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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계약 따낸 LG에너지솔루션, 업계선 수주 혜택 상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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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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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포드와 전기 상용차 배터리 장기 공급 계약 체결
"포드 주요 매출처인데" EU 시장 전기차 수요 위축 이어져
EU 시장서 약진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LG엔솔 입지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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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포드(Ford)에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를 대거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 우려 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드의 주요 매출처인 유럽연합(EU) 전기차 시장의 침체,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의 약진 등으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에 돌아올 대규모 수주 혜택이 상쇄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LG엔솔, 대규모 배터리 수주 성공

15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와 총 109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에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4GWh 규모의 배터리 셀과 모듈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주 금액은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가 발표한 배터리 셀 가격(킬로와트(㎾h)당 89달러) 기준 13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급 제품은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파우치형 배터리로,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공급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포드의 차세대 핵심 전기 상용차 모델에 장착될 전망이다. 전기 상용차는 전기차 대비 차량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 거리와 라이프 사이클이 긴 제품이다.

이번 장기 공급 계약과 관련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이 높으나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도 섣불리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이번 계약은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높은 기술 경쟁력과 혁신적인 제품 경쟁력을 증명한 사례”라고 말했다.

EU 전기차 시장의 침체

다만 업계에서는 EU 등 일부 지역에서 업황 악화로 인한 배터리 수요 부진 문제가 발생,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수주 혜택이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북미를 이어 포드의 주요 매출처로 꼽히는 유럽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유럽 시장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포드가 (배터리) 재고 조절에 나설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

실제 최근 유럽 주요국 전기차 판매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유럽 지역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9만2,627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한 수준이다. EU의 최대 전기차 시장인 독일과 프랑스의 전기차 판매가 나란히 감소하며 유럽 시장 전반이 부진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의 8월 전기차 판매량은 2만7,0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이 끊기며 시장 수요가 얼어붙은 결과다. 독일은 지난해 초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왔으며, 지난해 말 보조금 지원을 기존 계획 대비 1년가량 조기 종료한 바 있다. 지난 2월 전기차 보조금을 20% 삭감한 프랑스의 8월 전기차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한 1만3,143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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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습'

중국산 전기차 브랜드들의 EU 시장 점유율 확대 흐름 역시 LG에너지솔루션에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유럽 전기차 시장 내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11%에 달했다. 이 같은 중국 전기차의 EU 시장 내 약진과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 현지 업체 차량 대비 약 20% 저렴하게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현지 수요를 흡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중국 전기차 생산 업체들은 차량에 CATL, BYD 등 자국 배터리 제조사의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 수년간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외 배터리 업체를 배척해 온 결과다.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확대되며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들이 EU 시장에서 밀려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입지가 점진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중국산 전기차발(發) 위기가 장기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U가 자국 전기차 시장 보호를 위해 강력한 '관세 장벽'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EU는 과잉 보조금을 받고 값싼 가격에 판매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현행 관세율 10%에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 관세율을 17.8~45.3% 수준까지 올리는 방안을 최근 승인했다. 인상된 관세안의 관보 게재 시점인 이달 30일 전까지 EU와 중국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시 31일부터 5년간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유럽 현지 업체들이 줄줄이 저가 전기차를 선보이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프랑스 르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개막한 파리모터쇼에서 2026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전기차 ‘트윙고(Twingo) E-테크(Tech)’의 시제품을 선보인다. 트윙고는 판매가가 2,000만원대에 불과한 저가형 모델이다. 스텔란티스그룹 산하 시트로엥 역시 해당 행사에서 2,000만원대 내연차 ‘C3 에어크로스’, 3,000만원대 전기차 ‘e-C3′를 전시하며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불'을 놓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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