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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에 자본 확충까지" 신규 모델·자체 칩·IPO '총력전' 나선 딥시크, 美·中 AI 경쟁 구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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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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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출력 비용 절감한 V4.1 플래시 모델 출시
中 본토 IPO 앞두고 자체 추론 칩 개발 등에도 박차
상장 통한 자금 조달 필요성 부각, 美-中 AI 패권 전쟁 향방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재차 비용 경쟁력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 플래그십 모델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 신규 모델을 내놓고, 자체 추론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서비스 운영비 절감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비용 구조 개선이 빠르게 불어나는 인프라 지출을 통제하고, 기업공개(IPO)를 원활히 준비하기 위한 딥시크의 밑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딥시크의 신규 모델

지난 10일(현지시각) 딥시크는 자사 플래그십 모델 ‘딥시크 V4 프로’보다 출력 비용을 낮춘 ‘딥시크-V4.1-플래시’를 공개했다. V4.1 플래시는 전체 매개변수 5,520억 개 중 질문을 처리할 때는 80억 개, 답변을 생성할 때는 160억 개만을 가동한다. 매개변수 사용량을 최소화해 연산량과 처리 비용을 절약하는 구조다. 장문 처리에 사용하는 키·값(KV) 캐시도 줄었다. 토큰당 캐시 용량은 890바이트이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용량은 이전 세대의 4분의 1,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장량은 8분의 1 수준이다. 지원되는 문맥 및 이미지 입력 규모는 최대 100만 토큰이다.

V4.1 플래시의 혼잡 시간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요금은 100만 토큰당 입력 0.30달러(약 400원), 출력 1.20달러(약 1,610원)로 책정됐으며, 이용량이 적은 시간대에는 입력 0.15달러(약 201원), 출력 0.60달러(약 805원)로 대폭 낮아진다. GPT-5.6 루나의 100만 입력당 토큰은 0.20달러(약 270원), 출력은 1.20달러 수준이며, 클로드 소넷 5는 각각 2달러(약 2,680원)와 10달러(약 1만3,410원)다. 향후 딥시크는 V4 프로 API 요청을 V4.1 플래시로 연결할 예정이다. V4.1 플래시가 복수의 평가에서 성능, 비용, 속도, 전체 작업 시간 모두 V4 프로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 기존 모델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식은 차기 플래그십 모델인 V4.1 프로가 나올 때까지 유지된다.

자체 AI 반도체로 추가 비용 절감

딥시크의 비용 절감 시도는 모델 개발을 넘어 자체 칩 확보 노력에서도 확인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해부터 AI 추론용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훈련보다 추론 단계에 쓰이는 칩이 우선 개발되는 배경에는 AI 업계 특유의 비용 구조가 있다. AI 모델 훈련 과정에서는 모델을 개발하거나 갱신하는 특정 시기에 막대한 연산 수요가 집중된다. 반면 추론 연산은 서비스가 운영되는 동안 이용자의 요청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수행된다. 이용자와 질문량이 늘어날수록 필요한 서버, AI 칩, 전력 규모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자체 추론 칩은 이 과정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투입되는 비용을 경감할 수 있는 수단이다. 특정 AI 모델의 추론만을 목표로 설계한 전용 칩은 실제 서비스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연산·데이터 이동 방식에 맞춰 하드웨어 자원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엔비디아 등이 판매하는 범용 GPU와 달리, 연산 성능과 메모리 구조를 추론 작업에 집중해 전력 소비 및 장비 도입 비용을 낮출 수 있는 형태다. 특히 모델 구조와 칩을 동시에 최적화할 경우, 같은 수준의 답변을 생성하는 데 투입되는 하드웨어 자원을 대폭 줄여 결과적으로 질문 한 건을 처리할 때 드는 단위 비용을 유의미하게 절감할 수 있다. 다만 딥시크의 자체 칩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로, 현재까지 제품의 구체적인 사양, 생산 공정, 제조 업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표1. 딥시크의 비용 절감 전략

분야주요 전략기대 효과
모델 연산전체 매개변수 중 일부만 선택적으로 가동연산량·처리 비용 절감
메모리 구조키·값 캐시 축소, HBM·SSD 사용량 감축서버 메모리·저장 비용 절감
API 요금비혼잡 시간대 입출력 요금 50% 인하이용량 분산, 가격 경쟁력 강화
모델 운영V4 프로 요청을 고효율 V4.1 플래시로 전환기존 모델 운영 비용 축소
자체 반도체모델 구조에 최적화된 추론 전용 칩 개발범용 GPU·전력 의존도 완화, 추론 단가 절감
자료: 딥시크, 로이터통신

