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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유전자 편집 치료, 비용과 절차의 벽에 막힌 희귀질환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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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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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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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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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투여비만 수십억원, 난해한 치료 과정으로 환자의 접근성 한계
보험·정책 미비, 지역·계층 불균형, 일부 환자만 혁신 치료 경험
비용 분산과 규제 강화, 공공 시스템 도입이 보편적 치료 확산의 핵심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 편집 치료 시대가 열렸지만, 환자 다수는 여전히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승인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 기반 치료제의 1회 투여 비용은 220만~350만달러(약 3억1,800만~5억500만원)에 달한다. 치료 과정의 복잡함, 높은 비용, 의료 인프라 부족 등이 확산의 장애물로 꼽힌다.

유전적 개량 목적 치료를 엄격히 제한하는 윤리 기준의 강화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혁신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전체 희귀질환의 95%는 여전히 실질적인 치료법 없이 방치된 상태다. 연구·개발 결과가 실제 의료 현장까지 확장되기 위해서는 비용 부담 분산, 지급 모델 다변화, 공공 안전망 구축 등 다각도의 노력이 필수다. 기술 발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유전자 편집 치료 확장의 한계

최근 각국 규제 당국은 겸상적혈구병(SCD) 등 일부 희귀질환에 대해 크리스퍼 기반 치료제를 처음 승인했고,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임상시험에선 평생 고통받거나 기대 수명이 짧았던 환자들의 삶이 실제로 개선됐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각 치료법마다 표적 시장과 생물학적 특성, 공정 방식이 달라, 일괄적 확장 전략이 작동하지 않는다. 맞춤형 체계로 인해 치료비가 높게 책정되고, 보험사와 정부도 부담 규모에 대한 우려로 확대를 망설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혁신의 혜택은 일부 환자에 그치고, 다수는 치료 사각지대에 남는다. 규제 장벽은 낮아졌지만, 실질적 보편 치료 경로는 완전히 열리지 않았다.

치료 과정의 복잡성도 진입 장벽을 키운다. 다수의 체외 유전자 편집 치료는 골수 공간 확보를 위한 전처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장기 입원, 감염, 간 손상 등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진료 예약, 생산 설비, 투여 일정 등 여러 단계가 맞지 않으면 치료 전체가 지연된다. 의료기관과 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세포채집부터 투여까지 시간이 길어지며, 일부 대형 병원에만 기회가 집중될 수 있다. 기술만으론 치료 기회가 확대되지 않는 구조다.

투자 심리 위축도 문제다. 2020~2021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뒤, 2022~2023년에는 투자액이 급감했다.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거나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인프라 확장, 빠른 환자 치료 제공이 모두 지연됐다. 이로 인해 접근성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비용과 접근성, 혁신 사이에서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높은 가격은 접근성의 가장 큰 장벽이다. 미국에서 허가된 크리스퍼 기반 치료제 카스게비는 1회 220만달러(29억원), 리프제니아는 310만달러(41억원)에 이른다. 기존 유전자 치료제들도 210만~350만달러(28억~46억원)가 일반적이다. 한 번 치료로 평생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실제 도입이 쉽지 않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매년 바뀌는 특성상 선제적 치료비를 감당한 후 혜택을 오래 누리지 못하므로 현실 도입에 소극적이다. 이 같은 구조는 치료제 확산을 늦추고 지역별, 계층별 격차를 심화시킨다.​

주요 유전자 치료제 가격(단위: 백억 달러)
주: 치료제 종류- 렌멜디(MLD),헴제닉스(혈우병 B), 리프제니아(겸상적혈구병, SCD), 카스게비(겸상적혈구병, SCD/CRISPR), 졸겐스마(척수성 근위축증, SMA), 럭스터나(RPE65 유전자 변이), 가격(Y축)

