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딥폴리시
  • [딥폴리시] 중국 희토류 허가제, 세계 공급망을 조정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

[딥폴리시] 중국 희토류 허가제, 세계 공급망을 조정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

Picture

Member for

8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은실
Position
연구원
Bio
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수정

중국 희토류 ‘행정통제’ 전면화
허가 절차 기반 공급 흐름 조정 본격화
기관·기업 대응 격차, 글로벌 분기점으로 부상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가격보다 ‘서류와 절차’로 작동하면서 글로벌 산업 지형이 다시 재편되고 있다. 2024년 중국은 고성능 희토류 영구자석의 94%, 채굴의 60%, 정제의 91%를 차지했다. 전기차 모터와 드론 구동장치, 의료 장비, 공장 로봇 같은 핵심 기계가 사실상 같은 행정 체계 아래 놓여 있다는 의미다.

2025년 중국은 금수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복잡한 허가제를 도입했고, 그 결과 한국·일본으로 향하는 자석 수출은 3월~5월 사이 90% 이상 줄었다. 가격 변동 없이 행정 절차만으로 공급 속도가 조정되는 현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 변화는 단기적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수년간 교육·산업·정책 전반에서 대응 전략을 다시 설계해야 할 구조적 흐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가제가 다시 그린 희토류 접근 구조

중국의 희토류 통제는 가격보다 ‘접근권’ 자체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2025년 4월 4일 중국 정부는 디스프로슘(Dy)·테르븀(Tb) 등 7종의 중희토류와 관련 자석·화합물에 허가제를 적용했고, 모든 출하는 개별 심사를 거쳐야 했다. 제출 서류도 세분화됐다. 제품 구성표, 목적 설명, 최종 사용자 정보 등이 빠지면 신청은 처음으로 돌아간다.

심사 기간은 최대 45근무일이며, 부처 간 검토가 겹치면 몇 달까지도 늘어난다. 실제 통계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2025년 4월 희토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4.8%에 그쳤고, 5월에는 –5.7%까지 떨어졌다. 6월에 누적된 허가가 처리되며 60.3% 반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 시기 유럽 가격이 중국 내수의 최대 6배까지 뛰었다고 분석했다. 이제 공급의 우선순위는 가격이 아니라 허가 순서가 결정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광산·영구자석 생산 비중(2024년)
주: 중국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광산의 약 69%(약 69.2%)와 영구자석 생산의 94%를 차지해, 소규모 규제 변화도 글로벌 공급망에
즉각적 영향을 준다.

행정 절차가 만들어낸 공급 속도의 지연 구조

허가제의 핵심 위험은 작은 오류가 출하 일정을 한 달 이상 밀어낸다는 점이다. 제품 구성표 누락, 모호한 최종사용처, HS코드(Harmonized System Code, 국제 표준 상품 분류 코드) 불일치 같은 단순한 실수만으로도 신청서는 즉시 반려된다. 심사 순번은 자동으로 다음 달로 넘어간다.

경계 품목의 지연은 더 크다. 세관은 화학 성분 테스트나 코드 검증을 추가로 요구하고 심사 기간은 자연스럽게 길어진다. 그 사이 수출품은 항구에 묶이고 공장은 모터·자석 부족으로 조립 라인을 중단한다. 인도·일본의 일부 자동차 제조사는 신형 전기차 생산량을 줄였고, 다른 제조사는 단기 비축 전략으로 움직였다.

2025년 6월 자석 수출량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수치는 절차만으로 공급 흐름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 단계의 작은 마찰이 공정 가동률과 운송 일정 전반에 연쇄적으로 번지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대응 역량에 따른 공급 분기점

이 허가제는 기업·기관별 대응 능력 차이를 명확히 드러낸다. 대형 제조사는 전담 인력과 표준 문서를 갖춰 심사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반대로 대학·연구기관·중소기업·신흥국 공급업체는 동일한 절차라도 처리 역량이 부족해 기준이 조금만 높아져도 즉시 지연 대상이 된다.

디스프로슘(Dy)·테르븀(Tb)이 포함된 소결 네오디뮴 자석(NdFeB, Neodymium-Iron-Boron) 수출에는 최종사용증명서, 기술 보고서, 공인 시험 성적서, 민감 분야 미사용 증빙 등 네 가지 서류가 필수다. 제조사는 “요건만 충족하면 승인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기준은 모호하고 해석 범위도 넓다. 심사 결과가 지역 네트워크나 담당자의 경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장비를 운영하는 대학·병원·연구소는 충격이 더 크다. 특정 부품의 허가가 지연되면 장비 교체와 수리 일정이 즉시 밀린다. 실험 일정이 흔들리고 강의·연구 장비의 가동률도 떨어진다. 결국 행정 대응력의 차이가 기술 활용 능력의 차이로 이어지며, 공급망의 분기점이 기관별 역량에 따라 재편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 변화: 2024년 6월 vs 2025년 6월
주: 2025년 4월 통제 이후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으며, 이는 공식적인 금지 없이도 인허가·행정 절차만으로 공급이 충분히
축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경 밖까지 확장된 통제가 만든 단일 공급권

2025년 10월 중국은 희토류 통제를 역외로 확장해 제3국 간 재수출까지 허가 대상으로 묶었다. 중국산 희토류가 가치 기준 0.1%라도 포함된 자석·소재는 어느 나라에서 이동하든 허가가 필요하다. 통제 품목도 12개 희토류 원소와 합금, 산화물, 영구자석, 스퍼터링 타깃, 가공·재활용 장비까지 확대됐다.

‘50% 규칙’도 도입됐다. 중국의 통제·감시 목록에 오른 기업의 해외 자회사 역시 허가 거부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업 개별이 아니라 공급망 전체를 관리 대상으로 본다는 뜻이다. 중국이 2024년에만 희토류 자석 5만8천 톤을 공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통제는 사실상 글로벌 산업을 단일 행정 체계 아래 두는 셈이다.

기업은 이제 제품 속 중국산 희토류 비중을 추적하고, 공급업체 원재료 출처를 확인하며, 고객사 민감도까지 평가해야 한다. 행정 부담은 커지지만, 중국은 이를 통해 전 세계 소재 흐름과 사용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하게 된다. 수입국 정부도 단순한 외교 협상만으로는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대체 채굴·정제·자석 생산 투자, 소재 대체재 개발, 핵심 부품 비축, 중소기관의 컴플라이언스 지원 같은 구조적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 통제 범위가 국경을 넘으면서 공급망 전략 역시 ‘가격 중심’에서 ‘행정 리스크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How China Rare Earth Export Controls Became the New Tariff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8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은실
Position
연구원
Bio
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