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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뛴다" 인플레이션 압력 속 美 모기지 금리 7% 돌파, 국채금리도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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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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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美 모기지 금리, 각지서 주거비 지출 확대
전쟁 장기화·관세 영향으로 물가 상방 압력 커져
美 국채금리 상승, 가계·기업 차입 비용 부담 가중

미국의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 금리가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동발(發) 에너지 공급 충격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자, 미 국채금리와 이에 연동된 모기지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주택 가격과 임대료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가계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美 모기지 금리 상승세

24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7.03%로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8bp, 전년 동기 대비 73bp 높은 수치다. 15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도 지난 3일 6.04%에서 24일 6.42%로 3주간 38bp 상승했다. 이러한 흐름 속 상환 부담과 거래 지표는 악화하는 추세다. 부동산 중개 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4주간 계약 체결 대기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29만9,126건으로 약 3년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같은 기간 중위 월 모기지 상환액은 2,633달러(약 36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거비 지출 규모도 커졌다. 레드핀은 지난 6월 기준 미국의 중위가격 주택을 구매하려면 연소득 10만9,796달러(약 1억4,915만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중위 가구소득 8만7,599달러(약 1억1,900만원)보다 약 2만2,000달러(약 2,990만원) 많은 수준이다.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구매할 경우, 월 주거비로 소득의 37.6%를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일반적인 주거비 부담의 기준선은 30% 안팎이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역시 올해 2분기 첫 주택 구매자의 소득 대비 모기지 상환액 비중이 35.9%로 일반 구매자 평균(23.8%)보다 크게 높다고 집계했다.

지역별 주거비 변동

이 같은 주거비 부담은 지역별 상황을 들여다봐도 명확하다. 대표적인 예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비교적 저렴한 주택 시장으로 꼽히던 인랜드 엠파이어다. 최근 미 비영리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소(PPI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샌버나디노·리버사이드·컨 카운티에서는 주민 60% 이상이 주거비 부담을 “큰 문제”라고 답했다. 2020년 조사와 비교하면 샌버나디노 동부 지역은 17%P, 리버사이드 서부 지역은 12%P, 컨 카운티는 22%P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에릭 맥기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주 흐름이 인랜드 엠파이어의 주거비 압박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로스앤젤레스(LA), 오렌지카운티, 샌디에이고 등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주민들이 더 저렴한 집을 찾아 남부 캘리포니아로 이동하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초 이후 LA 카운티의 중간 주택 가치가 35% 오르는 동안 샌버나디노 카운티는 48%,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50% 상승했다. 렌트 부담도 빠르게 커졌다.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광역권의 원베드룸 중간 렌트는 2022년 1,306달러(약 177만원)에서 올해 1,959달러(약 266만원)까지 치솟았다.

인공지능(AI) 열풍이 휩쓴 실리콘밸리에서도 주거비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오픈AI,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인재를 확보하면서 주거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레드핀은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의 중위 주택 매매가격이 170만 달러(약 23억930만원)를 기록했고, 6월에는 172만5,000달러(약 23억4,330만원)까지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임대료 역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말 뉴욕타임스(NYT)가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살펴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아파트 평균 월세는 3,827달러(약 520만원)로 뉴욕을 넘어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비쌌다.

표1. 미국 각지의 주거비 부담

지역주요 현황
샌버나디노·리버사이드·컨 카운티주민 60% 이상이 주거비 부담을 큰 문제로 인식
샌버나디노·리버사이드 카운티2020년 초 이후 중간 주택 가치 각각 48%, 50% 상승
리버사이드-샌버나디노 광역권원베드룸 중간 월세 2022년 1,306달러에서 올해 1,959달러로 상승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중위 주택 매매가격 지난 3월 170만 달러에서 6월 172만5,000달러로 상승
샌프란시스코지난 6월 아파트 평균 월세 미국 주요 도시 중 최고 수준 기록
자료: 미 공공정책연구소, 레드핀, 코스타

인플레이션 압박 나날이 심화

미국 각지에서 주거비 부담이 커진 것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눈에 띄게 가중됐기 때문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서 기인한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본격화한 이후, 전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은 대폭 줄어들었다. 중동 산유국들의 핵심 수출 통로가 사실상 가로막힌 셈이다.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동부 유전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동서 송유관을 우회 수출로로 활용하기도 했지만, 이 송유관마저 최근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리비아 일부 유전의 생산 중단, 러시아 정유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공격 등이 겹치면서 중동 이외 지역에서도 원유 공급 여력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러한 리스크 속 국제유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 역시 고유가와 함께 물가 부담을 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7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추가 관세 전가는 아직 진행 중(More Tariff Pass-Through Is in the Pipelin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하고, 관세가 미국 내 기업의 생산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부담의 약 90%는 해외 생산 업체가 아닌 미국 기업 및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연은 설문에 응한 기업 중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은 서비스업의 3분의 2·제조업의 거의 대부분이었으며, 이 가운데 서비스업의 40%·제조업의 70%가 지난 1년 동안 관세를 직접 납부했다고 답했다. 관세를 직접 내지 않은 기업들도 공급업체가 가격을 올리면서 수입 원자재 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더해 관세를 부담한 기업 중 서비스업의 47%, 제조업의 44%는 앞으로도 가격을 추가로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비스업의 30%, 제조업의 40%는 향후 6개월 안에 가격을 추가 인상할 방침이며, 서비스업의 16%, 제조업의 7%는 6개월이 지난 이후에도 관세를 이유로 가격을 조정할 뜻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물가 지표 악화 흐름

이러한 물가 상승세는 각종 지표를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높아졌다. 세부 항목별로는 에너지 가격이 전월 대비 2.1% 올랐고, 이 가운데 휘발유 가격은 3.9% 뛰었다. 에너지 가격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6.3%, 휘발유는 27.4%에 달했다. 주거비 지수는 7월 0.1%에서 지난달 0.3%로 상승 폭이 확대됐으며, 실제 임대료와 주택 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는 각각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7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고,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3.3% 올랐다. 기업들이 받는 압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8월 미국 최종수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4% 뛰었다. 상품 가격은 1년 전보다 7.7%, 서비스 가격은 4.5% 올랐으며, 특히 에너지 상품 가격은 24.4%, 운송·창고 서비스 가격은 13.0% 치솟았다. 이 같은 생산자물가 상승세는 기업의 비용 부담을 높여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채권 시장 심리도 '흔들'

인플레이션은 미국 국채금리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17%로, 지난 22일 4.96%에서 사흘 만에 21bp 상승했다. 이달 1일 4.79%와 비교하면 38bp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오름세는 특정 만기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1년물 국채금리는 4.18%에서 4.50%로 32bp, 2년물은 4.39%에서 4.81%로 42bp 올랐다. 3년물은 4.46%에서 4.94%로 48bp, 5년물은 4.55%에서 4.98%로 43bp, 7년물은 4.66%에서 5.06%로 40bp 뛰었다. 같은 기간 20년물과 30년물도 각각 27bp, 22bp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가계의 차입 비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장기 국채금리, 특히 10년물 국채금리와 높은 연동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채금리가 기업 채권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만큼,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도 함께 악화 중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집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미국 A등급 회사채의 유효수익률은 5.76%로, 이달 1일(5.39%) 대비 37bp 상승했다. 만기 7~10년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도 6.06%로 22일 5.81% 대비 25bp 뛰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 회사채의 유효수익률은 같은 날 7.80%로 이달 1일(7.18%)보다 62bp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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