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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난 악화부터 풍선효과까지, 부동산 대책 부작용에 시장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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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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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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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 시장 안정 효과 미미
갭투자 막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급감
비규제 지역은 ‘풍선효과’ 솔솔

정부가 6·27 가계부채관리강화방안에 이어 9·7 주택공급확대방안, 10·15 주택시장안정화 방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효과보다는 부작용만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25개 구와 경기도 12개 시·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초광역 규제는 비규제 지역에 ‘갭투자’를 몰리게 했고, 대출 한도를 집값의 40%로 제한한 조치는 서울 전세 매물의 씨를 말리며 월세 전환을 가속화했다. ‘집값 안정’이라는 정부의 목표와 달리 시장 왜곡과 거래 위축만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전세 매물 부족 심각, 월세 증가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한 지난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174건이 신고됐다. 규제 전 열흘(10~19일)간 신고된 매매 건수가 4,031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래량이 95.7%나 급감했다. 거래 의사 자체도 크게 위축됐다. 10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618건으로, 규제 발효 전인 19일(7만1,656건)보다 9.9%(7,038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역시 17만7,838건에서 17만2,444건으로 3.1%(5,394건) 쪼그라들었다.

실거주 의무 강화와 갭투자 차단은 임대 공급의 주요 통로까지 막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의하면 10월 24일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이 4만9,359가구에 그쳐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 발표 전날인 6월 26일 5만4,843가구 대비 약 10%(5,484가구) 줄어들었다. 이 중 강동구(-78%)는 전세 매물이 1년 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강북구(-65.3%), 광진구(-54.6%), 관악구(-48.6%), 노원구(-44.5%) 등 비강남권 감소폭이 특히 컸다.

공급이 줄자 전셋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2% 오르며 37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전셋값이 올랐다. 11월 상황도 다르지 않다. 11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0.07%) 대비 상승폭이 소폭 커지며 0.08% 올랐다. 수도권(0.10%→0.11%)과 서울(0.14%→0.15%), 지방(0.03%→0.05%) 모두 오름폭이 커졌다.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고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월세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29.7이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경기와 인천 월세지수도 지난 9월 각각 129.2, 134.8을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점도 전월세 시장 불안 요인으로 손꼽힌다. 부동산R114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3만6,302가구에서 내년 1만4,067가구로 61.3% 감소할 전망이다. 경기도 역시 같은 7만3,810가구에서 5만3,555가구로 줄어든다.

전세 품귀에 목소리 커진 임대인, ‘세입자 면접’ 진행

전세 매물 급감에 따른 부작용은 실거래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 품귀에 임대인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면접을 보고 세입자를 고르는 임대인이 느는 추세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임대인 우위시장이 공고해지자, 집주인이 면접까지 요구해 난감하다는 사연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최장 9년까지 전세 계약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이른바 ‘3+3+3’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이 거론된 여파다.

임차인 면접 제도 도입을 법제화하자는 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현재 깜깜이 임차 계약 시스템으로는 내 집에 전과자가 들어오는지 신용 불량자가 들어오는지 알 길이 없다”며 “상호 간 분쟁 방지 및 임대인 재산권 보호를 위해 임차인 면접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악성 임차인 방지법’ 입법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대차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집주인이 신뢰할 수 있는 세입자를 선택해야 한다”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임대차 시장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1차 서류 전형-2차 면접 전형-3차 6개월 인턴십’ 절차를 거쳐 신용도, 월세 지급 능력, 거주 태도를 평가해 세입자를 최종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 1차 전형에서 대출 연체 유무를 알 수 있는 ‘신용정보조회서’, 강력 범죄자 파악을 위한 ‘범죄기록회보서’와 ‘소득금액증명원’, ‘세금완납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서류를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2차 면접 후엔 6개월간 임차인 인턴 과정을 통해 월세 미납, 주택 훼손, 이웃 갈등 등의 이슈가 없는지를 확인 후 본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인의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엔 ‘한번 세입자를 들이면 내보내기 쉽지 않다’는 불안 심리가 깔려 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 매물이 귀해진 영향도 있으나, 3+3+3 계약갱신법 등이 거론되자 임대인들이 세입자를 더욱 가려 받으려 한다”며 “9년이나 한 세입자에게 묶일 수 있는 만큼 ‘잘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집을 보러 가겠다고 전화하면 직업, 가족 관계부터 묻는 임대인도 있다”고 전했다.

규제 피한 경기도, 182건 신고가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부동산 대책의 부작용이다. 대책 발표 당시 정부는 풍선효과를 선제적으로 방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처방전을 써냈다고 설명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비규제 지역의 집값이 오르며 설득력을 잃었다. 실제로 대책 이후 경기도 비규제 지역에서는 평균 매매가가 1.1% 상승했다. 총 182건의 역대 신고가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경기 규제 지역 신고가 3건의 61배, 서울 신규 규제 지역 신고가 66건의 2.8배에 달한다.

가격 상승과 신고가 랠리는 서울 접근성이 좋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구리시는 평균 매매가가 1.8% 오르며 28건의 신고가를 기록했고, 화성시 역시 1.7% 상승하며 41건의 신고가가 나왔다. 남양주시도 집값이 1.2% 뛰었고 신고가가 18건 나왔다. 단지별로 보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65㎡는 지난달 27일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거래인 9월 23일 계약(13억3,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급등한 금액이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0일 16억9,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최고가를 넘어섰다. 같은 달 2일 거래 금액(15억원)과 비교해 1억9,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27일 12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이 지난 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2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동탄2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아파트 매수·매도 문의가 동시에 늘었고 집 주인들이 기존 매물을 5~10% 올려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투자 문의가 이어져 목이 쉴 지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화된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는 여전하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6만6,762가구 중 77.0%인 5만1,411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84.4%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매매 가격 변동률은 6.88%, 수도권은 2.21%를 기록한 반면 지방은 -1.30%를 나타냈다. 대구 -3.58%, 전남 -2.09%, 대전 -2.02% 등 주요 지방 도시들이 모두 하락세다. 전셋값도 0.04% 떨어지면서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가 준공 전 미분양 1만 가구를 매입하는 '안심환매 사업'과 인구감소지역 주택 매입 시 세금을 감면해 주는 '세컨드홈 특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서울·수도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1주택자가 지방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에서 5년간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9·7 대책 역시 여전히 안갯속이다. 연말까지 세부적인 공급 계획을 발표한다고 했지만 공공 중심으로 서울 내 핵심 입지에 충분한 물량이 들어설 수 있을지 의문이 크다. 수요와 공급, 어느 것 하나 잡지 못한 대책에 시장 왜곡만 심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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