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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EU 러시아 동결 자산 수익 활용, 우크라이나 지원 중장기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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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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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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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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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클리어 러시아 자산 동결, 발생 수익 공적 활용 방안
원금 제외 수익만으로 우크라이나 중장기 지원 구조 구축
변동성 높은 수익을 대출·다년 재정으로 안정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국가 보유액은 약 2,100억 유로(약 363조7,200억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결제기구 유로클리어(Euroclear)에 보관돼 있다. EU는 2025년 12월, 이 자산을 무기한 동결하기로 결정하며, 6개월마다 동결 여부를 재확인하던 기존 절차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제재 자산을 둘러싼 정책 운용은 단기 대응을 넘어 중장기 전략으로 전환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정책의 초점은 동결된 원금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용 수익이다. 제재로 지급이 중단된 이자와 상환금은 현금으로 누적된 뒤, 관련 규정에 따라 안전자산에 운용돼 왔다. 금리 상승 국면이 이어지면서 이 수익은 빠르게 증가했고, EU는 이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장기 재정 지원으로 연결하는 제도적 틀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운용 수익은 금리 환경과 자산 구성에 따라 규모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EU는 매년 변동하는 수익을 단년도 집행에 사용하기보다, 다년 재정 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실체

2022년 제재가 시행되면서 러시아 정부와 연관된 채권의 이자 지급과 만기 상환은 중단됐다. 지급되지 못한 금액은 유로클리어 계좌에 현금 형태로 누적됐고, 관련 규정에 따라 안전자산에 운용돼 왔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 과정에서 상당한 운용 수익이 발생했다.

유로클리어는 2023년 1~9월 제재 대상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이 약 30억 유로(약 5조1,960억원)였다고 밝혔다. 2023년 연간 기준으로는 44억 유로(약 7조6,208억원)에 달했다. 2024년 4월 기준 유로클리어가 보관중인 자산은 약 1,990억 유로(약 344조6,680억원)였으며, 이 가운데 1,590억 유로(약 275조3,880억원)가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과 연계돼 있었다. 그러나 이 자산은 유로클리어의 자체 자금이 아니다. 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지급과 이동만 제한된 상태로 보관되는 러시아의 국가 자산이다.

2024년에도 운용 수익은 이어졌다. 독립적인 추정에 따르면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은 그해 60억 유로(약 10조3,920억원)를 넘었고, 이 가운데 약 50억 유로(약 8조6,600억원)가 EU와 G7이 마련한 금융 장치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됐다. 다만 금리 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2025년 들어 수익 규모는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례는 동결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상당한 규모를 지니는 동시에, 해마다 일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런 재원을 단기 집행에 의존할 경우 정책의 지속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EU가 운용 수익을 다년 재정 구조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럽 증권시장 인프라 구조
주: 유럽 증권시장은 거래–청산(CCP)–결제(CSD) 단계가 수직적으로 연결된 구조이며, 결제 기능은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에 집중돼 있다.

수익을 담보로 한 우크라이나 지원 구조

EU는 러시아 국가 보유액을 직접 몰수하지 않는 선에서 활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왔다. 2024년 5월 EU 이사회는 중앙증권예탁기관(CSD)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공적 재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활용 대상은 제재로 지급이 차단된 자금이 운용되며 발생한 이자 수익이다.

이 제도에 따라 자산 운용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과 세금을 제외한 순수익의 99.7%는 EU 예산으로 이전된다. 이 가운데 90%는 유럽평화기금에, 10%는 EU 예산을 통한 재건 사업에 사용된다. 중앙증권예탁기관은 운영 안정성과 법적 분쟁에 대비해 최소한의 금액만 보유할 수 있다. 원금은 그대로 동결한 채, 제재 환경에서 발생한 수익만 공공 목적에 활용하도록 한 구조다.

