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MEMO] 국가별 감독 역량을 가르는 AI 활용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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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감독 기반 격차 확대 정부·기관 역량지수의 분명한 분리 신흥국의 데이터·인력·시스템 제약 누적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AI 활용 능력이 금융감독의 속도와 품질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했다. 2024년 생성형 AI를 감독 업무에 도입한 국가는 19%에 그쳤고, 활용은 주로 선진국에 집중됐다. 각국이 보유한 디지털 운영 토대와 데이터 환경, 기술 인력 수준이 크게 달라지면서 도입 흐름에서도 확실한 차이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 격차는 기술 보유 여부를 넘어 금융감독의 신뢰성과 안정성에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진다. AI가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기반이 취약한 기관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며 감독 체계를 규제자본이나 유동성 규정과 같은 ‘핵심 인프라’로 다뤄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감독 기준 역시 AI 환경에 맞춰 재편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이를 떠받칠 제도적 토대가 국가 경쟁력의 일부로 자리 잡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AI 도입 속도를 가르는 감독 기반
AI 활용 속도는 각국 금융감독 체계가 갖춘 기본 역량을 그대로 드러낸다. 생성형 AI를 실제 감독 업무에 적용한 국가는 아직 많지 않지만, 선진국이 도입을 앞서 이끄는 흐름은 분명하다. 2024년 활용 비율은 19%로 전년 8%에서 두 배 넘게 늘었고, 선진국 감독기관의 활용률은 75%까지 올라간다. 반면 신흥·개도국은 58%에 머물러 데이터 파이프라인, 모델위험 관리 규정, 전문 인력 확보에서 여전히 제약을 안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한 기술 보유 수준이 아니라 감독 토대 전반의 격차에서 비롯된다. 결국 생성형 AI는 감독 역량의 새로운 기준선을 형성하며, 향후 국가 간 감독 경쟁력을 가르는 주요 분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 역량지수에서 드러난 국가별 기반 수준
정부 AI 역량지수(Government AI Readiness Index)에서도 국가별 차이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지수는 감독기관이 AI를 실제 업무에 적용할 준비가 어느 정도 갖춰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각국의 디지털 운영 능력을 그대로 반영한다.
2024년 세계 평균은 중간대에 위치했고, 서유럽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반대로 낮은 단계에 머물러 지역 간 간극이 크게 벌어졌다. 미국이 종합 1위를 차지했지만, 데이터·인프라 항목에서는 싱가포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점도 특징적이다.
이 점수 차이는 감독기관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제3자 위험을 통제하며 모델 검증 절차를 운영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준비도가 낮은 국가는 프로젝트가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수작업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반면 기반이 갖춰진 국가는 AI를 감독 절차에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조사 응답에서 가장 많이 선택된 AI 활용은 고객 상담(64%)과 이상거래 탐지(56%)였으며, AML·KYC 준수, 데이터 분석이 뒤를 이었다.
신흥국을 묶는 구조적 제약의 실체
현장 조사 결과는 신흥·개도국이 겪는 어려움이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구조적 제약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독 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기술을 도입해도 적용 범위가 넓어지지 않고, 핵심 업무 대부분이 초기 단계에 머무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초안 작성이나 요약처럼 단순 작업은 빠르게 확산됐지만, 감독 모델을 실제로 구축하고 운영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기관은 많지 않다. 내부 AI 정책을 갖춘 곳도 전체의 4분의 1에 불과하며, 아프리카 지역은 이보다 더 낮다. 결국 감독 체계가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드러난다.
이 제약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요인이 동시에 얽히며 심화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체계는 미흡하고, 기술 인력은 부족하며, 모델위험·설명가능성 기준도 정비되지 않았다. 여기에 노후 시스템이 남아 있어 새로운 모델과의 연동도 매끄럽지 않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서도 신흥국의 오픈소스 활용률이 낮아 ‘처음부터 다시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보다 시스템 환경이 더 큰 장벽으로 작동하는 이유다.

주: 단기(12개월)와 중·장기(5년) 감독 업무별 AI 활용 계획을 비교했다.
감독 인프라 재정비의 실행 방향
준비 수준이 낮은 국가는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성과가 검증된 파일럿을 공통 플랫폼으로 전환해 확장 가능한 틀을 만드는 편이 효율적이다. 감독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결제 사기 탐지, 민원 분류, 등록부 연계 같은 업무가 적합한 출발점이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거버넌스와 운영 자동화(MLOps), 모델 검증 역량까지 함께 강화되며 다음 단계로 넘어갈 기반이 마련된다.
특히 소규모 감독기관은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지역 클라우드, 모의침투 점검(레드팀), 바이어스 테스트 공동 구매, 코드 공유 등 공동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이 실질적 대안으로 부상한다. 여기에 모델위험 정책, 제3자 위험 통제, 모델 인벤토리·재학습 기준 같은 기본 규율을 갖추면 AI가 감독 결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회사의 AI 투자액이 2023년 1,660억 달러(약 222조원)에서 2027년 4,000억 달러(약 536조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기술 도입이 빨라지는 만큼 운영 기반을 먼저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각국은 역량을 규제자본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국제적 코드·데이터 표준을 공유하며, 결과 중심의 평가 구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AI Readiness in Financial Supervision: Why Central Banks Move at Different Speed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