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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자택 화염병 피습, AI발 해고가 촉발한 ‘네오러다이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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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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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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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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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그 이야기가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서 함께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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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불안이 만든 극단적 분노
물리적 AI 저항 확산, 기술 변화와 혁신 거부
산업혁명기 러다이트 운동과 유사한 반발 흐름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선두주자인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사적 공간과 기업 본사가 테러 위협에 잇따라 노출됐다. AI 기술 발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통제 불능의 물리적 폭력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확산 중인 ‘신기술 혐오’가 얼마나 위험한 수위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과거 산업혁명 당시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 21세기 AI 시대에 재현된 것이다.

20대 남성, 올트먼 자택 방화 거쳐 본사 위협까지

1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올트먼 CEO의 자택에 화염병을 투척한 다니엘 알레한드로 모레노-가마(20)를 체포했다. 모레노-가마는 10일 오전 3시 45분경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올트먼 CEO의 자택 대문에 불붙은 천이 담긴 병을 던졌다. 이 일로 주택 외부 대문 일부가 불에 탔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고를 받고 소방관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주택 경비원들이 화재를 진압한 상태였고, 용의자는 도주했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픈AI 본사(1,455 Third St.)로까지 이어졌다. 1시간여 뒤인 오전 5시쯤, 이로부터 5km가량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의 오픈AI 본사에서 건물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하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그가 CCTV에 포착된 화염병 용의자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하고 즉시 체포했다.

올트먼 CEO는 사건이 벌어진 당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동성 배우자와 어린 아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다. 그는 “나는 이들을 어느 무엇보다 사랑한다”며 “이미지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평소에는 사생활을 철저히 지키려 하지만 다음 번에 우리집에 화염병을 던지려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길 바라며 사진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전 나에 대한 자극적인 기사가 실렸다”며 “누군가 그 기사가 AI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시기에 나와 내가 위험해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때문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는 올트먼 CEO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올트먼 CEO는 “내가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배웠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갈등을 회피하는 성향 때문에 자신과 회사가 큰 고통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기업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실제로 해냈다”며 “우리 업계에 대한 비판의 상당 부분은 이 기술이 지닌,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위험에 대해 진심으로 우려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는 타당한 지적이며 선의의 비판과 논의를 환영한다”고 했다. 다만 “그런 논쟁을 하는 동안 비유적으로든 문자 그대로든 폭발적인 대립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AI로 인한 고용시장 지각변동

오픈AI를 향한 위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픈AI는 그간 AI가 노동에 미치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활동가들의 목표물이 돼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한 반(反)AI 활동가가 오픈AI 본사에 찾아가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위협해 사무실이 임시 폐쇄됐으며, 작년 2월에는 ‘스톱 AI(Stop AI)’ 등 기술 반대 단체들이 오픈AI 본사를 점거하기도 했다. STOP AI는 "AI가 인간보다 뛰어나는 순간, 통제 불가능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AI 연구 중단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일련의 사태를 AI 기술 확산에 따른 러다이트 운동의 현대판 변이로 분석한다. AI와 같은 신기술이 인간의 삶을 위협한다고 보고 이에 반대하거나 기술 사용을 거부하는 ‘네오러다이트 운동’이다. 역사적으로도 기술이 사회에 안착하는 과정은 언제나 순탄치 않았다. 기술이 사회를 바꿀 때마다, 그 변화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한 사람들은 늘 불안의 언어로 응답해 왔다. 19세기 초 산업혁명기 러다이트 운동이 단적인 예다. 당시 영국 섬유 노동자들은 자동화 기계 도입으로 생계가 위협받자 기계를 파괴하며 저항에 나섰다. 겉으로는 기계 파괴 운동처럼 보였지만, 본질은 기술 그 자체보다 자본가 중심의 이익 배분 구조와 고용 불안에 대한 저항이었다.

