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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국 침공 위협’ 대응 국방비 추가 확대, 인력·장비·훈련 체계 한계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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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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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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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3.3% 수준 예산, 5%로 확대
中 '2027년 무력 통일' 목표에 방어
추가예산 편성, 미국산 무기 대거 도입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2033년까지 대규모의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강력한 방어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중·일 갈등 고조 속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다만 급격한 증액에 따른 재정 부담과 더불어 부족한 간부 및 병력, 취약한 전자전 역량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중국 위협에 'T-돔' 방공망 구축도 가속

라이 총통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중국의 전례 없는 군사력 증강은 대만해협과 동중국해, 남중국해, 그리고 인도·태평양에 걸쳐 갈수록 심해지는 도발들과 결합해 역내 평화의 취약성을 부각했다"며 "무력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의지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라이 총통은 2026년까지 대만군 연합전투부대가 고도의 전투대비태세를 확립해 중국 위협을 억제하고, 2033년까지 전면적 억제 방어 전력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국방 예산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기준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올리는 데 이어 2030년까지는 GDP의 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 정부는 내년 국방비로 GDP의 3.3%에 달하는 9,495억 대만달러(약 44조2,000억원)를 책정했는데, 이보다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

라이 총통은 또 중국의 미사일과 드론, 전투기 위협에 대응하는 다층 통합 방어체계인 'T-돔'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플랫폼과 결합해 대만을 보호하는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첨단 기술에 투자하고 대만의 방산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며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 대만의 제조 강점을 활용해 방산 공급망을 강화하고, 첨단 시스템 배치를 가속화하며 새로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는 역사적인 400억 달러(약 58조4,000억원)의 특별국방예산안을 제출할 것이고, 이는 대만의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우리의 약속을 강조하는 투자"라며 "이 획기적인 패키지는 미국으로부터의 주요 신규 무기 구매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대만의 비대칭 역량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이중 압박 속 국방비 확장 기조

이번 발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2차 세계대전 후 국제질서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왔다. 그간 대만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 8월에도 라이 총통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위협이 증가했다”며 “NATO 기준에 따라 국방비를 GDP의 5%까지 확대하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만의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 요구와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의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 5년간 대만에 대한 군사적·정치적 압박을 강화해 왔다.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안 충돌을 우려한 미국은 그동안 대만에 최소 GDP 대비 3% 이상의 국방비 지출을 요구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protection fees)’를 내야 한다며 국방비를 GDP의 10%까지 늘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GDP의 10%’는 미국이 냉전 시기에 책정했던 최대 국방비 지출 비율로, 사실상 대만이 전시 상황에 준하는 만큼 미국 무기 구매 등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보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이 국방비 확대 계획을 지속적으로 발표하자, 지난 9월 중국은 "외부 세력이 제멋대로 (방위비를) 요구하도록 하고 보호비를 더 지불하며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대만인들의 혈세를 무한하게 낭비해 무력을 남용하는 잘못된 길로 맹렬히 달려가고 있는데, 이는 안전과 평화를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대만 사회의 민생 복지를 희생시켜 현재에 재앙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외부 세력은 대만을 비롯한 각국에 자체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는 미국을 가리킨다.

예산·인력 부족 등 과제 산적

다만 대만 내부에서는 급격한 국방비 증액은 무리라는 비판이 많다. 대만의 올해 국방 예산은 GDP(26조4,493억 대만달러·약 1,240조원)의 2.5%를 차지하는 6,470억 대만달러(약 28조원)다. 금액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7.7%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휴전국인 한국(2.5%)과 비슷하고,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취임(2016년) 당시 2.1%에 비해 9년 새 크게 올랐다. 대만 전체 예산(3조 대만달러·약 140조원)에서 사회복지(26.5%), 과학·교육(19.3%), 경제발전(17.2%) 다음으로 큰 비중(14.9%)을 차지한다.

미국으로부터 대만의 무기 도입이 급격히 늘어난다고 해도 운용할 병력은 물론, 병력 충원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만은 병역법 개정을 통해 1년 의무 복무제를 도입, 올해 초 제대 군인을 배출했다. 복무 기간을 늘리고 훈련과 교육을 강화하는 등 안보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과제가 산적해 있다. 1년 복무제는 2018년을 끝으로 사라졌다가 지난해 부활한 것으로, 중국과의 긴장 고조와 인구 부족 문제 심화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칼을 빼든 결과다. 당국은 복무일수를 늘린 것과 더불어 스팅어와 재블린 미사일, 케스트럴 로켓, 무인 드론 운용 실습을 포함해 더 엄격하고 정밀화한 교육도 도입했다.

문제는 2027년이다. 2027년은 2004년 이후에 태어난 대만 남성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군에 입대하는 시기다. 대만 국방부는 자국 남성 대부분이 학사 학위만 취득하는 점을 고려해 2027년에 약 3만5,000명이 징집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에는 이들 병사를 훈련할 간부가 부족하다. 대만 입법원예산센터에 따르면 자원입대 규모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많은 전투부대가 승인된 간부 병력의 80% 미만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라이 총통이 지난 4월부터 모든 자원입대 군인의 월급을 최고 1만2,000대만달러(약 53만원)까지 인상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장비 문제도 심각하다. 1년 의무 복무제를 시행한 첫해만 보더라도 훈련에 제대로 이용된 장비는 자국산 케스트럴 대전차 로켓뿐이었다. 미국에서 구매한 휴대용 스팅어와 지대공 미사일 재블린은 대만군이 광범위한 훈련에 활용할 만큼 충분한 양을 비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탓에 병사들은 실제 운용보다 기술적인 지식 습득에 집중해야 했다. 대만군의 또 다른 문제는 국제적 고립으로 인한 현대 군사 이론과 단절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만의 많은 군인들은 중국을 통해 번역된 군사 자료를 읽고 공부하다 보니, 공산당의 군사 이론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신 군사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특히 전자전 분야는 대만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현대전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통제하는 것이 핵심인데, 대만은 이 분야에 투자를 소홀히 했다. 1991년 걸프전 이후 주요 군사 강국들이 우주 기술을 국방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대만은 이 분야에서도 한참 뒤처져 있는 상태다. 더욱 냉정한 현실은 중국과의 국방비 차이다. 대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GDP의 10%를 국방에 쓴다 해도, 중국 인민해방군 공개 예산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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