이 수익은 대출 구조의 기반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2025년 1월 유럽위원회는 G7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30억 유로(약 5조1,960억원)를 지원했다. 이 자금은 대출 형태로 조달돼 집행됐으며, 향후 상환은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발생하는 운용 수익에 연동되도록 설계됐다. 같은 해 12월 EU 정상들은 러시아 국가보유액의 무기한 동결을 전제로, 2026~2027년에 걸쳐 900억~1,650억 유로(약 155조8,800억~285조7,8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 대출 계획을 마련했다. 불규칙하게 발생하는 수익을 직접 집행 재원으로 쓰는 대신, 이를 신용 기반으로 활용해 필요한 재정을 선제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법적 분쟁과 책임 문제

동결 자산 활용을 둘러싼 법적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유로클리어가 소재한 벨기에는 수익을 담보로 한 대출 구조가 확대될 경우, 소송 결과에 따라 책임이 특정 국가나 기관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왔다. 유로클리어 역시 수익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법적 분쟁과 운영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제재로 지급이 중단된 자산의 관리·운용을 문제 삼아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벨기에를 포함한 여러 관할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추가 청구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률가들은 동결된 자산의 원금은 유지됐더라도, 운용 수익을 제3의 목적에 사용하는 행위가 허용 범위를 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 방향 자체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 EU는 원금에는 손대지 않고, 제재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만을 활용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접근은 현행 제재법과 중앙증권예탁기관 규제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방어와 재건이라는 공적 목적에 맞춰 설계됐다.

교육 분야로 이어지는 재정 활용

전쟁 장기화는 교육 시스템의 약화로 직결된다. 수업 중단이 반복될수록 학습 격차는 확대되고, 전후 복구 비용도 증가한다. 이 때문에 EU 내부에서는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교육 유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힘을 얻고 있다. 해당 수익은 교사 인건비와 학교 운영을 지속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책적 쟁점은 재원의 안정성이다. 교육 지출은 단기 집행이 아니라, 연속적인 예산 편성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EU와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지원 기금 내에 교육 항목을 별도로 설정하고, 교원 확보와 수업 운영 지표를 기준으로 집행 효과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출 규모를 해마다 변동하는 수익에 직접 연동하기보다, 필요한 교육 재정을 먼저 확정한 뒤 상환 구조를 조정하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2021년~2025년 상반기 유로클리어 계정 구조와 러시아 자금 현황
주: 러시아 제재 이후 러시아계 예치금은 유로클리어 총자산의 최대 85%까지 확대됐다. 제재와 연계된 이자 수익은 2024년에 정점을 찍은 뒤, 2025년 상반기에는 순이익 기여도가 약 21%로 낮아졌다. 이는 제재로 발생한 수익이 시기와 금융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일시적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보여준다.

책임 분담과 투명성 설계

동결 자산 활용을 둘러싼 비판의 핵심은 금융 인프라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제재 조치가 정치적 판단으로 확대될 경우, 유럽 금융 서비스가 준비자산 운용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U가 채택한 현재 구조는 이런 위험을 의식해 설계됐다. 활용 대상은 제재로 발생한 수익에 한정되며, 동결된 자산의 원금에는 손대지 않는다. 조치의 적용 범위 역시 분쟁 종결이나 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로 제한돼 있다.

신뢰 유지의 조건은 제도 운영 방식에 있다.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 규모와 배분 내역, 잔액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외부 감사로 이를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자금 사용처도 교육과 필수 공공 서비스 등으로 명확히 한정돼야 한다. 책임 소재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벨기에나 유로클리어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EU 내부에서는 공동 외교·안보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조치인 만큼, 책임 역시 EU 차원에서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대출 구조 설계와 일부 회원국의 보증 참여를 통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금리 환경은 변화할 수 있고, 법적 다툼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EU는 원금을 배제한 수익만을 활용해 불안정한 현금 흐름을 중장기 지원으로 전환하는 방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 구조 안에서 교육은 핵심 우선 분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전쟁 중에도 교육이 유지돼야 전후 재건의 기반이 남기 때문이다. 대출 구조 안에 교육 중심의 다년 재정을 명시하고, 수익과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체계가 마련될 때 동결 자산 활용은 일시적 대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From Freeze to Flow: Governing Euroclear’s Windfall on Immobilised Russian Assets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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