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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조치" 롯데손보 적기시정조치 부과에 술렁이는 보험업계, 신종자본증권 발행·M&A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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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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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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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비계량적 지표 앞세워 롯데손보에 적기시정조치 부과
소비자 이탈 위험에도 불구하고 등장한 '초강수'
후폭풍 휘말린 보험업계, 자금 조달·매각 난항 전망

롯데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으며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건전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비계량적 지표를 앞세워 강력한 제재를 가한 탓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 왔거나 매각을 추진 중이었던 보험사들은 줄줄이 이례적 사태의 후폭풍에 휘말리게 됐다.

금융당국, 롯데손보에 '철퇴'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앞서 금융위는 5일 롯데손보에 대해 적기시정조치 중 하나인 경영개선권고를 부과했다. 롯데손보의 건전성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예 없이 제재를 가한 것이다. 보통 보험사가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건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규제 수준인 100%를 밑돌 때다. 그런데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은 지난 1분기에 119.9%로 미끄러진 이후 매 분기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9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141.6%다.

당국이 잣대로 삼은 것은 경영실태평가 항목으로만 활용돼 왔던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비롯한 비계량적 지표였다.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12.9%로 손보사 평균(106.8%)을 대폭 밑돌았다. 롯데손보가 지난 2021년 9월 적기시정조치를 한 차례 유예받은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롯데손보는 높은 해외대체투자 비중에도 관련 리스크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평가 4등급을 받았다. 아울러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ORSA) 도입 유예 사실도 제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ORSA는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위험을 식별·평가하고 이러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지 자본건전성을 자체 평가하는 제도다. 

롯데손보는 수치 기반의 계량평가와 달리 평가자의 주관이 반영되는 비계량평가가 경영개선권고의 직접적 사유로 연결되는 것은 과도하다며, ORSA 도입 유예 역시 상위 법령인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라 이사회 의결을 거친 정당한 절차였다고 주장한다. 실제 비계량평가 결과로 금융사에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된 일은 경영실태평가 도입 이래 최초다. 롯데손보는 지난 1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적기시정조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및 본안 소송 제기 안건을 의결한 상태다.

보험사의 고객 이탈 리스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 같은 당국의 행보가 '예상외'라는 평이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보험사의 건전성이 약화했다는 낙인이 찍히면 고객이 대거 이탈할 위험이 커진다"며 "이는 당국 입장에서도 경계해야 할 상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당 전문가는 "보험사는 자본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고객 보험료를 장기 자산에 투자해 운용하는 구조인 만큼, 소비자가 대량 이탈하면 해지환급금 지급을 위해 보유 현금 및 운용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며 “현금성 자산과 단기 자산이 우선적으로 사용되지만, 해지 규모가 예상치를 넘어설 경우 유동성이 낮은 장기 자산을 처분해야 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자산을 급하게 매각하면 가격이 하락해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충격이 심화할 시 개별 회사를 넘어 금융시장 전반으로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험성은 경영 악화로 재매각·청산 절차를 밟은 MG손해보험의 사례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MG손보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예금보험공사의 관리를 받으며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메리츠화재, 일부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사 무산과 협의 지연이 반복되며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재정 건전성 우려와 불투명한 매각 일정 등 논란이 누적되자, 가입자들의 해약 비율은 급격히 치솟았다. 앞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실이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제출받은 ‘MG손해보험의 상품별 해약률·해약 규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말까지 MG손보 가입자가 상품을 해약해 받은 환급금은 1,00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24년 한 해 전체 해약금(1,369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후 MG손보의 영업은 지난 9월 4일자로 전면 정지됐으며, 122만 건의 잔여 보험 계약은 모두 신설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으로 이전됐다.

보험업계 일제히 '비상'

금융당국이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롯데손보를 향해 강수를 두자, 보험업계에는 일제히 비상이 걸렸다. 롯데손보가 경영개선권고를 부과받은 후 2021년 발행한 4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이자 지급을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해당 증권은 후순위채보다 더 후순위 구조로, 적기시정조치 발동 시 보험업법 시행 세칙에 따라 배당·이자 지급이 취소될 수 있다. 이는 투자자의 직접적인 손실로 연결된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유사 상품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손보 후순위사채 등급을' A-(하향검토)', 신종자본증권은 'BBB+(하향 검토)'로 조정하기도 했다.

자본 확충과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 오던 보험사들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가량으로 길고 차환 조건 발행 구조를 갖춰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면서도 보험업법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자본성 증권으로, 유상증자와 달리 발행 주체가 주주 참여나 지분 희석 우려 없이 자본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신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자본적정성 관리 필요성을 직면한 보험사들은 유상증자, 후순위채, 전환사채(CB)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미 찬바람이 불고 있는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 역시 완전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적기시정조치 사항에 추가하면서 현재 시장에 나온 보험사 매물들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MG손보와 KDB생명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32.4%와 -73.29% 수준이다.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나설 시 단기간 내 지표 개선이 가능하지만, M&A 과정에서 대주주가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경우는 사실상 드문 만큼 리스크 요인은 한동안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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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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