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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으로 인력난 푼다" 조선·방산 부문까지 번진 美 제조업 자동화 흐름, 피지컬 AI 상용화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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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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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두릴, 美 잠수함 생산 병목 겨냥해 자동화 조선 시설 짓는다
美 제조업계서 피지컬 AI 확산, 단순 공정부터 상용화 시작
정밀 조작·AI 학습·배터리·안전성 등 기술적 과제 여전 

미국 방산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이 대규모 조선 시설 투자에 나섰다. 미 해군의 잠수함 생산 병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대형 부품과 선체 모듈 생산 능력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안두릴의 접근 방식이 미 제조업계 전반에서 확산하는 생산 자동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제조업 현장에서 산업용 로봇, 피지컬 인공지능(AI) 등을 상용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한 탓이다.

안두릴의 아스널-2 건설 계획

6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방산 기술 스타트업 안두릴이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카운티 스패로스 포인트에 대형 조선 시설 '아스널-2(Arsenal-2)'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안두릴은 자체 자본 37억 달러(약 4조9,580억원)를 투입해 과거 베들레헴스틸 제철소가 자리했던 부지에 약 200만 제곱피트(약 18만6,000㎡) 규모 시설을 구축할 방침이다. 인허가와 부지 정비 작업은 즉시 시작되며, 초기 생산 개시는 오는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미 해군도 안두릴과 최대 29억 달러(약 3조8,860억원) 규모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부품 생산 성과에 따라 계약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스널-2는 버지니아급 공격 잠수함에 들어가는 대형 부품 및 모듈 생산 거점이다. 초기에는 잠수함 어뢰발사관을 비롯한 핵심 부품 생산에 집중하고, 이후 선수·선미를 포함한 대형 선체 구획까지 생산 범위를 넓힌다. 설계·용접·검사·부품 이동 등 생산 공정은 안두릴의 산업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아스널OS'를 활용해 디지털 방식으로 통합 관리한다. 여기에 센서와 자동화 설비를 결합해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생산 병목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생산된 부품은 버지니아급을 최종 건조하는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스(HII) 산하 뉴포트뉴스조선소로 보내진다.

美 제조업계 내 자동화 물결

시장에서는 안두릴이 아스널-2에 디지털·자동화 기술을 적극 접목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제조업계 전반에서 높은 인건비·숙련공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확산 중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조지아주 라파예트에 위치한 GE어플라이언스의 로퍼(Roper) 조리기기 공장이다. GE어플라이언스는 2023년부터 이곳에 신규 조립 라인과 로봇을 대거 투입했으며, 지난해까지 누적 1억8,000만 달러 규모의 공장 현대화 작업을 마쳤다. 고정형 로봇팔과 이동형 로봇이 무거운 부품을 옮기거나 제품을 회전시키는 작업을 담당하고, 인간 작업자는 배선·조립 등 상대적으로 복잡한 공정에 집중하는 구조다.

이 같은 자동화 수요는 고정형 산업용 로봇을 넘어 피지컬 AI의 상용화로도 이어졌다. 피지컬 AI는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현실 세계의 환경 및 작업물을 인식하고, AI가 이를 바탕으로 판단한 뒤 로봇이 실제 물리적 행동을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사전에 설정된 동작과 경로를 반복하는 기존 산업용 로봇과는 명백히 차별화된 접근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BMW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 투입된 피규어AI의 휴머노이드 '피규어03'의 경우, 카메라로 주변 환경과 부품 위치를 인식하고 AI가 작업 상황을 판단해 보행과 양손 조작을 조절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미국 로봇 스타트업 앱트로닉과 손잡고 휴머노이드 '아폴로'를 제조 현장에 시범 배치했다. 현재 일부 아폴로 로봇은 사람이 원격으로 동작을 가르치는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으로 작업 데이터를 축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휴머노이드 존재감 확대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시 지난달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애플리케이션 센터(RMAC)를 열고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의 제조 공정 훈련에 착수했다. RMAC는 아틀라스를 실제 자동차 공장 환경에 직접 투입하기 전 생산 작업을 학습시키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현재는 부품을 조립 순서에 맞춰 선별·배치하는 '부품 시퀀싱' 작업의 집중 훈련을 진행 중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기계에 부품을 투입·회수하는 머신 텐딩, 주문별 부품 구성 등으로 아틀라스의 작업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오는 2028년부터 실제 생산 현장에 아틀라스를 도입한 뒤, 2030년에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셰플러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체로 공장에서 애질리티로보틱스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디짓'을 실제 생산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키 약 1.75m, 무게 약 65kg의 디짓은 지난해 초부터 공장 내 산업용 세척기에 부품을 넣고 세척이 끝난 부품을 다시 꺼내는 반복 작업을 담당 중이며,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등 각종 센서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공장 내부를 두 발로 이동할 수 있다.

