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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 인하' 힘 싣는 트럼프 행정부, 글로벌 빅파마 압박에 이어 바이오시밀러 승인 요건까지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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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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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약값 인하 위해 바이오시밀러 장벽 낮춘다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압박해 '최혜국대우 가격' 판매 확약도 받아내
강경한 자국 우선주의 노선 속 제약업계 로비액 급증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을 상대로 미국 내 의약품 판매가격 조정을 요구한 데 이어, 재차 약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제도를 손질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행정부, 약값 인하 전략 본격화

29일(이하 현지시간) FDA는 "생물학적 동등성 연구를 간소화하고, 불필요한 임상 시험을 줄이는 새로운 지침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요구해 온 '비교 임상 효능시험'(CES)을 생략하고, '비교·분석 평가'(CAA)를 중심으로 간소화된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지침과 관련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발표된 바이오시밀러 개혁안은 미국 국민의 약값을 인하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가속화하고 시장 경쟁을 촉진하며, 환자의 선택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이 언급했듯,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약값 인하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운영 의약품 판매 사이트인 ‘트럼프Rx(TrumpRx)’의 가동을 예고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트럼프Rx는 정부가 환자와 제약사를 온라인으로 직접 연결해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는 일종의 ‘정부 직영 약국’으로, 2026년 1월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환자는 제조사로부터 바로 의약품을 구매해 유통 마진과 리베이트가 제거된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빅파마, 줄줄이 고개 숙여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빅파마에도 강력한 가격 인하 압박을 가해 왔다. 지난 7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 등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공개서한을 보내 60일 이내에 약값을 선진국 수준으로 내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세계 평균보다 세 배나 비싼 약값을 낸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2월 미국 공공정책 연구 기관인 랜드 코퍼레이션(RAND Corporation)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의약품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대비 2.78배 높다.

이 같은 요구에 가장 먼저 응한 것은 화이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의 브리핑을 열고 “화이자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공공의료보험)에 적용되는 모든 약과 앞으로 나올 신약에 최혜국대우(MFN)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화이자가 미국 외 선진국에 적용하는 가격 중 최저 가격으로 미국 시장에 의약품을 유통한다는 의미다. 화이자는 약값 인하와 별개로 미국 내 제조 시설에 대한 700억 달러(약 100조원) 규모 투자를 결정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대가로 화이자에 3년간 의약품 관세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10일에는 아스트라제네카도 트럼프 행정부와 약값 인하와 관련해 합의를 도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앞으로 모든 메디케이드 적용 처방약을 MFN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출시하는 모든 의약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앞으로 5년간 500억 달러(약 71조3,3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화이자와 마찬가지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향후 3년간 대미 수출 시 관세를 면제받게 된다.

트럼프 취임 후 제약업계 로비 13%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행보가 심화하는 가운데, 제약업계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로비 자금을 집행 중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간 제약바이오 산업을 대표하는 52개의 주요 기업과 유관기관은 미국에 로비 금액으로 3억3,400만 달러(약 4,800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급증한 수준이다. 

미국 상원에서 관리하고 공개하는 '상원 로비 공개법 데이터베이스(Lobbying Disclosure)'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의 대표적인 로비 단체 중 하나인 미국제약협회(PhRMA)는 올해 1~9월 로비에 2,949만 달러(약 42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화이자 역시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약 1,070만 달러(약 153억원)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5% 폭증한 수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같은 기간 로비에 440만 달러(약 63억원) 이상을 썼으며,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140만 달러(약 20억원)를 투입했다. 길리어드 역시 올해 3분기에만 로비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280만 달러(약 40억원)를 지출했다. 미국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의 타깃이 된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기업 우시앱택은 올해 1~9월 107만 달러(약 15억원)를,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56만 달러(약 8억원)의 로비 자금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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