상하이 IPO 추진 계획

시장에서는 딥시크의 이러한 노력이 IPO 절차를 고려한 밑 작업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딥시크의 IPO 추진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외부에 알려진 것은 지난 7월이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딥시크가 중국 본토 증시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딥시크는 회계법인, 투자은행(IB) 등 외부 자문사들과 상장 방안을 논의 중이었으며, 이르면 연내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뒤 2027년 증시에 입성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역시 같은 달 딥시크가 5,000억 위안(약 100조2,3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신규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동시에,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기술 기업 특화 시장인 커촹반(STAR Market)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들어서는 상장 준비가 한 단계 더 진전됐다. 로이터는 최근 딥시크가 중국 대형 증권사 중 하나인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을 상장 준비 기관으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본토 기업은 통상 거래소에 정식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 증권사를 통해 상장 지도와 내부 통제 점검, 재무 구조 정비 등 사전 절차를 거친다. 다만 아직 딥시크가 거래소에 정식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공모 규모, 상장 시 기업가치, 구체적인 일정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딥시크가 연내 상장 신청 절차에 들어간 뒤 2027년 증시 입성을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출 규모 나날이 불어나

딥시크가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서비스 이용자 기반 확대가 있다. 딥시크의 비용 부담은 올해 이용자 기반과 서비스 트래픽이 동시에 늘면서 빠르게 가중됐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퀘스트모바일에 따르면, 지난 6월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억2,900만 명에 달했다. 개발자들의 모델 이용량도 급증했다. AI 모델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 집계를 살펴보면 딥시크의 토큰 점유율은 올해 초 약 9%에서 6월 초 18% 안팎으로 두 배 뛰었다. 지난 7월 중순에는 전체 오픈라우터 처리 토큰 가운데 16.7%가 딥시크 모델에서 발생하며 모델 개발사 기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연산 수요 증가는 인프라 지출 확대로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딥시크가 올해 들어 최근까지 AI 인프라에 투입한 금액은 16억 달러(약 2조1,5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지출액의 1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자, 지난달 기준 연환산 반복매출(ARR) 5억 달러(약 6,720억원)를 세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여기에 인력 비용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 6월 연구·엔지니어링·제품 등 모든 부문의 직원 수를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달에는 백엔드 개발과 AI 에이전트 연산 시스템을 담당할 엔지니어 약 150명을 추가 채용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채용 배경으로 데이터 처리량, 서버 수, 모델 훈련 작업량, 활성 이용자 및 요청 트래픽 등의 급증을 지목했다. 기존 백엔드 인프라가 한계에 가까워져 대규모 개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美-中 AI 경쟁 구도

딥시크가 무사히 상장 절차를 마치며 시장 자금을 흡수할 경우, 미국 AI 기업들과의 경쟁 구도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은 AI 분야에서 중국의 무단 증류를 중심으로 대치 구도를 유지해 왔다. 앤트로픽은 지난 2월 자체 조사에서 딥시크와 문샷AI, 미니맥스가 약 2만4,000개의 부정 계정으로 클로드와 1,600만 건이 넘는 대화를 생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도 같은 달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에 문건을 보내 딥시크 직원으로 추정되는 계정들이 중간 업체를 통해 우회 접속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가안보국과 사이버보안·인프라 보안국, 연방수사국도 딥시크, 문샷AI, 알리바바, 미니맥스, 스텝펀, Z.AI 등 중국 AI 기업 6곳이 미국 최첨단 AI 모델의 능력을 산업적 규모로 가져갔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논란의 핵심 축이 바로 증류다. 증류는 성능이 높은 AI 모델에 대량의 질문을 넣고 답변을 모은 뒤, 그 결과를 학습 자료로 삼아 다른 모델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일컫는다. 미국 당국은 증류 자체가 정당하고 유용한 연구 기법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접근 방식과 규모가 문제가 된다고 본다. 2024년 말부터 수백만 건의 질의를 통해 수십억 토큰 규모의 정보가 중국으로 빠져나갔으며, 중국 정부도 이를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그동안 딥시크를 비롯한 중국 AI 업체의 경쟁력은 제한된 자본과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비용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데서 나왔다"며 "외부의 고성능 모델을 증류해 개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저가 API와 효율적인 모델 구조로 자금력 열세를 보완하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어 "그러나 딥시크가 IPO를 통해 대규모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하면 자체 반도체, 데이터센터, 연구개발(R&D) 등에 직접 투자하면서 미국 기업과의 자원 격차를 좁힐 수 있고,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기술과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게 된다"며 "오픈AI·앤트로픽 등 미국 선두 기업들과 자본·인프라·기술력을 놓고 정면 경쟁을 벌일 계기가 생기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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