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한 한은, 10·15 대책·집값 상승세가 영향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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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7·8월 이어 10월에도 기준금리 동결 치솟는 서울 집값, 정부 10·15 대책에 발맞췄나 단기적 효과 입증된 대출 규제, 장기간 수요 억제는 어려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서울 지역의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룬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기준금리 2.5% 동결
23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인상한 뒤 1년 7개월간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다 작년 10~11월 연달아 금리를 내렸고, 올해 들어 동결(1월·4월), 인하(2월·5월)를 번갈아 결정하다가 7월·8월·10월 3회에 걸쳐 금리를 2.5% 선에서 유지 중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 시장 및 가계 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 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부동산 과열 양상에 기름을 끼얹지 않기 위해 금리 인하를 미뤘다고 해석한다. 지난달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은 전월 대비 1포인트(p) 오른 112로 집계됐다. 해당 수치는 6·27 대책 발표 이후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까지 낮아지며 급락했으나, 8월(+2p, 111)과 9월(+1p) 재차 오름세를 탔다. 이 같은 집값 상승 기대감은 부동산 가격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추석 연휴 전(2주 전)과 비교해 0.54% 뛰었다.
정부, 10·15 대책으로 대출 조여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역시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에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대출 규제에 힘을 싣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하향 조정하면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주게 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오는 16일부터 수도권 15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할 때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최대한도가 현행 6억원에서 더욱 축소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까지,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을 허용한다.
대출 총량 억제를 위한 조치도 강화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한은 종전 1.5%에서 3%로 상향돼 향후 신규 대출 시 금리에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두 배로 커진다. 이는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보수적 금리를 높이는 제도로, 실질적으로 대출 가능액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오는 29일부터는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DSR 산정에 포함된다. 기존에는 전세대출이 DSR 예외로 분류됐지만, 이번 조치로 1주택자가 임차 목적으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이자 상환분이 DSR에 반영된다.
부동산 규제 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도 확대된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넘어 마포·성동·광진 등 한강벨트, 경기 분당·과천 등에도 규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모두 40%로 축소되고, 1주택자의 추가 구입 시 취득세 중과와 전매 제한이 적용된다.

수요 억제 효과는 일시적
10·15 대책은 단기적으로 뚜렷한 효과를 내고 있다. 대책 발표 일주일 만에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22일 기준)을 살펴보면, 규제지역 지정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이달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계약이 체결된 거래는 235건이었다. 이는 대책 발표 당일을 포함한 직전 6일(10∼15일) 2,102건의 11.2% 수준이다. 관련법상 주택 매매거래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안에 이뤄지는 만큼 향후 수치는 변동될 수 있지만, 대책 발표 이후 거래 위축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다만 해당 대책의 장기적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이 뒤따른다. 수요 억제에 따른 시장 안정화 효과가 오래 유지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은형 대한건설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위적 억누름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 과거 사례처럼 거래량이 급감해도 신규 거래 물건의 가격 변동이 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등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 역시 "4,000조원을 넘긴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M2)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 전월세 가격 상승 불안 요인이 겹치며 수요자의 집값 상승 전망과 무주택자 등의 주택 구매까지 완전히 진화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재차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질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의 패닉 바잉 현상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조사한 아파트 입주 물량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8,885가구에 그친다. 이는 최근 10년(2014~2023년) 평균 입주 물량인 3만5,797가구 대비 약 20% 적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