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닮은꼴" 광고형 저가 요금제로 승부수 띄운 챗GPT, 오픈AI 수익성 '구원투수' 될까
"넷플릭스 닮은꼴" 광고형 저가 요금제로 승부수 띄운 챗GPT, 오픈AI 수익성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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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월 8달러 광고형 요금제 전 세계에 도입 넷플릭스와 유사한 요금 세분화 전략, 유료 이용자 풀 확대 전망 현금 소진 압박에 짓눌리는 오픈AI, '챗GPT 고'로 출구 찾나

오픈AI의 챗GPT가 광고가 포함된 저가형 구독 모델을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에서 출시한다. 월 구독 요금을 낮춰 유료 이용자 풀을 확대하고, 해당 요금제 가입자들에게 맥락 기반 광고를 노출해 추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저가 광고형 요금제를 필두로 신규 이용자를 대거 끌어모은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유사한 전략을 채택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챗GPT의 새로운 요금제가 급격한 현금 소진으로 인해 신음하는 오픈AI에 '활로'가 되어줄지 주목하고 있다.
챗GPT 고, 출시 범위 대폭 확대
17일(이하 현지시각) 오픈AI는 세계 각국에 저가 광고 구독 요금제 '챗GPT 고'(ChatGPT Go)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챗GPT 고의 이용 요금은 월 8달러(약 1만5,000원)로, 기존 유료 멤버십인 챗GPT 플러스(월 20달러)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오픈AI 측은 챗GPT 고에 대해 "가장 인기 있는 기능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고급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저가형 구독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작년 8월 인도에 챗GPT 고를 최초 출시한 후 170개국에 걸쳐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챗GPT 고는 무료 버전보다 메시지·파일 업로드·이미지 생성 한도가 10배 높으며, 작업에 ‘GPT-5.2 씽킹’ 등 고급 모델이 적용된다. 다만 해당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는 새롭게 도입되는 광고를 의무적으로 시청해야 한다. 현재는 광고는 미국에서만 시범적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향후 점차 다른 나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고의 광고는 검색 엔진과 유사하게 맥락 기반으로 노출된다. 사용자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질문할 경우 답변 하단에 관련 스폰서의 상품이나 서비스 링크가 표시되는 식이다. 오픈AI는 광고가 답변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일반 답변과 분리된 형태로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자의 대화 원문을 광고주에게 직접 판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18세 미만 계정이나 건강, 정신 건강, 정치 등 민감한 주제의 대화에는 광고 노출을 원천 차단한다는 가이드라인도 내놨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전략
챗GPT의 요금 세분화 전략은 넷플릭스의 행보와 닮아 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광고형 요금제를 처음 도입했다. 소비자에게 15초 또는 30초 길이의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독료를 지불하는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가격은 미국 기준 월 7.99달러(약 1만1,300원)로, 광고가 없는 요금제 중 가장 낮은 가격인 월 17.99달러(약 2만5,000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한국 기준 이용 가격은 월 7,000원이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은 넷플릭스 서비스에 대한 접근 장벽을 대폭 낮췄고, 이는 곧 이용자 수 확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5월 넷플릭스는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한 행사에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가입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9,400만 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7,000만 명에서 약 6개월 만에 2,0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미국의 다른 방송사나 케이블 네트워크보다 더 많은 18∼34세의 젊은 층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이들의 월평균 이용 시간은 41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광고 플랫폼 '넷플릭스 광고 스위트(Netflix Ads Suite)' 등을 앞세워 수익성 개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플랫폼은 광고주들이 17개 이상의 카테고리에서 100개 이상의 관심사를 공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넷플릭스 측은 해당 광고 플랫폼 기술이 드라마나 영화 등 콘텐츠 내용과 광고 간의 관련성을 높여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끌어올린다고 설명한다. 넷플릭스의 광고 부문 사장 에이미 라인하르트는 "경쟁사와 비교할 때 (넷플릭스 시청 시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더 높게 시작되고 훨씬 더 높게 끝난다"며 "더욱 인상적인 점은 가입자들이 드라마나 영화 자체에 기울이는 것과 같은 정도로 중간 광고에도 집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가 직면한 자금 압박
업계는 향후 챗GPT 고가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처럼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할 경우, 오픈AI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오픈AI는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IT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은 지난해 9월 오픈AI의 현금 소진 규모가 2029년까지 누적 1,150억 달러(약 1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금융 매체 포춘은 지난해 11월 오픈AI가 올해 130억 달러(약 19조원) 매출에서 9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출해 매출 대비 현금 소진율이 70%에 달하리라고 예상했다.
지난 17일 뉴욕타임스(NYT)는 외교협의회(CFR) 경제학자 세바스찬 말라비의 분석을 인용해, 오픈AI가 AI 개발 경쟁 과정에서 수익 창출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현금을 소진하며 2027년 중반 파산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말라비는 오픈AI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8년간 1조4,000억 달러(약 2,065조원) 규모 컴퓨팅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단행했지만, 2030년까지 수익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고려하면 재정적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최종 사용자 AI가 기술적으로 정착할지 여부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개발 경제성이 타당한지가 문제"라는 지적도 내놨다. 오픈AI를 비롯한 많은 AI 기업이 부진한 수익성 대비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현금을 소진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AI 이외에도 다수의 캐시카우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픈AI와 같은 신생 AI 기업들은 뚜렷한 수익창출원이 사실상 AI 사업뿐인 경우가 대다수다. AI 사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기다릴 만한 여유가 빅테크 대비 눈에 띄게 부족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