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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MEMO] AI 시대, 달라져야 할 과세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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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year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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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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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되지 않은 정보는 거칠기 마련입니다. 파편화된 정보를 정리해 사회 현장을 부드럽고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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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과세만으로 AI 이익 포착 한계
AI 부가가치는 생산·소비 전반으로 확산
인프라 부담과 가치 과세 분리 접근

본 연구 기사는 유럽 경제 연구소 The Economy의 연구위원(Fellow)들이 작성한 The Economy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The Economy 또는 집필자의 소속 기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의 계량 전력 사용량은 국가 전체 전력 소비의 23%를 차지했다. 2015년 5%였던 비중이 10년 만에 네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데이터센터는 전력망과 용수, 토지 등 지역 인프라를 이용하는 만큼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위치했다는 이유만으로 AI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윤까지 해당 국가의 과세 대상으로 볼 수는 없다. AI 산업의 가치사슬은 여러 국가에 걸쳐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과세는 지역 인프라 이용에 따른 부담과 AI 공급망 전반에서 창출되는 이윤을 구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지역 부담과 글로벌 이윤의 구분

현재 AI 데이터센터 과세 논의는 물리적 시설인 데이터센터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세 기준은 시설 규모나 입지가 아니라 해당 국가가 부담한 비용과 현지에서 실제 창출된 가치에 맞춰야 한다. AI 산업의 가치가 하나의 국가에서 완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은 특정 지역에 있지만 반도체 설계와 제조, AI 모델 개발, 데이터 권리, 클라우드 서비스, 최종 고객은 서로 다른 국가별로 역할이 나뉘는 구조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유치국은 토지 이용과 전력망 부담, 시설 운영이익 등 지역에서 발생한 가치에는 과세할 수 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나 AI 모델, 소프트웨어에서 창출된 글로벌 이윤까지 과세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

이 같은 원칙은 국제 조세 체계와도 맞닿아 있다. 이전가격세제(TP)는 소프트웨어나 AI 모델의 법적 소유권보다 실제 개발과 유지·관리, 위험 통제 등 가치 창출 기능을 수행한 주체를 기준으로 이익을 배분한다.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공간과 전력, 운영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AI 모델의 초과이윤에 대한 과세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도 같은 원리다.

주: 클라우드 시장은 계약과 플랫폼 운영을 장악한 기업에 부가가치가 집중되는 특징을 보인다.

시설 기준 과세의 한계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과세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보는 접근에도 한계가 있다. 데이터센터는 AI 학습과 추론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 저장, 스트리밍, 기업용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같은 AI 서비스라도 활용 방식은 크게 다르다. AI 학습은 대규모 연산과 막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한 반면, AI 추론은 지연시간과 보안, 데이터 규제 등을 고려해 이용자와 가까운 곳에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데이터센터마다 수행하는 기능과 자원 이용 방식도 서로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활용 목적이 다른 시설에 연면적이나 서버 랙 수, 총전력 사용량만을 기준으로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면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AI와 무관한 서비스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되거나 성격이 다른 AI 업무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과세 기준은 데이터센터라는 실제 수행하는 기능과 자원 이용 수준에 맞춰 설계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주: 아일랜드 사례는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지역과 AI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귀속되는 지역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드러낸다.

AI 가치사슬과 과세 원칙

시설 중심 과세의 한계는 AI 산업의 가치사슬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AI 산업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시작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클라우드 플랫폼, AI 모델, 소프트웨어, 최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로 구성된다. 가치와 이윤도 각 단계에서 분산돼 창출되며, 기술 경쟁력과 병목이 형성되는 영역에 따라 귀속되는 위치도 달라진다. 데이터센터가 AI 산업의 모든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예를 들어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되는 AI 모델을 활용해 제조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졌다면 늘어난 부가가치는 데이터센터에만 귀속되지 않는다. 생산공장과 근로자, 소비자 등 AI를 실제 활용한 경제 주체에도 함께 돌아간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용수, 토지 등 지역 인프라를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이에 따른 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TWh)에서 2030년 약 945TWh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력망 확충과 발전설비 투자, 용수 사용, 환경 부담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주: 전기요금이나 세제 혜택보다 전력 공급 시점이 투자 수익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AI 과세체계의 새로운 기준

데이터센터 유치국은 지역사회가 부담한 비용을 회수할 과세 권한을 갖는다. 토지와 건물, 시설 운영이익은 물론 전력망 연결과 용량 점유, 용수 사용, 탄소배출, 비상 발전기에 따른 대기오염 등 지역 인프라 이용에 따른 비용은 데이터센터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 유럽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전력망에 연결하는 데 최대 7~10년이 소요된다. 2024년 유럽 송전망 운영기관은 전력망 혼잡 관리에만 43억 유로(약 7조원)를 지출했다. 이 같은 비용이 일반 가계나 다른 산업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전력 부하와 용수 사용량 등 객관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지역 부담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

반면 AI 공급망 전반에서 창출되는 초과이윤은 별도의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시설 운영이익은 일반 법인세 체계에서 과세하고,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에서 발생하는 초과이윤은 이전가격세제(TP)와 글로벌 최저한세 등 국제 조세 체계를 통해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같은 방향은 유럽의 산업정책과도 맞물린다. EU는 'AI 대륙 행동계획(AI Continent Action Plan)'을 통해 앞으로 5~7년 안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세 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설 규모만을 기준으로 일률적인 세금을 부과하면 컴퓨팅 인프라 확충이라는 정책 목표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유럽에는 '투트랙(Two-Track)' 과세 전략이 요구된다. 데이터센터에는 지역 인프라 이용에 따른 비용을 부담시키고, AI 산업의 초과이윤은 가치가 창출되고 통제되는 공급망을 기준으로 국제 조세 체계에서 배분하는 방식이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글로벌 이윤 문제를 시설세로 해결하려 하면 비용 전가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의 부담만 커질 수 있다. 따라서 AI 초과이윤은 이전가격 규정과 무형자산 과세, 글로벌 최저한세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다루는 편이 합리적이다.

데이터센터의 확산은 전력망과 용수 등 지역 인프라에 새로운 부담을 안긴다. 그러나 데이터센터라는 물리적 시설에 AI 조세 체계 전체를 연결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 전력과 용수 등 지역 자원 이용에는 객관적인 부담금을 부과하고, AI 산업의 초과이윤은 가치가 창출되고 통제되는 공급망을 따라 과세하는 이원화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사회의 부담을 합리적으로 보전하면서도 AI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부합하는 조세 원칙을 마련할 수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ax the Load, Not the Algorithm: A Smarter Model for AI Data Centre Taxation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The Economy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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