책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문재인 정부 당시 '큰 정부'로 한 차례 노선을 선회한 바 있다. 2018~2022년 당시 연평균 정부 지출 증가폭은 10.8%에 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초 400조원 수준이었던 한 해 예산 규모는 집권 말기 600조원대까지 불어났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재정 지출을 빠르게 늘려왔다"며 "문제는 한 번 커진 지출은 ‘톱니 효과(Ratchet Effect, 특정 수준에 도달한 소비 수준이 이전으로 되돌아가기 어려운 현상)’로 인해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올해 예산 증가폭을 2.8%까지 낮췄지만, 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이미 확대된 지출 규모를 축소하지는 못했다.

해당 전문가는 "최근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가 예산안에 비해 30조원 넘게 결손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지출은 불어나고, 세수는 줄어들며 재정 지속성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세수를 확충할 수 없다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서라도 재정 상황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최근 윤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단행한 공무원 정원 감축 역시 일종의 구조조정 노력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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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 확충의 필요성

일각에서는 재정 지출 감축이 무조건적인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경제학계 관계자는 "정부는 세입 확충 없이 지출만을 줄이며 작은 정부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덜 걷고, 덜 쓰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마치 저출산·고령화 등 막대한 복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사회 문제는 일절 고려하지 않는 듯한 기색"이라며 "정부가 대한민국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 정부 들어 조세부담률은 눈에 띄게 미끄러지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연이어 쏟아져 나온 감세 정책의 영향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 계획’(이하 중기계획)에 의하면 정부는 내년 조세부담률이 18.9%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박근혜 정부 이후 복지 강화와 세수 확충 노력에 따라 2015년 16.5%에서 2022년 22.1%까지 꾸준히 상승해 온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조세부담률은 2022년 기준 25.2% 수준이다.

국가예산정책처는 고령화 효과를 염두에 둘 때 증세 조처를 단행하지 않으면 국가채무가 2050년께 4,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국가채무 규모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곳곳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인구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선 세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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