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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이익의 귀환’을 앞당기는 글로벌 최저한세, 미국이 놓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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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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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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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의 이익 이전 1조 달러, 과세 기반과 투자 여력 약화
글로벌 최저한세, 이익을 실제 활동 국가로 돌려 국내 유보 자금 확대
미국의 비참여는 자국 산업 기반 강화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은 2022년에 1조 달러(약 1,475조원) 규모의 이익을 조세피난처로 이전했다. 이는 자국 밖에서 신고된 전체 이익의 약 35%이자, 전 세계 법인세 수입의 10%가 매년 이 과정에서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활동이 발생한 국가와 과세가 이루어지는 국가가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구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 문제를 교정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글로벌 최저한세다. 세율이 낮은 지역으로 이익을 이전하더라도, 해당 지역의 실효세율이 15% 이하인 경우 모기업 소재국이나 다른 관련 국가가 그 차이를 추가로 과세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로써 어느 지역으로 이익을 이전하더라도 최소 15%의 세 부담이 보장되기 때문에 조세피난처를 활용해 얻던 절감 효과는 크게 줄어든다. 이러한 구조는 이익을 실제 활동이 이루어진 국가에서 다시 신고하도록 유도하며, 국내 유보 자금과 투자 기반을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미국은 이 제도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 인해 해외로 이전된 이익이 국내로 환류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됐으며, 조세피난처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내 투자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정책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 결정이다.

글로벌 최저한세의 핵심 기능

글로벌 최저한세는 연 매출 7억 5,000만 유로(약 1조2,877억원)를 넘는 다국적 기업에 최소 15%의 유효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소득산입규칙(IIR), ▲소득산입보완규칙(UTPR), ▲적격소재지추가세(QDMTT)가 함께 작동해 국가별 실효세율 격차를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이 체계는 이전가격 조정, 지배 구조 설계 등을 활용해 고세율 국가에서는 비용을 과도하게 인식하고, 저세율 지역에는 이익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제약한다. 즉, 법인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익을 특정 지역으로 이전시키는 구조적 유인을 완화하는 장치다. OECD는 이 격차 축소만으로도 연간 1,550억~1,920억 달러(약 228조~283조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이는 각국의 추가 과세와 이익 이전 감소에서 비롯되는 증가분이다.

도입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U, 영국, 캐나다, 일본 등이 2024년부터 적용을 시작했으며, 주요국 입법 동향을 종합하면 2025년 말까지 상당수 국가에서 제도 시행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부 주요국이 속도를 늦추더라도 한 국가가 과세하지 않는 경우 다른 국가가 추가 과세를 부과할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이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변화가 복지 수준에 미치는 영향
주: 복지 수준은 최저 법인세율이 13~18% 수준일 때 가장 높아지며, 이 구간이 투자 위축 없이 조세 회피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의 최적 구간’으로 나타난다.

조세회피가 만드는 투자 왜곡과 비용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는 투자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고세율 국가에서 발생한 이익이 저세율 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아, 실제로는 높은 수익을 내더라도 해당 국가에서는 과세소득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과세소득이 양(+)으로 잡힌 기업만 기준으로 회피 규모를 계산하면 실제 규모가 축소된다.

이러한 구조는 세제 변화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도 왜곡한다. 조세회피로 실효세율이 이미 낮아져 있어 법정세율 변화가 투자 판단에 반영되는 폭이 줄어든다. 조세회피가 축소되면 실효세율은 법정세율과의 격차가 좁아지고, 회피 전략을 활용한 기업만 누렸던 비용상의 이점도 사라진다.

회피 구조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이전가격 설계, 지식재산(IP) 배치, 지주회사 구성 등 절세 목적의 구조는 구축비용이 많이 들며, 한 번 마련되면 이익을 저세율 지역으로 계속 배분하는 데 활용돼 왔다. 글로벌 최저한세가 시행되면 이러한 구조의 경제적 효용은 감소한다. OECD는 저세율 지역에서 발생하는 저과세 이익이 약 80% 줄고, 전 세계 조세회피 규모가 약 50% 축소되며, 조세피난처형 투자 허브의 법인세 기반도 약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이익 신고가 실제 경제활동과 더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임을 의미한다.

저율 과세 이익이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주: 5% 글로벌 최저세율 도입 후 저율 과세 이익은 빠르게 감소한다. 글로벌 기준 약 36%에서 도입 1년 차에는 약 11%, 10년 차에는 약 7%로 줄어들며, 특히 투자 허브 국가에서 감소폭이 가장 크다.

