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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상호의존 강화로 움직이는 인도·중국 경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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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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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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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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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 전략 균형 구조
경제 중심 상호의존 심화
관세 충격 대응·공급망 재편 전략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도는 시장·기술 기반은 미국에, 핵심 투입재와 전략적 여지는 중국에 두는 방식으로 균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양국 관계의 중심이 더 이상 국경 분쟁이 아니라 경제와 공급망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4/25 회계연도 기준 인도의 대중국 무역적자 992억 달러(약 138조원)는 이 구조를 상징하는 지표다. 히말라야 긴장이 이어졌음에도 적자가 확대된 사실은 이를 더욱 뚜렷하게 한다.

2025년 8월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며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2024년 미·인도 교역은 2,123억 달러(약 296조원)를 유지했다. 이는 상호 의존이 단기 충격으로 흔들릴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환경에서 인도는 감정보다는 현실을 우선하며 두 강대국을 상호 견제하는 전략을 선택했고, 그 연장선에서 인도·중국 간 전략적 레버리지가 새로운 관계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략적 레버리지의 선택적 의존 구조

인도·중국 간 전략적 레버리지는 특정 품목에 집중된 의존도를 조절해 인도의 행동 여지를 넓히는 구조다. 군사적 긴장과 경제 관계가 분리되면서 공급망이 실제 영향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2024/25 회계연도 기준 인도의 대중국 수입은 1,135억 달러(약 158조원)로, 이 중 전기·전자 장비가 477억 달러(약 66조원)를 차지했다. 전자·배터리·태양광 소재에 의존이 몰려 있는 만큼, 중국은 승인·가격·운송 조정만으로도 인도 제조업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 있다. 인도도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다.

대중국 수입 규모는 같은 기간 인도 수출의 약 8배에 달하며 격차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애플의 2024년 인도 생산액이 140억 달러(약 19조원)에 이르렀지만 소재와 기술 기반은 여전히 중국에 크게 의존한다. 인도 배터리 업체 아마라 라자(Amara Raja)가 2024년 중국 고션(Gotion)과 체결한 전지 기술 계약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태양광 전지·모듈 역시 상당 부분이 중국 공급망에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전략적 레버리지 분석이 필요하다. 양국은 전지·웨이퍼·정밀 부품 등 핵심 공급망을 조정해 상대국의 제조 경쟁력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도 역시 중국이 중시하는 국제 포럼에서 시장 접근이나 외교적 상징성을 조절할 여지를 확보하고 있다. 결국 두 나라의 주도권은 상호의존 속에서 갈린다.

인도–중국 교역 불균형, 2024/25 회계연도
주:인도의 대중 수입(1,135억 달러, 약 152조원)은 수출(142.5억 달러, 약 19조원)의 약 8배에 달해 구조적 적자를 형성한다.

경제가 앞서는 국경 관리 구조

경제적 상호의존이 강화되면서 국경 문제는 더 이상 양국 관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되지 않고 있다. 실질 통제선(LAC)은 상징성은 크지만, 양국은 이를 전체 관계와 분리해 관리해 왔다. 2024년 말 인도 외무장관이 이탈(disengagement) 쟁점의 75%가 정리됐다고 밝힌 데 이어, 2025년 10월에는 5년간 중단됐던 직항편이 재개되며 교류도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

안보 협력 역시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 미국·일본·호주가 참여한 말라바르 2024(Malabar 2024) 해군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됐고, 군수지원 협정 레모아(LEMOA), 통신 호환성 협정 콤카사(COMCASA), 지리정보 공유 협정 베카(BECA)도 안정적으로 이행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경 문제는 안보 채널에서 따로 관리되고, 경제는 별도 경로로 움직이는 ‘이중 트랙’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두 경로가 병렬로 작동하면서 충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인도 제조업이 중국산 투입재에, 인도 수출이 미국 시장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러한 분리를 뒷받침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양국 관계의 중심축은 국경이 아니라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관세 충격 속 중국의 전략적 기회

경제가 양국 관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조치는 중국에 새로운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2025년 8월 27일부터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자 보석·의류·새우 등 노동집약 산업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았다. 충격이 커질수록 중국은 대규모 합의 없이도 소규모 조정을 반복하며 인도의 부담을 완화할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인도 수입에서 전자 부문 비중이 높다는 점은 납기 안정성 자체가 레버리지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중국이 활용할 수 있는 경로는 세 가지다. 첫째는 표적 수입 채널을 여는 방식이다.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는 무역 원활화와 SCO 개발은행 논의를 포함했으며, 관세 충격이 큰 품목에 한정해 관세율 쿼터나 신속한 위생·검역(SPS) 절차 적용이 가능하다.

