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 이어진다" D램 증산 나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은 3강 '맹추격'
"메모리 호황 이어진다" D램 증산 나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은 3강 '맹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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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공급 절벽 속 D램 생산 확대 메모리 가격 급등세 지속 전망, PC·스마트폰 가격도 함께 뛴다 中 CXMT, 양적·질적 성장 속도 내며 '시장 변수'로 급부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핵심 메모리 제조 업체가 나란히 올해 D램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자, 시장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 집중됐던 생산 역량을 조정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호황 및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도 이들 기업과 함께 증설과 기술력 고도화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시장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수요 따라잡아야" D램 공급 소폭 확대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D램 웨이퍼 생산량은 793만 장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759만 장)에 비해 약 5% 증가한 수치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597만 장 수준이었던 D램 생산량을 올해 약 648만 장으로 8%가량 늘릴 전망이다. 앞서 증설 투자를 실시했던 청주 M15X 공장의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합산되면서 증가 폭이 삼성전자 대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메모리 3강'으로 꼽히는 마이크론의 경우 전년과 유사한 규모(약 360만 장)의 연간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기업의 D램 증산은 최근 이어지는 메모리 공급 절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메모리 기업들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를 고려해 첨단 공정 노드와 신규 생산 설비를 서버용 및 HBM 제품 생산에 우선 배치해 왔다. 이는 메모리 3강의 생산 능력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D램 공급이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된 핵심 원인이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업계의 고객사 대상 D램 수요 충족률은 약 60%에 그치며, 특히 서버 D램 충족률은 50% 미만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제품 가격이 치솟으며 메모리 기업들의 실적은 줄줄이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 경쟁 구도를 뒤집는 기염을 토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메모리 매출은 259억 달러(약 38조2,800억원)로 총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 중 D램 매출은 192억 달러(약 28조3,800억원), 낸드플래시 매출은 67억 달러(약 9조9,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메모리 매출은 224억 달러(D램 171억 달러, 낸드 53억 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양대 메모리 시장에서 동시 1위를 석권한 셈이다.
'천정부지' D램 가격에 전방 시장 충격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메모리 반도체 평균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50~5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전례 없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라고 평가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DDR4 8Gb) 1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8.1달러(약 1만1,700원) 수준이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메모리 제품 가격에 PC를 비롯한 전방 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은 현시점 노트북 제조 원가의 10~18%를 차지하는 주요 부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PC 제품의 소비자 판매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PC 산업 전반에 복합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며 "2026년까지 PC 출하량이 5%~9%가량 감소하고, 평균 판매 가격은 4%~8%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부터 PC 제조사들이 개발에 힘을 쏟아 온 AI PC의 경우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해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D램이 스마트폰 부품 원가의 20% 안팎을 차지하며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 중 하나인 탓이다. 특히 이달 애플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D램 공급업체 간 장기공급계약(LTA) 만료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변수다. 통상 D램 LTA를 체결할 때는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1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처럼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는 공급자에 유리한 협상 구도가 형성되기 쉽다. 이에 업계는 이번 재계약 과정에서 메모리 업체들이 애플을 비롯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D램 공급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 판매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CXMT의 메모리 굴기
메모리 호황이 시장 전반에 격변을 야기한 가운데, 중국은 메모리 3사 중심으로 움직이는 D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나섰다. 중국의 대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CXMT가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며 추격에 시동을 건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XMT는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200억 달러(약 29조3,000억원) 이상까지 불렸고, 올해 중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 과학창업판(커촹반·科創板)에 상장해 40억 달러(약 5조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확보한 자금은 현재 월 20만 장 수준인 D램 생산량(웨이퍼 기준)을 올해 말 30만 장, 향후 40만 장 이상까지 확대하는 데 쓰인다.
최신 D램 제품군도 이미 베일을 벗은 상태다. CXMT는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개막한 ‘IC 차이나 2025′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LP(저전력)DDR5X 제품 7종의 실물을 공개했다. DDR5는 PC나 서버, LPDDR5X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들어가는 최신 규격의 D램이다. 그간 DDR5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며 DDR4 등 구세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던 중국 메모리업계가 최신 세대 메모리 반도체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CXMT는 자사 DDR5의 최고 속도가 초당 8,000Mb(메가비트)로 전 세대 제품(6,400Mbps) 대비 크게 개선됐으며, LPDDR5X 제품은 1만667Mbps로 시중의 제품과도 밀리지 않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선단 공정 경쟁력까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시장에서 주력으로 판매되는 제품들과 꽤 근접한 수준까지 추격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율(정상품 비율) 등은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어 실질적인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