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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對이란 공격’ 개입 시사, 이란 정권 교체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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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최후통첩’ 트럼프
하메네이 제거까지 들먹이며 "무조건 항복" 위협
미군 동원 이란 핵시설 타격으로 생각 기울어
출처=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제거 작전까지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이란의 '무조건적 항복'을 촉구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핵 협상 등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듯 보였으나,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 이후 군사 개입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모습이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군사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이란 내 핵시설을 파괴하고, 나아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이루는 방안까지 시야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무조건 항복하라” 이란 압박

17일(이하 현지시간) CNN은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포르도)을 공격하기 위해 미군 자산을 사용하는 데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으며, 외교적 해결에는 시큰둥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한 뒤 백악관 상황실에서 80분간 국가안보팀과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미·이스라엘 합동 공습, 또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GBU-57)을 활용한 직접 타격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 직후 취재진에게 “이란과의 협상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며 “단순한 휴전이 아니라 진정한 종식(A real end)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란의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 최고지도자가 숨어 있는 위치를 알고 있다. 그는 지금은 안전하지만 영원하지는 않다”고 경고하면서 “무조건 항복하라(UNCONDITIONAL SURRENDER!)”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외교적 해법을 우선시해 왔으나, 지난 12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기습공격 이후 점차 강경 노선으로 기우는 모양새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행정부에 벙커버스터 폭탄 제공과 미국의 직접적 군사 개입을 요청해 왔으며, 미국 측은 이스라엘 전투기 급유 지원을 위한 공중급유기 30여 대를 중동 지역에 급파한 상태다. 또 트루스소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we)는 이란 상공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를 확보했다"고 언급했는데, '우리'라는 표현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영공 장악을 지원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동치는 중동 정세에 국제유가 ‘출렁’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원유 공급에 쏠려 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해협을 틀어막는 게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경우 국제유가가 뛰면서 그렇지 않아도 불투명한 인플레이션 전망을 더 악화시킬 수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등의 금리인하를 방해할 수 있어서다. 이는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월가는 그럴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본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Nicholas Colas) 설립자는 "유가 폭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는 원유 가격이 크게 상승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트랙리서치가 1987년부터 2019년까지 분석한 결과, 경기 침체가 오려면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일반적으로 저점에서 두 배로 상승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콜라스는 WTI가 침체를 유발할 수 있는 가격을 배럴당 120달러로 추산했는데, 이는 17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인 76.54달러와는 큰 차이가 있다. 콜라스 설립자는 "이처럼 유가가 크게 뛰려면 장기간의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시장은 큰 지정학적 충격을 잘 견뎌내 왔다. 도이치뱅크는 1939년 이후 증시 매도세를 초래한 32건의 지정학적 사건을 분석했는데, 지정학적 충격이 발생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주 동안 약 -6% 하락한 후, 그다음 3주 동안 완전히 회복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거래일로 따지면 바닥을 찍는 데는 평균적으로 16거래일이 소요됐고, 그 후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는 데는 17거래일이 걸렸다. S&P500 지수는 세계가 핵 아마겟돈에 가장 근접했던 사건인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 때 발생한 손실을 9일 만에 회복한 바 있다.

이란 ‘정권 교체’ 향하나

이란의 정권 교체도 초미의 관심사다. 군사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방향이 핵 폐기를 넘어 정권 교체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비등하다. 실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가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의 일부인지 묻는 질문에 “이란 정권은 매우 약하기 때문에 확실히 그 결과가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국민들을 향해 이란 정권의 경제적 무능함과 비도덕성을 강조하며 내부 반발을 유도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12일 첫 공습 직후에도 그는 “일어서서 당신들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라”고 이란 국민들의 내부 동요를 선동했다.

이런 상황에서 압도적 군사력을 갖춘 미군이 이란 핵시설 파괴, 더 나아가 이란 정권교체를 위한 공세에 동참할 경우 이란의 반격 여하에 따라 중동은 새로운 질서 창출 또는 분쟁 확대의 양 갈래 길에 서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란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핵 프로그램 전면 포기 등 유화책을 택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중동 안보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과 이스라엘로서는 이란의 후원을 받아온 하마스를 상대로 한 가자전쟁까지 마무리한 뒤 이스라엘과 사우디 간의 국교 정상화 추진을 모색하는 등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만약 시아파 무슬림의 맹주인 이란이 항복이 아닌 저항을 택하고 그에 따라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엔 대외 군사개입 자제를 표방하며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안보의 소용돌이에서 거리를 두기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최대의 전략 경쟁 상대인 중국 견제에 '다걸기'하는 방향으로 국가안보 정책을 조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도 정권 초기부터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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