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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대만 경제의 역설적 반등, AI 편중 성장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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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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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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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AI·반도체 수출 급증에 힘입어 고성장 기록
TSMC 중심의 편중 구조, 산업 저변 확장 한계 노출
기술·교육 재투자 여부가 지속 가능성 좌우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대만 경제는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을 동력 삼아 기록적인 반등세를 나타냈다. 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연간 성장률 역시 주요 경쟁국들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첨단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HPC) 장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무역수지와 기업 실적 확대로 이어진 결과다.

그러나 이러한 급반등이 곧바로 경제 체질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정 산업의 호황이 거시 지표를 끌어올리는 동안, 다른 제조업과 내수 부문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성장의 외형과 산업 기반의 실제 확장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 쟁점은 성장률의 높낮이가 아니라, 그 성과가 산업 전반으로 얼마나 확산되고 있는가에 있다.

대만 AI 성장의 실체와 구조적 한계

이러한 양상은 기술 집약적 제조업의 특정 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는 구조로 요약된다. 이는 ‘대만 AI 성장’으로 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산업 전반의 고른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실상은 소수 기업과 특정 제품군에 집중된 고부가가치 확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계에서는 성장의 속도보다 성장의 기반이 얼마나 견고한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입 비용이 막대하고 지정학적 변수에 극도로 민감한 산업에 국가 동력이 과하게 쏠린 구조는 장기적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표면적인 성장률 수치 이면에는 수출의 고도 집중이라는 구조적 특징이 자리한다.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서버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대만의 최첨단 후공정 및 패키징 역량에 대한 수요가 폭발했다. 결과적으로 거시 지표는 국가 경제 전반의 성과처럼 비치나, 실제로는 특정 기업의 실적이 통계 전체를 왜곡하는 성격이 짙다. 수출 흑자와 외화보유액 증가는 자본 집약적 소수 반도체 공장에 편중돼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설비투자 축소나 무역 규제 변화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할 경우 그 파장이 국가 경제 전체로 빠르게 확산될 위험이 크다.

주: 2025년 대만의 성장 대부분은 반도체와 AI 관련 수출에서 발생했으며, 전통 제조업과 건설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파운드리 중심 성장의 부담과 산업 불균형

성장의 핵심 축인 HPC 매출 확대는 대만 경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의 독주 체제는 더욱 공고해졌다. 지난해 TSMC의 첨단 공정 웨이퍼 사업이 전체 매출의 과반을 점유하고 AI 칩이 프리미엄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대만의 국가 수출 가치는 이례적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단일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가 국가 성장률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에서는 산업 저변의 고른 확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특정 공정 기술이나 핵심 고객사를 겨냥한 수출 통제 등 외부 규제가 발생할 경우, 국가 수익 구조가 순식간에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정학적 불안감이 상존한다.

이러한 ‘TSMC 쏠림 현상’은 대만 산업 생태계 내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는 양상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자본과 우수 인력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관련 업계의 임금은 가파르게 치솟았고, 이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비(比)반도체 중소 제조업체들에 심각한 비용 부담을 안겼다. 결과적으로 파운드리 부문의 성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제는 TSMC의 수익을 전방위로 확산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다. 테스트, 패키징, 특수 소재 등 반도체 후방 산업을 육성함은 물론, 조립과 금속가공, 공작기계 등 전통 기반 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해야만 비대해진 경제 구조를 지탱할 실질적인 산업 기반을 복원할 수 있다.

동아시아 전반으로 확산된 편중 성장세

이 쏠림 현상은 비단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역시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수출 호조로 지표상 성장률은 개선됐으나 건설과 자동차 등 전통 주력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 또한 특정 첨단 기술 분야의 호황이 제조업 전반의 낙수효과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공세에 밀리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전자 공급망이 다시 대만과 한국으로 재집중되는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해 동아시아 경제를 관통한 공통 요인은 공급망의 고도 전문화와 지정학적 환경에 따른 생산 흐름의 급격한 재편이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만 반도체 산업 생산액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6조5,000억 대만달러(약 29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일부 공장과 항만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으나, 특정 부문의 급등이 산업 전반의 균형 회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성장은 선명하지만, 구조적 편중은 더욱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주: 동아시아 전반에서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전체 GDP 성장률을 웃돌며, 기술 산업에 집중된 회복 양상이 드러났다.

학습과 성장을 확장하기 위한 조건

현 구조는 교육과 인력 정책에도 구조적 과제를 안긴다. 반도체 중심의 확장은 고급 엔지니어 수요를 급격히 늘렸지만, 제조 생태계를 지탱하는 숙련 직군의 공급은 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 기술자, 설비 유지·보수 인력, 물류 관리자 등 기반 인력 양성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산업 생태계의 중간층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책 대응은 성장 수치의 평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직업훈련 체계를 단기·단계별 자격 중심으로 재편해 유연성을 높이고, 산업계와 공동 설계한 교육 과정을 통해 현장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만의 급반등은 ‘성장의 역설’을 드러냈다. 국가 차원의 성과는 두드러졌지만 산업 기반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제 과제는 호황기에 축적된 초과 이익을 구조적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수출 잉여를 기술 혁신과 교육 인프라에 재투자하고, 공급망 중간층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 중심의 상승세가 일시적 호황에 그치지 않고 산업 다변화와 경제 회복력을 뒷받침하는 토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ilicon Surge, Shallow Base: How Taiwan AI growth Reshaped a Narrow Recovery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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