둘째는 부품 공급의 안정성 보장이다. 배터리·웨이퍼·PCB 조립품에 6개월 단위의 롤링 쿼터를 제시하면 생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 아마라 라자–고션의 전지 기술 협력과 중국의 태양광 상류 지배력은 이러한 전략이 실제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는 인적 교류 확대다. 직항편 확충과 기술 중심 도시 간 항공편 증설은 현장 대응 능력을 높이며, 비즈니스 비자와 공동 연구실은 공급망 협력을 제도적으로 고정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SCO의 AI 협력 체계는 지식재산과 장학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조정은 별도의 신뢰 구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국이 일부 인도산 수출을 흡수하고 안정적인 투입재를 제공하는 순간, 미국 관세의 충격은 자연스럽게 약화된다. 결국 레버리지는 외교적 발언이 아니라 물류 흐름과 납기 조정 능력에서 형성된다.

인도 대중 전자제품 수입 비중, 2024년
주:2024년 인도의 중국 수입 1,269.6억 달러(약 170조원) 중 전기·전자제품은 476.7억 달러(약 64조원)로 약 37%를 차지한다.

공급망 변화에 맞춘 교육·인력 재편

공급망이 전략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교육·정책 환경도 이에 맞춘 조정이 필요한 국면에 들어섰다. 직항 노선 확대와 비자 완화가 이어지면 인도 학생들의 중국 STEM 유학 수요는 한층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대응해 인도 대학은 전력 반도체, 전기화학, 로봇, 생산공학 등 실습 기반 전공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 대학 역시 공급망 관리와 산업용 AI를 중심으로 한 영어 교육과정 확대가 요구된다.

상하이협력기구(SCO)의 AI 프레임워크는 전기차 공급망과 전력망 통합 협력을 뒷받침하는 기술·제도적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다. 도시 간 산업 파트너십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전–벵갈루루(전자), 광저우–하이데라바드(의료기기), 상하이–푸네(기계) 등이 대표적이다. 이 파트너십은 소규모 시험 사업에서 시작해 성과가 확인되는 만큼 단계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

SCO 개발은행은 이러한 다도시·다기업 협력 프로젝트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안전판 역할을 하며, 지역별 공급망 통합의 실질적 추진력을 높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정책·제도 정비와 위험 관리

정책 측면에서 인도는 통신, 전력 배전, 항만 자동화 등 핵심 분야에서 새로운 의존이 형성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민감 산업에 대한 투자 심사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레모아(LEMOA)·콤카사(COMCASA)·베카(BECA)가 미·인도 방위 협력의 기반임을 인정한 뒤, 원자재 규제 완화나 기준 집행의 일관성을 요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반대로 인도는 관세 충격이 큰 품목의 시장 접근성 확대와 부품 승인 절차의 속도 개선을 제기할 여지가 크다.

정치적 위험도 여전히 상존한다. 국경 재긴장, 중국의 파키스탄 지원, 인도의 대만 관여 확대 등이 대표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양측은 부분적 이탈과 직항편 재개를 통해 완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고율 관세는 인도에 시장 다변화 필요성을 다시 부각시켰고, SCO는 실용적 조정 메커니즘으로 기능하고 있다.

윤리 기준 역시 중요한 축이다. 중국은 코발트·니켈 추적, 배터리 재활용, 수산물 조달 기준 준수 등을 조건으로 혜택을 조정할 수 있으며, 인도는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 한편 비민감 품목에는 투명하고 시의성 있는 인허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2024/25년 인도의 992억 달러(약 138조원) 무역적자는 양국 상호의존의 구조적 성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관세가 최대 50%에 이르고 미·인도 교역이 2,123억 달러(약 296조원) 규모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도가 특정 분야에서 중국을 필수 파트너로 활용할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전략은 제한적 수입 채널 운영, 안정적 투입재 공급, 항공편·비자·연구 협력 확대에 맞춰질 전망이다.

향후 10년은 쿼터, 납기, 항공편 등 구체적 조정 수단이 양국 레버리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 제약이 심화되기 전에 이러한 경로를 제도적으로 구축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India, China, and the Future of Asia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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