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스테이블코인 뱅킹, 금융 정산의 새 질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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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월 2조달러 이동, 금융 정산의 중심 이동 은행·핀테크·디지털 달러, 결제 인프라 통합 경쟁 투명한 규제와 데이터 연동이 새 질서의 핵심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한 달 평균 2조달러(약 2,780조원), 최대 4조달러(약 5,560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공공 블록체인을 통해 이동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소비나 카드 결제가 아니라, 자금 정산의 무게중심이 기존 금융망에서 디지털 네트워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동안 금융권의 관심은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가 전통 은행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이제 초점은 누가 미래의 결제·정산 인프라를 설계하고 통제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은행은 대출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에도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핀테크의 기술을 흡수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실시간 결제망을 연결하며 역할을 확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은행 수준의 규제와 통제를 갖춘 디지털 달러, 즉 스테이블코인 뱅킹이 국경과 플랫폼을 초월한 새로운 정산 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의 경쟁 구도는 ‘대출 중심의 혁신’에서 ‘결제 인프라 주도권’ 경쟁으로 전환됐다.

핀테크를 흡수한 은행, 통합으로 가는 금융
최근 2년 동안 은행들은 속도, 이용자 편의성, 데이터 이동성 등에서 핀테크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핀테크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핀테크 매출은 은행·보험 산업 전체의 약 3%에 불과하며, 반면 주요 금융기관은 2024년에 2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은행은 자금조달력과 고객 네트워크에서 확실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핀테크는 은행의 대응 속도가 느리거나 경쟁이 제한된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 대출, 해외 송금, 소상공인 결제 같은 비효율적 영역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응해 은행들도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핀테크가 중개한 대출은 점차 사모 신용 펀드나 기관투자자의 자금으로 흡수되고, 은행은 실시간 결제망을 직접 운영하며 자금 이동의 속도와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주요 결제 네트워크 역시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을 시험하며 기술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 금융의 경쟁 구도는 ‘은행 대 핀테크’의 대립을 넘어섰다. 예금, 실시간 결제, 디지털 달러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통합 정산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뱅킹의 위치와 역할
핀테크 대출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전 세계 핀테크 대출 잔액은 약 5,000억달러(약 6,950조원)로, 미국의 가계부채 18조달러(약 2경5,000조원)에 비하면 미미하다.
반면 은행들은 자체 실시간 결제망을 구축하며 결제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RTP(Real-Time Payments) 네트워크는 2025년 2분기에 4,810억달러(약 6,690조원)를 처리했으며, 페드나우(FedNow) 서비스에는 2025년 4월 기준 1,3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5년 6월 시가총액은 2,520억달러(약 3,51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주요국을 중심으로 법제화가 본격화됐다. 은행은 자산 운용과 규제 기반을 유지하고, 핀테크는 기술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며,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은 두 영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정산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결제망, 암호 자산에서 금융 인프라로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도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편입시키고 있다. 비자(Visa)는 USDC 기반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며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고,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서클(Circle)과의 협력을 강화해 동유럽·중동·아프리카(EEMEA) 지역에서 USDC 결제를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국경 간 거래와 주말 결제의 병목을 해소하는 실질적 혁신으로 평가된다. 시범 사업이 확산될수록 온체인 기반 달러는 합법적 결제 수단으로서 환전 경로와 위험관리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이는 은행을 대체하기보다, 은행을 개방형 결제 구조의 중심 관문이자 신뢰의 축으로 재편하는 과정이다. 스테이블코인 뱅킹은 금융의 외부가 아니라, 제도권 안에서 작동하는 확장된 정산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 결제 네트워크 유형- 스테이블코인 결제망, 실시간 결제망(X축), 월간 결제 처리액(Y축)
스테이블코인 뱅킹의 정책 과제
국경 간 송금 수수료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정책의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5년 평균 송금 수수료는 6.49%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가 제시한 3% 기준을 크게 웃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비용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지만, 결제 지연과 접근성 측면에서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여준다.
규제 체계도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기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2025년 현재 온체인 거래의 대부분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지며, 월 거래 규모는 2조달러(약 2,780조원)를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은 2024년 6월부터 가상자산 규제 기본법안(MiCA, 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를 시행해 발행사에 완전 준비금 보유와 상환 의무를 부과했고, 미국 상원도 2025년 중순 유동성 준비금과 발행사 공시 의무를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데이터 이동성과 감독 강화를 위한 오픈뱅킹 제도 개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험이 같다면 규제도 같아야 한다는 원칙 아래, 디지털 달러 역시 은행 수준의 보호 체계 안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렴하고 있다.

주: 송금 수수료 비율(X축), 송금 유형- 은행 채널 평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저비용 경로 평균, 디지털 송금 평균, 전 세계 평균(Y축)
스테이블코인 뱅킹의 제도 설계와 시스템 통합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하려면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의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핵심은 투명하고 감독 가능한 결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MiCA는 이미 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발행사는 인가를 받아야 하며, 고객 자산을 1대1로 뒷받침할 고품질 준비금을 확보해야 한다. 언제든 액면가로 상환할 수 있어야 하고, 준비금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 원칙은 다른 국가의 정책 설계에도 준거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틀은 기술적 연동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 결제 과정에서 고객 확인(KYC), 제재 심사, 거래 기록 등 핵심 데이터가 함께 이동해야 투명성과 신뢰가 확보된다. 미국은 이를 위해 오픈뱅킹 규칙을 개정해 안전한 데이터 공유와 책임 분담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결제 인프라의 통합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RTP와 FedNow 같은 실시간 결제망이 블록체인 기반 정산 시스템과 연동되면, 금융기관은 스테이블코인 입금을 즉시 예금으로 전환하거나 반대로 처리할 수 있다. 이런 구조가 정착돼야 은행과 핀테크의 협력이 통제 가능한 틀 안에서 작동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뱅킹의 목표는 명확하다. 예금, 실시간결제망, 토큰화 자산이 하나의 규칙 안에서 작동하는 통합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로운 정산 질서의 기반
은행은 대출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기술을 흡수하고, 협력하며,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금융의 다음 단계는 디지털 자산과 기존 결제 인프라가 얼마나 긴밀하게 결합되는가에 달려 있다.
스테이블코인 뱅킹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발행 관리, 준비금 운영, 상환 절차, 감독 체계, 데이터 연동이 투명한 규칙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기반이 마련되면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전세계 금융 정산 구조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새로운 질서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효율성과 신뢰를 강화하며, 더 빠르고 공정한 금융 체계를 떠받치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하고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om Lending Apps to Settlement Rails: Why Stablecoin Banking Will Define the Next Decad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