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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부동산 불패 신화'가 집값 상승 견인, 근거 없는 기대심리는 버블 위험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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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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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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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진단적 기대'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한 상승세, '합리적인 선' 벗어나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보다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

한국은행이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에 편향된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 과도한 투자 행동을 유발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된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는 제한되고 오히려 집값만 자극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부동산 시장이 경제 펀더멘털이 아닌 대중의 기대심리에 흔들리면서 버블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韓 부동산 시장 주체들 과도한 기대심리

한은은 11일 발간한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막연한 집값 상승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되고, 집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적용한 '진단적 기대'란 경제 주체들이 부동산 가격이 미래에도 오를 것이라고 편향된 인식을 갖는 상태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분석 결과, 국내 주택시장의 기대가 합리적인 선을 벗어났다"고 평가하면서 "합리적 기대가 무너진 시장에 진단적 기대가 작용하면서 수도권 집값이 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제 성장세가 부진했음에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진단적 기대가 형성된 상황에서는 통화정책 효과가 부동산에 집중된다. 경제 주체가 금리 인하의 주택가격 부양 효과를 과도하게 평가하면서 시중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와 소비 증진, 경제 성장 효과는 상대적으로 위축된다. 즉,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성장 제고 효과는 크지 않고, 집값 상승 폭만 커진다는 게 한은 연구팀의 결론이다.

경제 펀더멘털 아닌 심리적 전염에 영향

한은은 지난 6월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서도 주택시장 기대심리를 부동산 불안정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주택시장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는 변동성이 크면서도 한 번 형성된 방향은 장기간 유지되는 특징을 보인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심리가 시장에 반영되면 ‘영끌’, ‘패닉바잉’ 등 과도한 투자 행동을 유발하고, 결국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져 금융 안정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팀은 금리 인하가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자극하며, 특히 거시건전성 정책이 완화된 국면에서는 그 효과가 크게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반사실적 시나리오 분석에서는 기대심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실제 집값 상승폭과 가계대출 증가 폭이 각각 절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안정적 앵커링이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금리 인하 기조가 주택시장 과열과 금융 불균형 확대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남대 전현진 박사 등이 수행한 '유동성과 주택가격의 기대심리가 실질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도 기대심리가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연구에서 연구팀은 가계대출, M2, 산업생산지수 등 유동성 지표와 실질 매매가격지수 간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과거 주택가격과 시장의 기대심리가 현재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임을 검증했다. 그러면서 저금리 등 유동성 확대로 주택 자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시장의 중심가치가 ‘투자 가치’로 전환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동경제학자들의 발언도 이 같은 결론을 뒷받침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인간은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손실 회피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도 "자산 시장의 거품이 단순히 경제 펀더멘털이 아닌, 사람들의 내러티브와 심리적 전염에 의해 형성된다"며 "주택가격 폭등의 원인은 저금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대중의 믿음이나 집단적 자신감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기대심리에 갇힌 부동산, 日 버블과 유사

더 큰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대중의 기대심리에 크게 좌우되면 버블 위험에서도 자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매우 위험한 잠재적 위기, 즉 과도한 부동산 투자라는 시한폭탄 위에 앉아 있다"며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은 버블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30년 전 부동산 거품이 터졌지만, 아직도 그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한국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부동산 시장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됐고,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기업들의 토지 매입액은 1984년 8,500억 엔(약 8조원)에서 1985~1990년 연평균 6조7,000억 엔(약 63조6,000억원)으로 8배가량 급증했고, 집값과 상업지 가격도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은 장기 경기 침체를 겪었다.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은행과 기업은 줄줄이 파산했고, 내수 위축과 경기 침체가 반복되면서 경제 전반에 큰 피해를 남겼다.

2020년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완전히 동일한 상황인 것은 아니다. 한국은 투기적 가수요에 의해 집값이 오르고 있는 반면, 일본은 기업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 매입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일부 유사한 점도 존재한다. 서울 및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 촉발된 국지적 집값과 토지값 폭등은 일본에서 시작된 버블 팽창기와 비슷하다. 저금리하의 과도한 시중유동성, 금융기관의 공격적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 등도 공통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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