비용 분산을 위한 계약과 모델도 논의된다. 치료 효과에 따라 지불하는 성과 기반 계약, 5년 이상에 걸친 분할 납부, 환자 수와 무관하게 비용을 나누는 구독형 모델 같은 새로운 제도가 미국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실제로 구독 모델로 C형간염 치료 처방이 5배 증가한 사례가 있다. 시행 초기 한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다양한 지급 방식은 환자 접근성 확대에 실질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적 형평성 문제도 중요하다. 겸상적혈구병(SCD) 환자 80%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몰려 있음에도, 첨단 치료제의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 탓에 현실적으로 제공이 어렵다. 접근 확대를 위해선 국가별 가격 차등, 기술이전, 공공 생산 등 정책적 해법이 필요하다. 고위험 전처치 없이 활용 가능한 기술 개발과 형평성 지표 기반의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2021년 겸상적혈구병(SCD) 환자 분포 및 연간 신생아 수(단위: 명)
주: 환자 지표-겸상적혈구병 환자, 겸상적혈구병 신생아(X축), 인구수(Y축)/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연한 빨간색), 그 외 지역(진한 빨간색)

윤리적 기준과 규제

2023년 이후 국제사회에서는 인간 유전정보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생식세포 편집의 전면 금지를 주요 원칙으로 삼고 있다. 과학적 안전성과 사회적 합의가 미비한 단계의 기술을 무분별하게 적용하는 것이 개인 존엄과 사회 평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는 질병 치료 목적의 체세포 편집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접근성 역시 취약계층 우선 원칙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규제가 느슨해질 경우, 일부 계층이 유전자를 선택해 사회 구조가 왜곡될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 영화 ‘가타카(Gattaca)’는 유전적으로 설계된 인간이 사회적 우위를 점하고, 자연 출생자는 차별받는 미래상을 그린 SF영화로, 유전자 편집 규제가 약화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계보건기구(WHO), 각국 규제당국, 전문가 단체들은 체세포·생식세포·유전정보 대물림 편집 모두에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재정 및 인력 지원이 동반돼야 하고, 임상 기준 및 투명성, 독립성 강화도 필수다. 시장 논리에 좌우되면 인류 보편적 권리와 존엄이 흔들릴 수 있음을 ‘가타카’의 교훈은 시사한다.

‘공공 시스템’ 기반 유전자 편집 접근 전략

치료제의 실질적 확산을 위해서는 교육, 인프라, 정책 혁신이 삼박자로 작동해야 한다. 유전체 이해력 강화는 전문가뿐 아니라 학생과 일반 국민 모두에게 육성돼야 한다. 보건·의료·교원 양성 과정에는 유전자 편집 치료의 원리, 위험, 임상 및 윤리 이슈를 포괄하는 체계적 교육이 필수적이다. 학생과 미래 의료인은 ‘혈액성분채집(아페레시스·Apheresis)’, ‘골수조혈세포 제거(마이엘로어블레이션·Myeloablation)’ 등 필수 임상 기술과 청소년 연령의 동의 절차를 정확히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상담 인력 부족 해결 및 학위과정 확대, 원격 상담 시스템 활성화도 필요하다.

의료기관 간 데이터 네트워크, 인력 및 시설자원 공유, 통합 진료 일정 구축 등 인프라 확대도 핵심이다. 영국의 ‘제너레이션 스터디(Generation Study)’처럼 대규모 유전체 연구 사업 경험은 향후 보험, 공적 혜택 기준의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정책적으로는 구독형 지급 모델, 장기 분납, 표준계약서 확대, 치료비 세제 분산 등 혁신이 이어져야 한다. 규제와 정부는 비용과 품질 안전을 고려한 국산 생산 지원, 윤리 기준 통일, 공공-민간 혁신 플랫폼 기반 확충에 힘써야 한다. 이미 쌓인 경험과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통합·집행하는 것이 난제 해결의 관건이다.

모두를 위한 유전자 편집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미래 의학의 중심이지만,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자원으로 자리 잡기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공정한 시장 설계, 공공 시스템 구축, 인력과 인프라 확충, 윤리 기준 확립이 같은 속도로 진전돼야 한다.

치료 효과 기반의 지불 방식, 교육 확대, 장기적 의료 투자, 엄격한 대물림 규정 등이 병행되어야 유전자 편집 치료가 일부만의 특권이 아닌 사회 전체의 공동 가치가 될 수 있다. 첫 환자군은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앞으로는 이 혜택이 사회 전체에 골고루 미치는지, 진정한 공공재로 자리매김하는지가 다음 세대에 평가받아야 할 과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Gene Editing Access at a Crossroads: From Breakthroughs to a Public Playbook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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