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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가상자산 규제 빗장 풀어 온 日, 은행권에도 관련 시장 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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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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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은행권 계열사 가상자산 시장 진출 허용 방안 검토
2016년 자금결제법 개정 이후 친가상자산 행보 보여 와
올해 PSA 개정안 통해 규제 완화·질서 확립 속도 내기도

일본 금융당국이 은행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년 전부터 가상자산 관련 제도 손질에 힘을 싣던 일본 정부가 재차 유화적 태도를 내비치는 양상이다.

日 금융청, 은행권 가상자산 취급 허용할까

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일본 금융청은 은행그룹 계열사의 가상자산 매매·교환 서비스 진출 허용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다. 개인과 기관이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해 시장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일본 은행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은행그룹 산하 자회사는 금융청의 가상자산 교환업 승인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에선 SBI홀딩스의 ‘SBI VC 트레이드’, 라쿠텐증권의 ‘라쿠텐 월렛’ 등 증권사 계열 기업 중심으로 가상자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청은 이를 개선해 은행그룹 계열 증권사도 가상자산 교환 및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증권사 계열과 은행 계열 증권사 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고, 가상자산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금융청은 은행그룹 본사가 투자 목적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취득·보유할 수 있도록 관련 감독 지침을 개정, 가상자산을 국채나 주식과 같은 투자자산군으로 인정해 은행의 자산 운용 전략 다양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다만 가상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성이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훼손하거나 예금자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무 건전성 기준과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방안도 병행 검토한다. 일반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은행 계열 증권사에는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의무도 부과된다. 금융청 관계자는 “투자 기회를 넓히되, 은행권이 단기 시세 변동으로 경영 위험을 떠안지 않도록 적절한 통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日 정부의 가상자산 관련 제도 확립 과정

일본 정부의 가상자산 친화적 행보는 이전부터 지속돼 왔다. 일본은 주요국 가운데 가상자산 규제를 가장 발 빠르게 마련한 나라로, 2014년 마운트곡스 사태를 겪으며 2016년 자금결제법을 개정하고 가상자산을 공식 자산으로 인정했다. 다만 당시 도입된 규제는 상당히 강력했다. 일본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일본 금융청(FSA)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신규 가상자산이 상장할 시 일본암호자산거래업협회(JVCEA)의 허가를 받아 ‘화이트리스트’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했다. 2018년 태동한 JVCEA는 정부로부터 규제 권한을 위임받아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과 거래소들의 상장 종목 등을 관할하고 있다.

문제는 화이트리스트 등록을 위해 각종 서류를 제출해도 심사 과정에만 1~2년이 걸릴 정도로 절차가 까다로웠다는 점이다. 이에 JVCEA는 2022년 회원 거래소 세 곳 이상에서 이미 거래가 이뤄지는 등 일정 조건을 만족한 가상자산이라면 최초 상장 시 요구하는 복잡한 절차를 일부 완화해 주는 ‘그린리스트’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021년 37개였던 일본의 상장 가상자산 숫자는 2023년 들어 100개를 돌파했다.

아울러 일본은 각 법인이 법인 차원의 가상자산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법인 차원의 투자를 아예 막는 건 시대착오적이란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된 결과다. 법인이 가상자산 거래에 참여하면 거래 주체의 폭이 넓어지며 가상자산 시장이 보다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반기 등장한 'PSA 개정안'

이에 더해 일본 정부는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및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지급결제서비스법(PSA)을 개정하며 시장 질서 확립에 나섰다. 해당 개정안에는 신탁형 스테이블코인(전자지급수단)에 대한 준비금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신탁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는 발행액 전액을 요구불예금 또는 이와 유사한 고유동성 상품에 보유해야 한다. 개정안은 이 요건을 완화해 발행액의 최대 50%까지 원금 손실 위험이 매우 낮은 저위험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적격 자산에는 잔존 만기가 3개월 이하인 일본 또는 미국 국채, 중도 해지가 가능한 정기예금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새로운 ‘전자지급수단/암호자산 서비스 중개인’ 범주도 신설된다. 현행 제도상 암호자산 거래 서비스 제공업체와 이용자 사이에서 중개 역할만 수행하는 사업자는 정식 교환업자와 동일하게 엄격한 등록 요건을 적용받고 있다. 개정안에는 고객 자산을 보관하지 않는 중개인을 위한 별도의 범주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개인들은 가상자산 또는 전자지급수단의 매수·매도·교환을 원하는 이용자와 등록된 암호자산 거래 서비스 제공업체 또는 전자지급수단 거래 서비스 제공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들은 고객 자산을 보관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자본비율 요건이 면제되며,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 의무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가상자산 거래소 제공 업체 또는 전자지급수단 서비스 제공자가 자산을 일본 내에 보유하도록 명령할 수 있게 허용하는 새로운 법적 장치도 마련됐다. 정부가 직접 고객 자산의 크로스보더 유출 방지에 나서는 셈이다. 해당 안은 2022년 FTX Japan의 파산 절차 당시 자산을 국내에 묶어두는 것이 고객 이익 보호에 효과적이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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