미국 기업 환경에 미치는 영향

2025년 1월 미국은 OECD 글로벌 최저한세를 국내에서는 적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주요 7개국(G7)에는 미국 모기업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조치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이 국내로 환류되는 경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저한세가 없으면 미국 기업은 해외 이익을 조세피난처에 유지할 유인이 크다. 반대로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회피 효과가 줄어들어 미국 내 유보이익이 확대된다. 유보이익은 설비투자, 연구개발, 인력 훈련의 핵심 재원이므로 이 흐름의 약화는 투자 기반 자체를 제약한다.

이번 결정은 미국 기업에는 득이 아니지만, 조세피난처 국가에는 유리하게 작용한다. EU 세금조사국(EU Tax Observatory)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이익 이전 규모는 1조 달러(약 1,475조원)이며, 이 중 약 40%가 미국계 다국적 기업에서 발생했다. 조세피난처 국가들은 이익 이전을 바탕으로 높은 세수 기반을 유지해 왔지만, 글로벌 최저한세가 도입되면 이러한 세수의 상당 부분이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실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는 국가에서는 이전됐던 이익이 다시 신고되면서 세수 기반이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미국이 산업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한다면, 해외에 머무는 이익이 국내 공장·연구시설·공급망으로 들어오는 통로를 넓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최저한세에서 이탈하면 이 통로가 좁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최저한세가 재편하는 자본비용과 경쟁구조

최저한세의 직접 효과는 저세율 국가에 이익을 배분할 때 얻던 세후 수익을 낮추는 데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간접 효과다. 이익이 실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국가에 잡히면 유보이익이 국내에 더 많이 남아 외부 자금 의존도가 감소한다. 이는 금융비용이 높고 담보 여력이 제한된 중견·비상장 기업에 특히 중요한 변화다.

OECD 연구에 따르면 국가 간 실효세율 격차가 약 30% 축소되면 기업의 입지 결정에서 세금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숙련 인력, 에너지 비용, 물류 여건, 제도 안정성 등 비조세 요인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한다. 절세 구조가 아니라 실질 경쟁력이 투자 판단을 결정하는 구조로 이동하는 것이다.

조세회피 전략을 활용해 왔던 기업의 자본비용도 상승할 수 있다. 낮은 실효세율에 기반한 비용 우위가 축소되면서 투자 판단이 회피 전략을 쓰지 않는 기업과 비슷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산업 내 경쟁 조건을 보다 균형 있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동시에 복잡한 지배 구조에 기반한 회피 전략의 유인도 약해져 기업의 자원 배분이 본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다.

미국이 활용해야 할 정책 방향

미국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최저한세를 국내 투자 흐름과 연계할 수 있는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최저한세에 다시 참여하면 적격소재지추가세(QDMTT)를 통해 추가 과세분을 국내에서 확보할 수 있으며, 예측 가능한 투자 세액공제와 결합하면 세수와 투자 효과를 모두 국내로 유도할 수 있다.

제도의 기준선을 유지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실제 활동에 대한 정상 수익을 인정하는 구조라도 공제나 세액공제가 과도하면 제도 목적이 약화될 수 있다. 공제 항목을 단순·투명하게 설계하고, 상한과 적용 기간을 명확히 하며, 정기적인 평가로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

해외 이익이 국내 투자로 이어지는 통로를 강화하는 조정도 필요하다. 넷제로(Net Zero) 프로젝트와 인력 훈련 비용의 이월공제 범위를 확대하고, 국내 소프트웨어·데이터 인프라 투자에는 즉시 비용 산입을 적용하면, 해외에 머무르던 이익이 미국 내 설비 확충과 생산성 향상 활동에 더 빠르게 투입될 수 있다.

최저한세 도입에 따른 비용·편익을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기업은 실효세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경쟁 조건의 형평성 개선, 준수 비용 감소, 산업 간 중립적 과세라는 이점은 더 크다. OECD 연구는 국가 간 세율 격차 축소가 자본 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이익이 실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국가에서 과세될 가능성을 강화한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최저한세를 거부하면 이익이 실질 활동과 무관한 지역에 머무는 구조가 고착된다. 반대로 최저한세를 수용하면 기업이 창출한 이익이 생산과 연구, 교육, 서비스 등 실제 활동이 이루어지는 국내 경제로 돌아올 수 있다. 이는 기업을 제약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경제 활동과 세원, 경쟁과 생산성, 금융과 투자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제도적 조정이다.

국내 역량 강화, 공급망 안정,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면 선택은 명확하다. 글로벌 최저한세를 기반으로 필요한 보완책을 마련하고, 명확한 인센티브와 결합해 이익이 다시 국내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Bring Profits Home: Why the Global Minimum Tax Supports America's economic goals and investment climat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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