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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만 오면 힘 못 쓰는 우버, 대만 1위 배달 앱 ‘푸드판다’ 품기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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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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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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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공평교역위원회에 제동
“부정적 영향, 경제적 이익 능가”
배달 앱 시장 점유율 2위 만족해야

미국의 모빌리티 기업 우버(Uber)를 모회사로 둔 음식 배달 서비스 플랫폼 우버이츠(Uber Eats)의 대만 배달앱 푸드판다(foodpanda) 인수 계획이 무산됐다. 대만 반독점 당국이 시장 경쟁 저하를 우려해 인수 거래를 중단하고 나서면서다. 시장에서는 유독 아시아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버와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1.8조원 규모 거래 무산

26일 자유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 경쟁 당국인 공평교역위원회(FTC, 공정거래위원회 격)는 우버 이츠가 푸드판다를 인수하는 거래를 중단시킨다고 발표했다. FTC는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이번 거래는 ‘제한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이뤄졌다”고 짚으며 “‘공평교역법’에 의거해 이들 기업의 합병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대만의 공평교역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내용을 담은 법률로,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과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앞서 우버와 푸드판다 운영사 딜리버리히어로는 올해 5월 인수 거래 계획을 발표했다. 우버가 푸드판다 측에 제시한 인수 대금은 총 12억5,000만 달러(약 1조8,000억원)다.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에 푸드판다 현급으로 9억5,0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지급하고, 딜리버리히어로가 발행한 신주 3억 달러(약 4,000억원)어치를 인수해 주주가 되는 방식이었다.

대만 FTC는 이달 초 해당 거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후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청회를 실시하는 등 대만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집했다. 여러 차례의 공청회 결과 FTC는 양사의 인수합병이 시장 경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경제적 이익을 능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FTC는 “양대 배달 플랫폼의 합병으로 인해 서비스 가격과 자영업자 수수료가 인상되고 소비자 선택권, 노동권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배달 소비자 10명 중 9명 “푸드판다 아니면 우버이츠”

대만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90%를 넘는 만큼 배달 산업의 경쟁이 극도로 저해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메저러블AI에 의하면 지난해 8월 기준 대만 배달시장 주문량의 52%를 푸드판다가, 나머지를 우버이츠가 차지했다.

올해 2월 진행된 타이완 정보공업책진회 산업정보연구소의 ‘음식 배달 앱 이용 트렌드 조사’에서도 60대 이하 대만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배달앱으로 푸드판다를 꼽은 응답(중복 응답 가능)이 73.6%로 가장 많았고, 우버이츠가 57.6%로 뒤를 이었다. 두 업체를 모두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감안하더라도 피엑스고(PXGo!), 푸도모(Foodomo), 샤피미식배송 등 여타 음식 배달 앱 사용률은 10% 이하에 그쳤다.

천츠민 FTC 부위원장은 “음식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우버이츠와 푸드판다는 주요 경쟁 관계에 있었지만, 합병할 경우 이와 같은 경쟁 압력이 없어질 것”이라며 “이 경우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거나, 음식점 운영자에게 수수료를 더 부과할 유인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빌리티 ‘공룡’ 우버, 아시아에선 유독 잠잠

한편 이번 소식은 자본시장에서도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전 세계 6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했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해 온 우버가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013년 시장에 진출해 2년도 지나지 않아 실패로 끝난 한국 사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는 계속된 불법 운송 논란에 결국 2015년 3월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나 자가용으로 돈을 받고 손님을 태우는 행위(유상 운송)는 불법이기 때문이다. 한발 물러선 우버는 지자체 및 택시업계와의 타협점을 찾는다는 방침이었지만, 결국 흐지부지된 채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중국 사업도 난항은 마찬가지였다. 중국 모빌리티 시장은 오랜 시간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3대 빅테크의 각축전이 이어져 왔다. 우버는 2014년 바이두와 손잡고 중국 시장에 우회 진출하는 방법을 택했고, 8개 대도시로 영업권을 확장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2015년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각각 투자한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가 합병하며 공룡 기업이 탄생했다. 합병 전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각 56.5%, 43.3%로 양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공룡은 중국 택시 앱 시장의 99.8%를 장악하게 됐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택시운영 자격을 갖추지 않은 차량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우버의 사업은 철수 수순을 밟았다. 자금유치는 차치하더라도 높은 규제 장벽을 넘을 수 없어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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