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폴리시] 흔들리는 H-1B 파이프라인, 미국 인재 공급망 균열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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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M 인재 기반 약화와 교사 공급 붕괴 경쟁국의 교육–이민 결합 전략 강화 공교육 투자와 예측 가능한 이민 제도의 동시 개편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H-1B(전문직 비자) 인재 파이프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수수료 인상과 공교육 약화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구조적 압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약 50만 명의 숙련 인력이 H-1B 비자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실험실, 반도체 기업, 인력난이 심한 농촌 병원 등 미국 전역의 기술·의료 현장을 떠받쳐 왔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도입한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 일회성 신청 수수료는 파이프라인 자체를 흔드는 조치로 평가된다. 인도 71%, 중국 12%에 집중된 공급 구조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공교육의 기초 과학·수학 역량(STEM)이 약해진 현실과 맞물리며 구조적 충격이 더 커지고 있어서다. 해외 인재 유입이 줄어드는 순간 미국 내에서 대체할 인재 풀이 부족하다는 취약성도 드러난다. 결국 미국은 “ 인재 공급 부재–해외 의존 심화–비용 장벽 확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문턱에 서게 됐다.
미국 내 인재 기반 약화
미국 STEM 인재 부족은 미국이 H-1B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출발점이다.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미국의 수학 점수는 465점에 그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472점을 밑돌았다. 과학과 읽기에서도 개선 폭이 크지 않았다. 2024년 국가학업성취도평가(NAEP)에서는 12학년 학생의 30% 이상이 읽기 기초 수준에 미달했고 약 45%는 수학에서도 기본 수준을 넘지 못했다. 최근 30년 중 가장 낮은 성적이다. 이 성적은 학력 기반의 약화가 구조적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국 향후 10년 동안 해외 엔지니어와 데이터 과학자를 미국 내 인재로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 교사 인력 부족이 겹치며 STEM 기반은 한층 더 취약해지고 있다. 학생의 기초 학습 성취가 낮아지고 산업 인력 공급 안정성으로도 영향이 번지고 있다.

주: 전국 공립학교 대부분이 교사·비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당수 학교가 인력 부족과 지원자 풀 축소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교사 인력 붕괴와 STEM 병목
교사 인력 붕괴는 STEM 교육의 기반을 가장 먼저 약하게 만든다. 공립학교의 86%는 2023~24 학년도에 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었고, 학교의 40% 이상은 자격 미달 교사를 투입해 수업을 유지했다. 약 30%의 학교는 학급 규모가 늘었고 25%는 과목을 줄여 인력난을 버텼다. 기본적인 수업 운영이 흔들리는 상황이 여러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수학과 과학 교사 부족은 더 심각하다. 2022~23년 기준 31개 주에서 수학 교사가, 34개 주에서 과학 교사가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지 못했다. 동일한 학력을 가진 다른 직군 대비 26.6% 낮은 임금 탓에 이탈도 빨라졌다. 실제로 2020~2022년 사이 약 30만 명이 교육 직군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력 공백은 수업 품질의 저하로 이어지고, 학생들의 기초 학습 능력이 떨어지며, 신규 교사 유입까지 줄어드는 연쇄적 약화로 나타난다.
이 누적된 약화가 STEM 기반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기술 산업은 인력의 질과 양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교사 부족이 계속될수록 공급 병목은 더 뚜렷해진다. 미국 내에서 인재를 키우는 경로가 약해질수록 외부 인재 감소가 만들어내는 충격도 고스란히 노출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경쟁국의 교육·이민 결합 전략
미국의 인재 기반이 흔들리는 동안 경쟁국은 전략을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 H-1B 신청 수수료가 10만 달러(약 1억3,000만원)까지 오르자 캐나다·독일·중국은 졸업 후 취업비자와 점수제 영주권을 묶은 제도를 강화했다. OECD 국가 상당수가 이미 ‘유학–취업–정착’ 경로를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며 국제 교육과 숙련 이민을 하나의 정책축으로 통합하고 있다. 유학생을 장기 숙련 인재로 전환해 산업 기반을 넓히려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인도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인도 국적자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발급된 H-1B 비자의 72% 이상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자국에서 고급 인력을 흡수하는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도 내 1,600개 글로벌 역량센터(GCC)는 160만 명의 전문 인력을 고용하며 규모를 키웠다. 인도 정부는 ‘인도AI 미션’을 통해 10,300크로어 루피(약 1조6,000억원)를 투입했고, 19,000개 GPU 기반의 대형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투자 흐름은 인도 출신 인재가 미국 H-1B 파이프라인으로 이동하던 기존 경로가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 인재 이동의 중심축도 변하고 있다. 유학·취업·정착을 일체형 경로로 설계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미국의 흡인력은 완만하게 줄어든다. 고급 인재는 새로운 선택지를 향해 움직이고 있고, 글로벌 인재 흐름은 미국 중심 구조에서 다극화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 인도는 H-1B 승인자의 70% 이상을 차지해 미국 고숙련 인력 파이프라인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공교육 투자–이민 개혁의 통합 해법
미국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공교육을 전략적 인프라로 다루는 전환이 필요하다. 교사 초봉 인상과 유급 교사 준비 프로그램 확대는 가장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조치다. 숙련 교사가 학교에서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경력 구조와 승진 경로를 정비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고등학교–커뮤니티 칼리지–대학–산업으로 이어지는 교육–고용 경로를 구축해 학생이 수학·코딩·데이터 역량을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경험하게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이런 기반이 마련되면 STEM의 기초 역량은 안정되고 인재 공급망도 장기적으로 강화된다.
2007년 H-1B 추첨 자료는 추가 비자를 확보한 기업이 더 많은 대학 학력 인재를 채용하고 성장률도 높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 출신 졸업생이 대체됐다는 근거도 확인되지 않았다. 1990~2010년 고숙련 이민 증가가 미국의 생산성 성장에서 30~50%를 설명한다는 분석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외부 인재는 연구·개발과 혁신 확산에서 지속적으로 기여해 왔고, 첨단 산업의 성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기술 인력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환경에서는 교육과 이민 제도가 동시에 작동해야 공급망이 유지된다. 예측 가능한 이민 절차와 안정된 공교육 기반이 결합될 때 기술 산업의 성장 경로가 이어지고, 글로벌 경쟁에서도 미국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H-1B Talent Pipeline Is Breaking Before Our Eye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