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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입차에 25% 관세”, 미국 의존도 높은 한국GM 철수 가능성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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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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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수출 전략 GM, 내수는 5% 불과
뚜렷한 실적 개선에도 국내 존재감 미미
부평공장 PHEV 생산 계획 돌연 철회
한국GM 부평공장 내부/사진=한국GM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생산량의 84%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은 막대한 피해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에 한국GM은 내부적으로 노사가 수시로 만나 대응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출 주력모델 가격 경쟁력 저하 우려

2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월 초 발표할 자동차 관세의 세율은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미국에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며 “그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우면, 관세가 없으므로 약간의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관세율과 발표 시기 등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대표 업체인 현대차·기아는 물론 국내 생산 2위 업체 한국GM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과 경영 운신의 폭 등을 고려하면 한국GM의 위기감은 현대차·기아 이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GM이 내수보다는 GM의 수출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됐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은 49만9,559대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출이 47만4,735대로 전체의 95%를 차지했다. 수출 비중은 2020년만 해도 77.5% 수준이었으나, 단계적으로 확대돼 지금에 이르렀다.

이처럼 극단적인 수출 전략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접어들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당장 관세 25%가 부과되면 수출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미국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뷰익 엔비스타’ 등이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올리면, 이는 현지 판매 감소로 이어질 게 자명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GM뿐 아니라) 다른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이 악화해 동일 선상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동안 쌓은 체력과 경영 전략 등을 고려하면 한국GM은 존폐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국내 수요가 탄탄해 수출에 일부 차질이 생겨도 공장을 가동에 무리가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국GM 또한 내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예고에 분주한 상황이다. 노사가 수시로 만나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본사의 방침이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아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국GM 측은 “시장 환경 및 정책 변화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한국GM이 생산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사진=쉐보레

2024년 말 희망퇴직 실시, 몸집 줄이기

GM의 국내 사업 철수를 둘러싼 논의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논의는 지난해 한국GM이 국산 브랜드 중 가장 저조한 내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촉발됐다. 한국GM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2만4,824대로 전년 대비 35.9% 감소한 수준을 나타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주력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량은 1만8,634대에 그치며 같은 기간 21.2% 감소했다.

이는 여타 중견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매우 부진한 성적이다. 르노코리아는 오랜 부진 끝에 선보인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가 시장의 이목을 끌며 지난해 10만6,939대의 판매고를 쌓았다. 단일 모델로만 한국GM 전체 국내 판매량의 4배를 웃도는 성적을 거둔 셈이다. 쌍용자동차가 전신인 KG모빌리티도 소비심리 위축 등 시장 환경 악화를 딛고 국내에서만 4만7,046대를 팔았다.

이 같은 이유로 GM의 국내 생산 시설 및 사업 규모도 점점 축소되는 분위기다. GM 본사는 그간 추진해 온 부평공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생산 결정을 돌연 철회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당시 자리를 정리한 직원은 100명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GM은 국내 공장에서 최소 생산라인만 운영하고 영업 비용을 줄이는 등 한국 시장을 중장기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언제든 발을 빼려는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확대 해석 말아야” 신중론도

다만 한국GM의 철수설이 과장된 해석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판매가 저조한 동안에도 수출 물량 증대에 힘입어 한국GM의 수출이 호실적을 거듭한 만큼 철수는 낭설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GM의 지난해 해외 판매는 전년 대비 10.6% 증가한 47만4,735대로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오랜 시간 거듭해 온 적자 행진을 끝냈다는 점도 사업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한국GM은 지난 2022년 영업이익 2,766억원을 기록하며 만성 적자를 청산하고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상회했으며, 지난해 또한 최고 실적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영업이익을 1조원 이상 내는 기업의 철수를 논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꼬집으며 “일단 ‘철수’라는 단어가 시장에 등장하면, 본사로선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하게 된다”고 신중한 평가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GM 본사의 향후 행보도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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