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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에 호가 1억 '껑충', 노원구 부동산 시장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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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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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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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 노원구 일부 집주인 호가 높여
공인중개사들 "호가 오르니 매수 발길 줄어들었다"
대출 문턱 여전, 연말까지 시장 둔화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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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일대 아파트/사진=노원구청

서울 부동산 시장 내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한 축인 노원구에선 집주인과 매수인 간 동상이몽이 한창이다. 일부 집주인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공인중개사들은 "파리만 날린다"며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되자 일부 집주인들 호가 상향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59㎡는 지난달 27일 5억8,000만원(15층)에 팔렸다. 이 단지의 현재 호가는 6억원대로 올라왔다. 이에 대해 인근 개업중개사는 "저층 급매물은 이보다 낮은 가격도 있지만, 상태가 양호한 고층 매물은 6억1,000만원 정도에 호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인근 '건영2차' 전용 84㎡도 지난달 7억5,500만원(13층)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8억원에 달하고 있다.

상계동 '한신은빛2단지' 전용 59㎡ 또한 지난달 5억4,000만원(13층)에 실거래됐지만, 호가는 이달 들어 5억7,000만원까지 올라갔다. 바로 옆 '은빛1단지' 전용 59㎡ 역시 이달 4억8,000만원(3층)에 거래됐는데, 호가가 6억원까지 치솟았다. 상계동 개업중개사는 "여름만 하더라도 같은 면적에서 4억원대 초중반 매물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집주인들이 매수세 유입을 기대하며 호가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계동의 한 개업중개사도 "재건축 호재가 있고 금리도 낮아지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니 호가를 유지하거나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호가가 오르자 매수자 발길도 뜸해지는 상황"이라며 "매매 수요가 줄어든 탓에 전·월세로 겨우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택 매수 수요 뜸해지니 거래금액도 '뚝'

실제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는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영향으로 빠르게 식어가는 모양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9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14.7p 하락한 125.8을 기록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하자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는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시장 매물도 쌓이고 있다. 아파트 빅데이터 업체 아실은 전일 서울의 아파트 매물이 8만6,826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아실이 서울 아파트 매물을 집계한 이래 최대 적체다.

매수심리가 식어가면서 거래금액도 뚝 떨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11억1,442만원으로 전월 대비 6.8% 줄었다. 연중 최고치인 지난 6월(12억4,703만원)보다 10.6% 감소한 금액이다. 이는 이 기간 거래된 물건의 가격이 낮아진 것과 동시에 거래된 아파트의 가격대도 전월에 비해 낮아진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심리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상반기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 및 실제 대출 금리가 주택 시장에 선반영됐기에 기준금리 인하만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적다"며 "실제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가능 금액 증가가 중요하지만, 연말 내에는 기준금리와 비례한 대출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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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자금 대출도 취급 제한

여기에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매수심리 약세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은행권에 주택도시기금대출 취급 제한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14일 대출 제한을 실시한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신한·하나·우리은행이 오는 21일 줄줄이 정책대출 취급을 제한할 방침이다. 정책대출 중 하나인 디딤돌 대출은 가구당 최대 2억5,000만원(신혼가구 및 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 내에서 최대 5억원 주택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 70%까지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개별 지점에 내려보낸 공문에는 정책대출을 조이는 두 가지 내용이 담겼다. 디딤돌 대출 금액을 산정할 때 소액임차보증금 공제를 필수 적용하는 것과 후취담보(주택준공 시 1순위 근저당권 설정)로 진행되는 신규 아파트 디딤돌 대출을 더 이상 취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 자체를 막는 효과가 있다.

소액임차보증금 공제는 기존에도 있는 제도로, 보증기관에서 모기지 신용보증(MCG) 등을 받아오면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원칙대로 보증과 관계없이 공제를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예컨대 서울에서 3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면 당초 2억1,000만원까지 나오던 대출(LTV 70%)이 5,500만원(서울시 소액임차보증금 금액)을 뺀 1억5,500만원으로 줄어든다.

후취담보 대출 취급을 막는 조치의 경우 신규 입주를 앞둔 주택계약자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실제 후취담보가 막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장에선 혼란이 발생했다.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는 한 대출 신청자는 “연말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해 12월 중순쯤 디딤돌 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은행이 더는 대출을 안 해준다고 해서 당황스럽다”며 “이자 부담에도 대출이 막히지 않은 은행을 당장 찾아 대출을 신청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 공통으로 LTV 80%까지 나오던 생애최초구입 디딤돌 대출도 LTV 70%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함영진 우리은행 빅데이터랩장은 "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며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도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기에 연말까지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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