표1. 주요 제조 기업의 생산 자동화 현황

기업자동화 도입 현황
GE어플라이언스조리기기 공장에 고정형·이동형 로봇을 투입, 중량물 운반과 제품 회전 등 반복·고강도 작업 자동화
BMW미국 공장에서 피규어AI 휴머노이드 투입, 부품 인식과 이동·양손 조작 등 제조 작업 시험
메르세데스-벤츠앱트로닉의 휴머노이드 ‘아폴로’를 시범 배치, 텔레오퍼레이션 방식으로 작업 데이터 축적
보스턴다이내믹스 RMAC에서 ‘아틀라스’의 부품 시퀀싱 등 실제 생산공정 투입을 위한 훈련 진행
셰플러미국 공장에 애질리티로보틱스 ‘디짓’을 배치, 산업용 세척기 부품 투입·회수 작업 자동화
자료: 각 사, 외신 종합

단기간 내 인간 대체 어려워

피지컬 AI가 실제 제조 현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피지컬 AI의 기술적 한계가 해소되지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현재의 피지컬 AI는 인간 노동을 폭넓게 대체하기보다는, 제한된 작업부터 적용 범위를 넓혀 가는 단계에 가깝다는 것이다. 피지컬 AI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물체를 정확하게 다루는 조작 능력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자동차 용접·도장처럼 작업물의 위치와 동작이 일정한 환경에서는 높은 정밀도를 발휘하지만, 부품 위치나 방향이 조금만 달라져도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휴머노이드는 두 발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통과 팔을 움직이고, 동시에 손으로 물체를 집어야 해 이보다 제어 난도가 더 높다.

이에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줄이기 위해 비전-언어-행동(VLA) 모델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VLA는 로봇이 카메라로 주변 환경과 물체의 위치·형태를 파악하고, 주어진 작업 지시를 이해한 뒤 이를 손·팔·다리의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VLA 기반 로봇은 부품이 예상 위치에서 벗어나 있거나 방향이 달라진 경우에도 이를 인식해 집는 위치, 자세, 이동 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수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기술 적용이 곧바로 범용 제조 자동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공장에서는 조명 변화, 진동, 센서 오차, 부품 간 미세한 크기 차이 등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재 VLA 기반 시스템은 정밀 조립, 배선·체결처럼 미세한 힘 조절과 높은 반복 정밀도가 필요한 공정에서는 여전히 추가적인 학습과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학습 데이터·상용화 한계

학습 데이터 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일반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인터넷에 축적된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학습에 활용할 수 있지만, 로봇이 필요로 하는 행동 데이터는 직접 로봇을 움직이거나 원격 조종을 통해 반복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공간에서 로봇을 학습시키는 시뮬레이션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제 공장과 유사한 디지털 환경에서 물체 위치, 조명, 마찰력 등을 바꿔가며 수천~수만 번의 작업을 반복하고, 여기서 확보한 데이터를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가상 공간에서는 실제 현장의 진동, 충격, 센서 오차 등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려운 만큼, 이른바 '심투리얼 격차(sim-to-real Gap, 시뮬레이션에서 완벽했던 AI가 막상 현실에 놓이면 실패하는 현상)'는 여전히 남아 있다.

배터리와 내구성도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휴머노이드는 수십 개의 관절과 센서, 컴퓨팅 장치를 동시에 가동해야 해 전력 소비량이 크다. 모터 출력을 높이면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고, 배터리 용량을 키우면 무게가 증가해 다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움직여야 한다는 점 역시 중요한 과제다. 기존 대형 산업용 로봇은 작업자와 분리된 안전 펜스 안에서 움직이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휴머노이드의 경우 사람이 사용하던 기존 작업 공간에 그대로 투입 가능한 형태를 띤다. 이러한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작업자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충돌 위험이 발생할 경우 스스로 정지하거나 경로를 바꾸는 안전 기능이 필수적이다. 현재 주요 업체들이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장기간 반복 운용에 따른 안전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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