실제로 이미 통계는 더 이상 AI가 미래의 위협이 아님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채용과 해고의 유연성이 높은 미국에서는 화이트칼라 일자리가 먼저 사라지고 있다. 고용 컨설팅 기업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AI를 이유로 발표된 해고 건수만 5만 건이 넘는다. 2년 전에 비해 무려 12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AI 전환’을 내걸고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가을 발표한 1만4,000명 감원에 더해, 최근 1만6,000명의 사무직 인력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트 도입이 업무 방식을 바꿀 것”이라며 “향후 몇 년 내에 전체 기업 인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미지 공유 플랫폼 기업 핀터레스트는 최근 전체 인력의 약 15%를 감축하며 그 이유로 ‘AI 중심 자원 재배분’을 꼽았다. HP의 CEO 엔리케 로레스 역시 AI를 기업 전반에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향후 몇 년간 최대 6,000명을 감원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공언했다. 세일즈포스, JP모건 체이스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들 또한 자사 내 화이트칼라 직무 상당수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바뀔 것은 결국 바뀐다

AI로 촉발된 고용 리스크는 크게 다섯 축으로 정리된다. 우선 자동화의 범위가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데이터 처리, 광고, 교육, 상담, 회계, 소송 등 사무·전문 영역 전반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또한 과거 제조업 중심 자동화와 달리, AI는 분석과 기획 등 인지적 기능을 직접 대체하며 고학력·고소득 계층의 직무 안정성까지 압박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AI의 코딩 역량이 급격히 고도화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데이터 분석 인력에 대한 수요 역시 점진적 위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동시에 기술을 보유한 소수와 그렇지 못한 다수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과 개인 간 생산성 격차가 누적되면서 자산과 소득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흐름도 강화된다. 아울러 신입 인력이 담당하던 기초 업무가 빠르게 대체되면서 청년층 고용 진입 경로 자체가 축소되는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신·육체·감정노동 간 상대적 가치 체계 역시 재편되며, 노동의 위계와 보상 구조 전반에 변화 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과거의 자동화는 육체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전문직은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에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지금은 법률, 금융, 디자인, 프로그래밍까지 AI의 영향권에 들어왔다. 동시에 블루칼라도 안전하지 않다. 피지컬 AI와 로봇 기술의 발전은 제조, 물류,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비롯해 테슬라의 옵티머스, 쏟아지고 있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은 이제 AI가 스크린을 벗어나 육체를 갖게 됐음을 입증했다. 여기에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도 최근 ‘GTC 2026’에서 피지컬AI 시대를 선포하며 육체노동의 AI 대체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차 노조가 아틀라스 도입에 강력히 저항한 것 역시 로봇이 인간의 보조 도구가 아닌 일자리를 뺏는 경쟁자로 체급이 바뀌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운행을 전면 허용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 시민단체가 로보택시에 고깔 모양의 ‘러버(rubber·고무)콘’을 얹어 운행을 막은 것도 마찬가지다.

AI 도입을 의도적으로 막는 사례도 있다. AI 에이전트 기업 라이터(Writer)와 리서치 기관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가 지난 7일 발표한 ‘기업 내 AI 도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영국·유럽 지식 근로자 2,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 직원의 29%가 회사의 AI 전략을 방해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Z세대(1997~2012년생)만 따로 보면 이 수치는 44%까지 올라간다. 방해 행위를 인정한 직원 중 30%는 그 이유로 “일자리를 잃을까 봐”를 꼽았다.

방해 유형은 다양했다. 승인되지 않은 공개 AI 툴에 사내 기밀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AI 사용 자체를 거부하는 소극적 방식이 있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낮은 품질의 결과물을 제출하거나 성과 평가를 조작해 AI가 비효율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적극적 방해 행위도 보고됐다. 이런 상황에서 AI가 스스로 조직을 이루는 ‘에이전틱 스케일링(Agentic Scaling)’까지 가세할 경우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결국 인간이 AI를 지배하고 관리하고 공존할 방도를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 AI가 대체하는 직종들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재교육해 새 일자리를 찾아주고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일정 수준 소득을 보장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주요국에서는 모든 시민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그 재원은 AI가 창출한 부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세로 충당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효율 극대화'라는 자유시장 원리가 탄생을 촉진한 AI가 다시 역설적으로 사회 담론의 초점을 '분배의 정의'에 쏠리도록 만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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