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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사라진 신입 인력, 대학으로 이동한 훈련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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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onths 3 we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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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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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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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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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아닌 학습 경로의 붕괴
재교육 기금이 넘지 못한 비용·속도의 벽
기업·시장 이후, 대학만 남은 선택지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Research Memo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엔트리 레벨, 즉 신입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단순 반복 업무를 신속하게 대체하면서, 신규 졸업생이 현장에서 업무를 익히고 경험을 축적하던 출발점 자체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변화의 속도도 예외적이다. 문서 작성, 기초 분석, 코드 보완처럼 신입 인력이 맡아 왔던 초기 업무들이 AI로 이전되며, 신입을 투입하던 업무 공간이 현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 흐름은 일시적 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중시하는 기업들은 교육과 훈련 기능을 내부에 유지하기보다 외부로 이전하는 선택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학 졸업 이후 현장에 진입해 숙련을 쌓던 전통적인 경로는 느슨해졌고, 이론과 실무 사이의 간극은 오히려 확대됐다. AI의 확산은 고용 규모보다 먼저, 인력 성장이 이루어지는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학습 역할의 소멸

신입 인력 역할이 수행해 온 핵심 기능은 이미 약화되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고용 규모가 아니라, 현장에서 일을 통해 숙련을 축적하던 ‘학습용 역할’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2018~2023년 전통적 인공지능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정규직·상용직 고용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흐름과 맞물려 있었다. 반면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 등 생성형 인공지능이 한국 기술 분야에서 신입 인력 고용을 직접적으로 줄였다는 뚜렷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치상 고용은 유지됐지만, 직무의 내용은 크게 달라졌다. 코드 오류 수정, 초안 작성, 데이터 정리처럼 신입 인력이 경험을 쌓아 오던 업무가 AI로 이전된 것이다.

이로 인해 역할의 성격 자체가 바뀌었다. 신입 인력 직무는 더 이상 학습의 출발점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현장에는 즉시 투입 가능한 숙련 인력과 이론 중심의 졸업생만 남았고, 이 둘을 연결하던 중간 단계는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학습과 실무를 잇던 경로가 약화되면서, 인력 재생산을 떠받치던 연결 고리도 함께 느슨해지고 있다.

주: 2022년을 기준(지수=100)으로 보면, 시니어·리드급 채용 공고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한 반면, 신입 인력 채용은 같은 기간 빠르게 감소하며 전체 기술 인력 시장과 분리되는 양상을 보였다.

재교육 기금의 구조적 한계

신입 인력을 살리기 위한 재교육 기금은 현실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 문제는 의지의 부족이 아니라, 기업의 비용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이 이 접근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있다.

과거에도 정부나 공공 기관은 자동화 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해 재교육 재원을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도는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했다. 기업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력 감축과 인공지능(AI) 도입을 동시에 추진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연봉 7만 달러(약 9,300만원)를 지급하던 주니어 인력을 월 20 달러(약 2만7,000원)의 AI 도구로 대체할 수 있다면, 소규모 보조금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 비용 비교의 기준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행정 속도 역시 맞지 않는다. 재교육 기금은 설계와 승인, 집행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반면, AI 도구와 업무 방식은 훨씬 빠르게 바뀐다. 이 구조에서는 기금이 실제로 투입될 시점에 현장의 기술 수요가 이미 달라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재교육 기금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대응 시점을 늦출 위험이 크다. 이 지점에서 직업 준비를 약속한 대학으로 책임이 이동하는 것은 불가피해지고 있다.

부트캠프가 메우지 못한 공백

대학의 대응이 늦어지자 사설 교육 시장이 빠르게 팽창했다. 그러나 이 확산은 인력 문제의 해법이 되지 못했다. 2015~2023년 사이 코딩 부트캠프는 급격히 늘었다. 수개월 만에 개발자를 양성하겠다는 약속이 시장에 확산됐지만,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한국에서는 기초적인 코딩 작업은 수행할 수 있지만, 컴퓨터과학의 기본 구조나 인공지능(AI)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력이 빠르게 증가했다. 단기간 취업을 목표로 한 교육이 많아지면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사고 구조는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

문제는 교육의 깊이다. 알고케이드미(Algocademy)는 글로벌 개발자 교육 플랫폼이자 코딩 교육 품질을 분석·평가하는 민간 교육 기관으로, 코딩 부트캠프가 통일된 커리큘럼을 갖추지 못해 교육 품질 편차와 핵심 지식 공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IT(정보기술)·경영 컨설팅 기업 가트너(Gartner)의 2024년 조사에서도 AI 교육 방식이 산업과 분야별로 크게 달랐으며, 이러한 차이는 AI 부트캠프의 마케팅 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AI·노동시장 보고서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모델 튜닝 중심 교육이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보다는, 제한적인 활용법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자격증과 수료 이력은 늘었지만,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신입 인력기술 직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역량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사설 교육의 확산은 접근성을 높였지만, 학습과 실무를 잇는 공백을 메우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주: 프로그램 유형에 따라 학생 1인당 수익 구조가 뚜렷하게 갈린다. MBA는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반면, 신입 인력 양성을 포함하는 AI 레지던시·연구 트랙은 GPU 연산 비용과 전문가 멘토링 비용으로 인해 구조적 적자를 기록했다.

대학만 남은 선택지

기업은 점차 신입 인력을 내부에서 훈련시키는 역할에서 물러나고 있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실전 역량을 길러주는 기능은 자연스럽게 대학으로 이동했다. 이론 중심 교육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다. 기업은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하며, 장기간의 내부 교육과 훈련에는 비용을 투입하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판단을 바꾸고 있다. 그 결과 대학은 과거 숙련 인력이 맡아왔던 수준의 과제를 교육 과정 안으로 끌어들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실습 과목 몇 개를 늘리는 문제를 넘어, 교육 방식과 평가 체계, 나아가 재정 구조까지 함께 조정해야 하는 전면적 전환에 가깝다.

스위스 인공지능 연구소(Swiss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 SIAI)는 이러한 현실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받아들였다. 고품질 AI 석사 과정이 구조적으로 적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최고경영자 대상 인공지능 MBA(Executive AI MBA)를 신설해 연구 중심 교육을 교차 보조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교육 난이도와 탈락률을 인위적으로 낮추지 않으면서도, 고가의 연산 자원과 전문 멘토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재정 기반을 마련했다.

문제는 다수의 대학이 아직 이러한 선택을 미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비용과 전문가 멘토링 비용은 이미 등록금 수준을 넘어섰고, 교육비 부담은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 ‘입학과 동시에 현장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유지하려면, 대학이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구조 전환을 늦출수록 대학 교육의 역할은 점차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Death of the Entry-Level Role and the University Mandate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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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과학의 언어로 읽고, 사실 위에 통찰을 더하는 글을 전합니다. 복잡한 현상 속에서 본질을 찾아 독자와 함께 사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