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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허가 지연·관세 맞불·전투기 조준까지, 해결 기미 안 보이는 ‘중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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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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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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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대만 유사시’ 발언 후폭풍
양국 경제·안보 충돌 한 달째 이어져
위험 수위까지 온 양국 갈등, 장기화 불가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촉발된 중일 갈등이 한 달 만에 군사 영역으로까지 확전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지연과 일본의 우회 수출 반덤핑 과세 추진이 맞물린 가운데, 중국군 함재기의 ‘자위대 전투기 레이더 조준’ 논란까지 더해지며 양국 간 긴장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는 양상이다. 양국 모두 국내 정치와 외교 원칙을 이유로 물러서지 않고 있어 긴장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日, 中 우회 수출 반덤핑관세 논의

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제3국을 거쳐 원산지를 바꿔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2026년도 세제 개정안에 포함할 방침이다.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 여부는 종합적으로 판단하지만 수출품 가치 중 60% 이상을 반덤핑 관세 대상국이 만드는 경우 등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이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우회 수출 행위에 신속 대응하고자 조사 기간도 단축할 방침이다. 사실상 중국산 제품을 정조준한 조치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대일 희토류 수출 지연과 맞물리며 경제 안보 맞불 성격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한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를 통상보다 늦추고 있다. 이 조치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를 일본의 ‘존립 위기 사태’로 인정할 수 있다”고 답변한 이후 약 한 달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희토류를 포함한 중요 광물의 수출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며 “고의적인 괴롭힘인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희토류를 활용해 일본을 동요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갈등 상대국을 대상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희토류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했다. 지난 4월에는 미중 관세 갈등의 대응 조치로 희토류 수출을 규제했고, 지난 2010년에는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충돌 사건 이후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관광·문화까지 번진 파장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양국 항공 수요와 문화 교류도 흔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애초 올해 12월 31일까지였던 일본행 항공편 무료 취소·변경 조치 지원 기간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중국동방항공·중국남방항공 등 중국 주요 항공사들은 지난 5일 공지를 내고 내년 3월 28일 이전에 출발하는 일본 관련 항공편 무료 취소·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중순 내려진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이 3개월 이상 연장된 셈이다. 특히 이번 연장으로 무료 취소·변경 지원 기간에 내년 2월 중국 최대 명절 '춘절'도 포함됐다. 따라서 연휴 중국인들의 일본 여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영국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 항공사들은 12월 일본행 항공편 5,548편 중 904편(약 16%)의 운항을 중단했다. 중단된 항공편은 총 72개 노선으로 좌석 수로는 15만6,000석 규모에 달한다. 현재 중국과 일본을 잇는 정기 노선은 172개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오사카 간사이공항(626편 삭감)이며, 나리타와 나고야 주부공항이 각각 68편, 신치토세공항이 61편 줄었다.

항공 노선뿐 아니라 공연·문화 분야에서도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의 상하이 콘서트가 개최 하루 전 ‘불가항력’을 이유로 전격 중지됐고, ‘미소녀 전사 세일러문’ 중국 공연도 잇따라 취소됐다. 앞서 지난달 14일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 일본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면서 일본 영화나 공연에 대한 한일령(限日令) 등 경제적인 압력 조치도 차례로 취한 바 있다.

중국의 요구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이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일본 내 우익 세력의 지지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그로서는 발언 철회가 정치적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은 요구기도 하다. 다만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한 일본의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21~27일 일주일간 중국발 호텔 예약 건수는 여행 자제령 이전 일주일 보다 57%나 줄었고, 상당수 관광지에서 12월 말까지 중국인의 숙박 예약이 70%가량 취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일본 관광업계의 손실은 1조7,900억 엔(약 1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계속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중국이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와 마찬가지로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일본이 가장 우려하는 바다.

'동아시아 안전판' 흔들

게다가 최근에는 군사적 마찰도 불거졌다. 일본 방위성은 7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군 전투기가 공해 상공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고 발표했다. 방위성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 32분부터 약 3분간, 또 같은 날 오후 6시 37분부터 약 31분간 오키나와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군 J-15 함재기가 일본 F-15 전투기를 향해 두 차례에 걸쳐 간헐적으로 레이더 조사를 실시했다.

중국군 항공기의 자위대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를 일본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측이 어떤 목적에서 레이더 조사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는 중국기가 자위대기에 간헐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화기관제 목적(공격 목표를 지정)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통상 전투기가 상대방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해 거리와 속도 등을 측정하는 건 공격의 전 단계로 간주된다. 상대방이 대응 조치에 나선다면 우발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레이더 조사는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 더욱이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중국군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은 고의성이 짙다는 게 일본 정부의 시각이다.

일본이 미국에 공개적 지지를 요구한 것도 이런 우려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야마다 시게오 주미국 일본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일본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강화해 달라'는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일 갈등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듯한 모양새를 보여왔다. 실제 중일 갈등 촉발 이후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가 지난달 20일 "대통령과 저, 대사관은 모두 총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을 뿐,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 차원의 공개적인 지지표명은 없었다. 최근 일본의 지지 표명 요청을 받은 이후에도 미국 측 당국자들은 '미국이 강한 수준의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회신했지만, 실제 미국 발표한 성명이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의 소셜미디어(SNS) 엑스(X) 게시글인 것으로 드러나자 일본 정부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아시아의 안전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은 올해 말 도쿄에서의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을 다시 다자 협의의 틀로 끌어들이고, 동아시아의 전략적 불안정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었다. 최근 북러 간 군사 협력 강화, 중국의 북러와의 연대 과시,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으로 안보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일본에 있어 외교적 돌파구였다.

하지만 대만 문제를 둘러싼 중일 갈등이 예기치 않은 변수로 등장하며 일본의 외교 구상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일본의 발언을 '레드라인 침범'으로 규정하며 외교 전면 재조정을 시사했고, 정상회담 거부로 일본 외교의 주도권을 흔드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의 외곽 외교 확대도 일본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시작으로 유럽 주요국과의 외교를 잇달아 강화했고, 러시아와의 고위급 협의도 지속하고 있다. 이는 한중일 틀을 우회하며 '일본을 배제한 새로운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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