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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경쟁력 약화한 테슬라, 모델 S·X 단종 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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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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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S·X 단종 결정, 생산 시설 옵티머스용으로 재편 
전기차 성장세 꺾이자 로보틱스·AI로 실적 반등 승부수
'로봇 손' 등 핵심 기술 완성도가 경쟁 판가름

테슬라가 자사 플래그십 전기차인 모델 S와 모델 X의 생산 시설을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시설로 전환한다. 격화하는 경쟁과 각국의 보조금 축소 기조 등으로 인해 전기차 사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한 가운데, 로봇·인공지능(AI) 산업으로 중심축을 옮기며 활로를 모색하는 양상이다. 시장은 향후 테슬라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시장 경쟁에서 유의미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하는 중이다.

테슬라의 성장 전략 전환

2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대상으로 개최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꼭 나쁜 소식은 아니지만, 이제 모델 S와 모델 X 프로그램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때가 됐다"며 "모델 S나 모델 X 구매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이 주문할 적기"라고 말했다. 모델 S는 2012년에 출시된 테슬라의 럭셔리 세단이며, 모델 X는 2015년부터 판매된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두 모델은 테슬라의 초기 성장을 견인한 주역으로 꼽히나, 대중적인 인기를 끈 모델 3와 모델 Y가 등장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 지난해 테슬라 전체 인도량 159만 대 중 모델 S와 모델 X가 차지하는 비중은 3%에 그친다.

머스크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프리몬트 공장에서 두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고 '옵티머스' 생산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와 모델 X 생산 공간을 옵티머스 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장기 목표는 이 공간에서 연간 100만 대의 옵티머스 로봇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공장 작업부터 일상 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2족 보행 지능형 제품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앞서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 1년 이상 옵티머스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과 훈련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부터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옵티머스를 단계적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1분기 중 3세대 옵티머스를 선보이고, 올해 말부터 대량 생산에 들어가 내년 말 이전에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를 시작한다.

전기차 사업 겹악재 짓눌려

로보틱스 비중 확대는 실적 악화 국면을 타파하기 위한 머스크 CEO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테슬라의 2025년 연간 매출은 948억2,700만 달러(약 135조원)로 전년 대비 3% 줄었다. 테슬라 창립 이래 최초로 연간 매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연간 순이익 역시 37억9,400만 달러(약 5조4,500억원)로 전년 대비 46% 급감했다. 이는 2022년 기록한 최고 실적 126억 달러(약 18조1,011억원)의 30%에 불과한 수치다.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으로는 전기차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지난 수년 사이 전기차 시장에는 전통 완성차 업체들과 중국 전기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거 진입했고, 경쟁은 극도로 치열해졌다. 경쟁사들의 제품 품질과 라인업이 꾸준히 강화되면서 테슬라의 기술적 우위는 점차 희석됐으며, ‘테슬라 천하’ 역시 막을 내렸다. 이에 머스크 CEO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전략을 택했지만, 이는 오히려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단기적인 판매량 유지를 위해 수익성과 테슬라의 브랜드 프리미엄 이미지를 희생해 버린 것이다.

신모델 출시 부재에 따른 라인업 노쇠 역시 테슬라의 입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비야디(BYD)와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한창이던 2023년 11월, 테슬라는 판매량 확대를 위한 저가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야 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오히려 가격대가 매우 높은 사이버트럭을 내놓으며 2025년에 사이버트럭을 25만 대 판매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결국 이 같은 계획은 처참하게 실패했고, 테슬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기차 시장 자체도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전기차 시장을 떠받치던 각국 정부 보조금이 급격히 축소·폐지되면서 시장 수요가 얼어붙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3)'이 최종 입법되며 7,500달러(약 1,090만원) 상당의 연방 전기차 세금 공제 혜택이 조기 종료된 것이 결정타였다. 이 같은 악재 속 테슬라의 2025년 전기차 인도량은 164만 대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의 연간 판매 감소 폭이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1% 줄어든 695억2,600만 달러(약 100조원)였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젠2(Optimus Gen 2)/사진=테슬라

시장 전망 낙관적, 향후 관건은?

이 같은 위기 속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적 반등의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산업계 전반에서 '지각변동'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의 브라이언 홉킨스 애널리스트는 “창고와 레스토랑에서 노인 돌봄과 보안에 이르기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새로운 활용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현재 추세가 유지되면 2030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리적 서비스 산업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도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2050년까지 5조 달러(약 7,230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10억 대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 CEO 역시 휴머노이드 시장에 대한 낙관적 시각을 견지 중이다. 그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옵티머스 3세대는 로봇처럼 보이지 않고, 마치 로봇 슈트를 입은 사람처럼 사실적일 것"이라며 "옵티머스는 사람보다 5배 이상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고, 24시간 작동하는 지능형 노동력으로서 인류 경제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머스크 CEO는 휴머노이드를 '무한 돈 버는 글리치(결함)'이라고 표현했으며, 1,000만~1억 대 규모 생산이 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옵티머스가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제품이 될 잠재력을 지닌 프로젝트라고 평가하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관건은 테슬라가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고 유의미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다. 테슬라의 로보틱스 기술력에 대한 업계의 의구심은 아직 지워지지 않은 상태다. 당장 지난달 초 마이애미 '자율주행 시각화' 쇼에서는 테슬라의 옵티머스 로봇이 손님에게 물병을 나눠주다 물병을 넘어뜨리고 뒤로 넘어지는 장면이 유출되기도 했다. 일부 관찰자들은 로봇이 넘어지며 얼굴 쪽으로 손을 뻗은 동작이 보이지 않는 조작자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벗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추측했다. 테슬라는 2024년 10월 '위, 로봇' 행사를 포함해 과거 옵티머스 시연에서 원격 조작자를 사용한 전례가 있다.

인간의 것처럼 정교하게 움직여야 하는 '로봇 손' 개발 역시 핵심적인 기술 병목이자 경쟁력 요소로 꼽힌다. 앞서 머스크 CEO는 "인간의 손처럼 정교하고 능숙한 손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공학적 과제"라며 "손과 팔은 로봇 전체보다 더 복잡한 전기 기계적 시스템"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로봇 손의 완성도가 인간 수준에 근접해야만 옵티머스가 진정한 범용 로봇으로서의 생산성과 응용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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