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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류센터 매물 쓸어담는 외국계 투자자들, 공급 절벽·자동화 가속화 전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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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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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관 투자자, 국내 물류센터 매물 줄줄이 소화
수년 사이 물류센터 공급량 급감, 과잉 공급 시대 마무리 전망
신속한 자동화 흐름이 투자 수요 부추겼을 가능성도

국내 물류센터 시장의 자금 주도권이 뒤바뀌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이후 관련 신규 투자를 대폭 줄인 가운데, 해외 자본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확대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이 물류센터 공급 과잉 해소 및 자동화를 통한 시장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외 자본 대거 유입된 물류센터 시장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해부터 수도권 주요 물류센터와 개발 권역을 잇달아 확보하고 있다. PF 부실 사태가 발발한 후 개발 프로젝트에서 대거 EOD(기한이익상실)를 맞이한 국내 증권사 및 운용사들이 사실상 신규 투자에서 손을 뗀 가운데, 빈자리를 해외 자본이 채우는 양상이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시에 있는 김포성광 물류센터를 약 835억원에 매입했으며, 지난 7월 김포고촌 물류센터와 남양주 화도 물류센터 2곳을 인수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GS네트웍스, 쿠팡 등 전자상거래·물류 기업이 입주 중이며, 매입가는 3,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랙스톤은 2016년 경기 동남권역에 위치한 5개 물류센터(에이블로지스, 코어로지스, 관리, 동산, 부국)를 사들이며 국내 물류센터 시장에 처음 진출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투자 경쟁이 과열됐던 2020년 이를 한꺼번에 매각했다. 이후 5년 만에 다시 물류센터 투자를 재개한 것이다.

독일계 자산운용사인 DWS자산운용(옛 도이치자산운용)도 경기 광주시 곤지암 물류센터 매각 입찰에 참여, 지난 7월 인수자로 최종 선정됐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워버그핀커스는 지난 3월 경기 안성시에 있는 삼성로지스 물류센터를 사들였고, 준공 후 예상 가치가 5억 달러(약 7,350억원)에 달하는 물류센터 2곳을 추가 개발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부실채권(NPL) 투자회사인 미국 오크트리캐피탈 역시 지난 3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경기 이천시 회억리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최근에는 KKR·크리에이트자산운용 컨소시엄이 인천 청라 로지스틱스센터 인수전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입가는 1조원대다. 현시점 KKR은 청라에 이어 화성·안성 일대 중대형 물류센터 매물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M&G·모건스탠리·하인즈(Hines)는 블라인드펀드 기반의 투자를 본격화했으며, PGIM·워버그핀커스 등도 국내 물류센터 라인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류센터 공급-수요 균형 회복 추세

외국계 투자자가 줄줄이 물류센터 투자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물류센터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되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물류센터 개발은 지난 2018~2022년 팬데믹의 영향으로 이커머스 거래량이 급성장할 당시 눈에 띄게 활성화됐다. 2022년 물류센터 공급량은 396만6,942㎡로 전년 대비 두 배로 성장했고, 2023년과 2024년 공급량은 595만413~628만992㎡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예상 공급량은 불과 99만1,735~132만2,314㎡에 그친다. 공사비 증가, 고금리, PF 시장 경색 등으로 물류센터 개발이 어려워지면서 착공이 줄줄이 지연된 결과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수도권 A급 물류센터 중 1년 이상 착공이 지연된 사업장은 172개(1,236만㎡)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1%는 건축허가 후 3년 차에 접어든 상태다. 다수는 소유권 이전 지연·자금조달 불발·시행구조 미확립 등 이유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고, 일부는 경·공매 시장으로 밀려나거나 부실자산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CBRE코리아는 구조적 여건을 고려할 때 2026∼2027년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기존 시장 규모의 5%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3자물류(3PL)와 이커머스 등 주요 산업군의 물류센터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이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며 수요 다변화 흐름 역시 본격화했다. 이에 업계 전망 역시 낙관적 방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젠스타메이트가 국내 주요 부동산 투자사와 자산운용사 임직원 7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7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물류센터에 대한 회복기 전망은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회복기 전망이 침체기(36%) 전망을 앞지른 건 2022년 상반기 이후 처음이다.

물류업계 내 자동화 기술 확산

일각에서는 이들 투자자가 자동화 기술 발전으로 인한 시장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국내 물류업계 내 자동화 기술 활용도는 급속도로 제고돼 가는 추세다. 로봇이 단순한 상품 이동을 넘어 고차원적인 분류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되자, 관련 기술 도입이 서비스 질 향상과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받은 국내 물류센터 수는 총 49개소에 달한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은 인공지능(AI) 기반 화물 처리와 자동화 설비를 갖춘 창고에 행정·재정적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빨라질 경우 국내 고용 시장에 막심한 충격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제조업·건설업 불황으로 공장·건설 현장 일자리가 급감한 가운데, 물류센터는 새로운 고용 창출처로 떠올랐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8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4,000명(0.4%) 감소했다. 고용허가제에 따른 외국인 가입자 증가분을 제외하면 감소폭은 2만9,000명으로 더 커진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 역시 같은 기간 1만7,000명 줄면서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만7,000명(2.1%) 증가한 1,094만7,000명을 기록했다. 보건·복지업이 서비스업 증가세를 견인하는 가운데, 운수 및 창고업 가입자도 2.3% 늘며 유의미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 물류업계 내에서 자동화 전략이 보편화할 시, 업계의 성장세는 가속화할 수 있으나 채용 장벽이 높지 않은 일자리가 대거 증발하며 시장 전반의 혼란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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